365일 한시-서정徐晶 위에 임명되어 촉으로 가는 친구를 전송하며送友人尉蜀中

위에 임명되어 촉으로 가는 친구를 전송하며送友人尉蜀中/당唐 서정徐晶

故友漢中尉 친구가 한중에 위로 부임하니
請爲西蜀吟 서촉에 대해 시를 지어보려네
人家多種橘 민가에선 귤나무를 많이 심고
風土愛彈琴 지방 풍속 금 연주를 좋아하지
水向昆明闊 물은 곤명으로 가면 넓어지고
山連大夏深 산은 대하와 이어져 깊어지네
理閑無別事 정사 한가해 별다른 일 없거든
時寄一登臨 가끔 한 번 탐방해보면 어떨지

위(尉)는 관직명으로 지방 행정 수령에 속한 치안 책임자를 말한다. 한중위(漢中尉)는 오늘날로 치면 한중시 공안 국장, 즉 경찰 서장인 셈이다. 이 시는 한중 경찰 서장으로 길을 떠나게 된 친구에게 좋은 말로 먼 객지로 가는 마음을 위로하는 한편 자신의 권유를 담고 있다.

3, 4구는 한중 지역의 인문 경관을, 5, 6구는 자연 경관을 말하고 마지막 2구에서는 이번 경찰 서장 부임을 계기로 그러한 자연 경관을 둘러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 시에 보이는 한중(漢中), 곤명(昆明), 대하(大夏)는 크게 보아 모두 서촉(西蜀)의 지명이다. 한중은 성도(成都) 북쪽 분지에 위치하는데 유방이 이곳에서 나와 항우를 이기고 천하를 차지하였고 촉한 때 이곳에서 강유(姜維)가 위나라의 종회(鍾會)에게 패하여 나라가 망하였기에, 한나라는 한중에서 시작하여 한중에서 끝났다는 말이 있다.

한중의 인문 경관으로 귤과 금(琴) 연주를 든 것이 흥미롭다. 한중은 지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제주도보다 약간 위도가 아래다. 실제로 검색해 보면 광활한 귤 농장과 유채 밭이 보인다. 또 사마상여가 금을 잘 연주한 것이 이 지역의 음악 애호 풍속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중의 남쪽에 곤명(昆明)이 있는데 그 곳에 큰 호수가 있다. 또 북쪽에는 예전 대하국이 있는데 음산(陰山)과 이어진다. 곤명과 대하를 이야기한 것은 한중 공안 국장이 갈 수 있는 최대치를 말한 셈이다. 이 시인이 말한 것이 그냥 한 말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정사가 한가하고 별다른 일이 없다는 말은 정철의 <관동별곡>에도 나오듯이 고을을 잘 다스린다는 말이다. 이 말은 친구의 역량을 믿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여기서 ‘치(治)’자를 써야 할 자리에 ‘리(里)’를 쓴 것은 당 고종의 이름을 휘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구에 ‘기(寄)’자를 쓴 것은 고을이 한가하고 일이 없어 남는 열정과 감정을 명승지 탐방에 ‘붙여 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 편의 시에 인문과 자연 환경을 망라하고 친구에게 직무를 잘 수행하고 남는 여가에 명승지 탐방을 권유하는 등 이 시는 알차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돋보인다.

서정(徐晶)은 생졸년이 불분명한데 당 현종 때 활동했던 시인이다. 노군 녹사(魯郡錄事)를 지냈으며 《전당시》에 시가 5편 수록되어 있다.

陽平關, 사진출처 So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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