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웨휘甫躍輝-거대한 코끼리巨象 12

거대한 코끼리 12

6

두어 달 뒤, 리성과 여자 동기는 결혼 신고를 했다. 결혼식은 노동절에 올리기로 했다. 결혼 신고를 하고 그 이튿날 저녁, 리성은 비좁은 베란다에 서서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그 다음 달에 그는 이사를 갈 예정이었다. 이 도시에서 진짜 자기 집을 갖게 되어, 비로소 이 도시의 진짜 일원이 되는 셈이었으니 이치상으로는 당연히 기분이 좋아야 마땅했다. 그는 잠시 도시 위의 까맣고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방 안으로 돌아와 서성였다. 그러다가 옷장에서 여자친구가 선물한 파란색 목도리를 보고서야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별안간 생각이 났다. 지난번에 헤어진 뒤로 그들은 연락을 한 적이 없었다. 그는 이미 법적인 아내가 된 여자친구가 떠올랐다. 그래도 연락을 해야 하나? 연락을 해야 하나? 그는 갑자기 욕망이 부풀어 올랐다. 그녀의 그 화약 냄새 같은 땀 냄새를 또 맡고 싶었고, 그녀의 치켜 들린 코에 또 입을 맞추고 싶었다. 그는 끝내 몸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욕망에 지고 말았다. 처음으로, 그녀가 그렇게도 말해주기를 바랐던 그 말을 문자로 보냈다. 약 십오 분쯤 지나서야 그녀는 “그 시간, 그 장소에서.”라고 답장을 보내왔다.

그는 또 조금 후회가 됐다. 즉시 아내의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떠올랐다. 만약 간다면 그래도 자신은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창문 쪽으로 몸을 돌려 멀리 도시의 휘황찬란한 불빛을 바라보다가 답을 찾았다.

‘나는 이 도시를 강간하려 한 거야, 이 도시가 나를 강간한 것처럼.’

그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감당하기 힘든 피곤이 몰려와 온몸의 뜨거웠던 피가 조금씩 식어갔다. 그는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얼굴을 씻었다. 이미 차가워진 피를 더 차갑게 만들려 했다. 그는 거울 속의 자신을 뚫어지게 보다가 별안간 귀밑머리에 흰머리가 생긴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형광등의 반사광 때문이었다. 세수를 다 마치고 그는 후회했다. 아내에게 미안한 짓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바로 이튿날 약속을 취소한다는 문자를 보내지는 않았다.

리성은 침대에 누워 서글픈 심정으로 지난 30년간의 인생을 돌아보았다. 실로 녹록치 않은 세월이었다. 그는 정말 울고 싶었지만 울음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 별안간 창밖에서 쿵쿵, 큰 소리가 울리고 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지진이 난 줄 알고 몸을 굴려 일어나 휘청대며 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다가 얼핏 창밖의 광경을 보고 그만 몸이 얼어붙어 버렸다. 도시의 드넓은 밤하늘 아래, 거대한 코끼리 떼가 음침한 눈을 빛내며 성큼성큼 그의 집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맨 앞에 선 코끼리의 어깨 위에는 빨간 비옷 차림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필사적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마음은 몹시 급한데 다리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어렴풋이 이 도시 전체에 자기가 사는 이 건물만 덩그러니 남은 듯했고, 또 이 건물에서도 자기만 혼자 남은 듯했다. 꼼짝없이 죽게 된 것을 알고 목구멍이 콱 막혔다. 새로 이사 갈 자기 집이 때맞춰 떠오르기도 했다. 그는 허공에 붕 떠올랐고 곧바로 무거운 콘크리트 덩이에 맞아 코끼리 앞에 떨어졌다. 꿈틀거리며 몸을 일으켜보았지만 또 다시 밑으로 추락했다. 그는 빨간 비옷을 입은 여자가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사람은 여자가 아니라 긴 손잡이가 달린 거울이었다. 그 타원형 거울은 망토 같은 비옷에 딱 맞게 감싸여 있었다. 그는 거울 속에서 있는 힘껏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전에는 지어본 적도 없는 고난이도의 표정이었다.

리성은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다. 온몸이 식은땀투성이였다. 그는 방을 둘러보고 또 창밖을 내다보았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시계를 보고서야 자기가 한 시간 동안 잠을 잔 것을 알았다. 그는 길게 한숨을 토했다. 오랫동안 코끼리 꿈을 꾸지 않았고 그 빨간 비옷을 입은 사람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의 존재를 거의 잊고 있었는데 어째서 오늘 저녁 다시 그들을 꿈에서 본 것일까? 게다가 그 사람이 거울이었다니! 또 그 거울 속에 그 자신이 있었다니! 이튿날의 약속이 생각났고 두 일 사이에 어떤 필연적인 관계가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는 정말 후회가 되었고 두려움으로 인해 욕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휴대폰을 들고 문자 한 통을 보냈다. 방금 직장에서 이튿날 일이 생겼다는 통보가 와서 약속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약간 그녀가 가엾기는 했지만 마음이 놓였다. 편안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샤오옌의 전화번호였다. 그녀가 치근덕거리려는 걸까? 벨이 세 번 울리고 나서 그래도 그는 전화를 받았다. 갑자기 낯선 남자의 슬프고 목이 잠긴 음성이 들렸다.

“네가 리성이냐?”

“당신은……”

“나는 샤오옌의 오빠다, 이 개새끼야! 바로 네가 샤오옌을 죽였어!”

리성은 경악했다. 겨우 몇 시간 만에 샤오옌이 어떻게…… 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샤오옌이…… 어떻게 죽었죠?”

샤오옌의 오빠는 거칠었던 태도를 거두고 나지막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가 흐느끼는 방식은 샤오옌과 너무나 흡사했다.

“목을 매고 자살했어. 자기가 짠 검은 목도리로.”

순간 그 검은 목도리가 마치 시커먼 독사처럼 리성의 눈앞을 스쳤다.

“죽은 지 거의 2년이 됐지만 아쉬운 마음에 전화번호를 남겨두었지. 그 애는 죽기 전에 내게 말했어. 누군가의 중요한 한 마디를 기다려야 한다고. 하지만 기다릴 수가 없다고 했어. 너도 알지? 그 사람이 바로 너였어!”

남자는 목 놓아 울었다. 2년 동안 그는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었던 게 분명했다.

“그 사람이 바로 너였다고.”

남자가 흐느끼며 되풀이해 말했다.

리성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해 휴대폰을 쥔 손으로 벽을 짚었다.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휴대폰이 벽에 부딪치며 탁탁, 소리를 냈고 계속 울음소리가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 불현듯 리성은 그 울음소리의 주인공이 샤오옌의 오빠가 아니라 샤오옌인 것을 알아챘다. 샤오옌은 호숫가 벤치에 앉아 머리를 두 팔에 파묻고 나지막이 흐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그림자가 넓고 고요한 수면에 비쳤고 수면 위의 붉은 석양은 빠르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리성은 잠시 넋을 잃고 있다가 휴대폰을 끄고 주먹으로 벽을 친 다음, 또 힘껏 손바닥으로 자기 뺨을 쳤다. 확실히 꿈은 아니었다. 차갑고 딱딱하며 통증이 느껴지는 현실이었다. 바로 그때, 리성은 꺼진 휴대폰에서 또 샤오옌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낮은 울음소리가 엷은 안개처럼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그는 두려움으로 휘둥그레진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도시는 여전히 불빛이 휘황찬란했다. 그는 “그 시간, 그 장소에서.”라고 중얼거리며 비틀비틀 베란다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정말 자기가 늙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는 자기 삶의 유일한, 마지막 비상을 완성할 수 있을까?

뜻밖에도 베란다에서 몸을 날린 리성이 떨어진 곳은 침대 위였다. 몽롱한 눈을 뜨고 나서야 그는 방금 전의 일들이 또 꿈이었음을 깨달았다. 차가운 이마를 훔치자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해졌다.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그는 머리맡의 휴대폰을 보았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 휴대폰을 움켜쥐었다. 확실히 약속 장소에 나가면 안 되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하룻밤의 번민 끝에 나가고 싶지 않아졌다. 그는 귀신에 홀린 듯 꿈속의 게시에 맞춰 문자를 적고서 조금 주저하다가 그것을 보냈다.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이유 없이 공포가 느껴졌다. 그는 잠자코 기다리고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화벨이 울렸다. 샤오옌의 전화번호였다. 벨소리가 한 번, 두 번…… 세 번 울렸다.

출처 Baidu

巨象 12

6

两个多月后,李生和女同学领了证,婚礼定在五一。领证后第二天晚上,李生站在逼仄的阳台上往对面望,并没有特别高兴。下个月他就要搬走了,他在这个城市真的有了自己的家,被这城市真正接纳了,按说他该高兴才是。他望了一会儿城市上空黝黑明亮的夜空,回到屋内踱来踱去,在衣柜里看到女友送的蓝色围巾,他才猛然明白自己想要干什么。自从上次分别,他们再没联系过。他想到了法律已经认可的妻子。还要不要联系?要不要联系!他的欲望突然澎湃起来。他多想再闻一闻她身上那股火药味儿似的汗味,再亲一亲她翘翘的鼻子。他终究敌不过身体里左冲右突的欲望。他竟然破天荒地给她发了她一直希望他说的那三个字。大约一刻钟后,她才回短信:老时间,老地方。

他又有点儿后悔了,立马想起妻子好听的笑声。如果去了,他还算好人吗?他竟然面朝窗口,眺望着城市璀璨的灯火解决了问题。他卑污地想,他要强奸这个城市,就像这个城市强奸他。他颤抖着,感到一阵难以抵挡的疲惫,浑身的热血一点一点冷却了。他到卫生间去洗冷水脸,好让本已冷却的血再冷一些。他凝视着镜子中的自己,眨眼之间,他怀疑鬓角有了白发。细看才知是灯光的反光。他习惯性地对镜子一阵呲牙咧嘴,忽想起一句话:年轻的时候,我们常常冲着镜子做鬼脸;年老的时候,镜子算是扯平了。他无奈地笑了。洗完冷水脸,他后悔了。他不能对不起妻子。但他没立即发短信取消明天的约会。

李生躺在床上,怀着一种伤感的情绪回想起三十年来的往事。多么不容易的三十年啊。他真想哭一声,又哭不出来。猛然间,窗外传来咚咚的巨响,屋子开始摇晃,心想地震了,一骨碌翻起,脚步趔趄着,要往门外跑。偶然扫到一眼窗外的景象,跑不动了。城市空旷的夜空下,一群巨象脚步沉稳,目光阴沉,正朝他的屋子走来,领头的巨象肩上骑着披红雨衣的女人。他拼命喊叫,却一声也发不出。急得要命,又跑不动。恍恍惚惚的,只觉得整个城市只剩下了身处的这一幢孤零零的楼房,房里只剩下他一个人。知道没命了。喉咙里哽了一下,只来得及想,我的房子……身子就飘了起来,随即被沉甸甸的水泥块砸下,落在一头巨象额前,微微弹起,又继续坠落,他看到披红雨衣的女人回头了。然而,让他大吃一惊的是那并不是女人,只是一面带长柄的镜子,椭圆镜面刚好让斗篷兜住。他看到镜子里自己正呲牙咧嘴,他的脸从未做出过如此高难度的表情。

李生从惊叫声中醒来,浑身冷汗淋漓。他看看屋子,又看看窗外,一切安然无恙。看了手表,才睡过去一个小时。他长长吁出一口气。他许久没梦到过巨象,没梦到那披红雨衣的人了–他几乎完全忘记了它们。怎么今晚又梦见了,那人竟然是一面镜子!镜子里是他自己!想起第二天的约会,直觉告诉他,两件事之间必然有着某种联系。他真后悔了,欲望在恐惧后完全消退。他拿过手机,发了一条短信过去,说刚接到单位通知,明天有事,约会只能取消。他有那么一点儿可怜她,但心安了,可以睡个安稳觉了。谁料得到电话铃声会突然响起呢。是小彦的号码。她会不会不依不饶?电话铃响了三下后,他还是接了,听到的是一个陌生男人沙哑悲伤的声音。

“你是李生吗?”

“您是……”

“我是小彦的哥哥,你这个混蛋!就是你把小彦害死的!”

李生头大如斗,才几个小时,小彦怎么就……他没法相信。

“小彦……她……怎么死的?”

小彦的哥哥抛下强悍的外表,小声哭了起来,他哭泣的方式和小彦很像。

“上吊自杀的,用她织的黑围巾。”

那黑围巾活似一条黝黑的毒蛇,瞬间从李生眼前游过。

“死了差不多两年了,我舍不得呀,一直留着她的号码。她死前对我说过,她要等一个人的一句重要的话。她说她等不了了。你知道吗,那个人就是你!”男人放开了哭声,两年来他肯定从未这样哭过。“那个人就是你。”男人哭泣着重复道。

李生浑身开始战栗,攥着手机的手抵到墙上,战栗仍然难以止住。手机敲在墙上嗒嗒响,哭声不断从手机里渗出。突然,李生听出那并不是小彦的哥哥,就是小彦。小彦坐在湖边的长椅,把头埋进臂弯,小声地哭泣。她的身影投向寂静辽阔的湖面,湖面上燃烧的夕光正迅速暗淡。李生茫然一时,啪地关掉电话,朝墙连击两拳,又狠劲扇了自己一耳光。这确实不是梦。是冰冷坚硬、令人疼痛的现实。就在这时,李生听到关掉的电话里又传出小彦的哭声,低低的哭声薄雾似的迷漫在整间屋子。他瞪大恐惧的眼睛,回头望向窗外,城市仍旧灯火璀璨。他念叨着“老时间,老地方”,颤巍巍地朝阳台走去,他想,他真是老了。他还能完成生命中唯一的、最后的飞翔吗?

意外的是,李生从阳台纵身而下,呼啸着竟落到了床上。他晕乎乎睁开眼睛,才发现刚刚那一切不过是又一个梦。他抹一把冰凉的额头,手掌汗涔涔的,来不及吁一口气,就看到了床头的手机。稍作对峙,他一把抓过手机。他想,他确实不该去赴约了,经过这一夜折腾,他也不想再去赴约了。他鬼使神差地照着梦里的意思写好短信,略一迟疑,发了出去。他浑身一抖,陡然感到了恐惧。他静静等待着。他竟然在等待!果然,电话铃声响了。是小彦的号码。响了一声,两声……三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