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샤오뤼鄭小驢-필립스 면도기飛利浦牌剃須刀 11

필립스 면도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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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서 전해지는 미군의 공세는 샤오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했다. 하지만 사담 후세인은 아직 멀쩡했다.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담화까지 발표했다. 그는 이 전쟁이 이라크인의 주권을 침범했으므로 모든 이라크인이 다 떨쳐 일어나 조국과 가정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라크의 적은 결국 소멸될 것이며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것은 수치스러운 죄악이라고도 했다.

아침에 그는 욕실에 들어가 양치질을 하고서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난감해하며 쳐다보았다. 입술 위에 빽빽이 자란 부드러운 연노랑빛 솜털이 무척 방정맞아 보였다. 매일 아침마다 그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그것을 살폈다. 그것은 늘 소리 없이 자라났다. 가끔씩 그는 책상 앞에서 작은 거울을 들고 풀뿌리를 제거하듯 한 가닥씩 그것을 뽑곤 했다. 그러면 피부에 따끔따끔한 통증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며칠도 안 돼 다시 수북이 자라났다. 마치 그에게 일부러 복수라도 하듯 더 짙고 빽빽했다.

샤오자는 더는 함부로 수염을 못 건드리게 되었다. 뽑을수록 굵어지고 모낭이 커져서 통증도 훨씬 심해졌다. 그는 살며시 수염을 쓰다듬었다. 왕이 말 안 듣는 신하들을 달래는 듯한 좌절감을 느꼈다. 세면대 위의 필립스 면도기는 몇 시간만 충전해도 한 달 넘게 쓸 수 있었다. 윙윙, 모터 소리가 힘차게 울리면 삼중 면도날이 수염을 제거해, 얼마 안 돼 턱이 맨들맨들한 남자가 거울 앞에 나타나곤 했다. 그는 무척이나 자기 턱에도 그것을 써보고 싶었지만 윙윙, 소리가 나면 화들짝 놀라 스위치를 껐다. 그의 노랗고 가는 솜털은 형의 까맣고 빳빳한 수염과는 전혀 달랐다. 같은 반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수염을 깎기 시작하면 갈수록 굵어져서 결국에는 나이든 남자처럼 변하여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 물건이 두려웠다. 그것을 보면 마치 류 뚱보 앞에 서 있는 듯했다. 서로 완전히 사이가 틀어진 뒤로 류 뚱보와 알감자는 만날 때마다 분위기가 아슬아슬했다. 류 뚱보는 빨리 체면을 회복하려 했고 알감자는 자오야쓰에게서 무한한 에너지라도 얻었는지 이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둘은 만나도 서로 정면으로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류 뚱보는 당연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누군가 소문을 퍼뜨렸다. 류 뚱보와 알감자가 이미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한판 붙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그 소문은 거센 파도처럼 삽시간에 퍼졌다. 류 뚱보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런 꼬맹이가 덤벼봤자지.”

그런데 알감자는 잔뜩 원한 서린 표정만 짓고 있어서 아무도 그의 속내를 알지 못했다.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나서서 해명하지 않았지만 모두 그들이 곧 싸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방과 후 운동장의 작은 숲속에서 말이다! 누구는 알감자의 책가방에 작은 칼이 숨겨져 있는 것을 봤다고 몰래 말하고 다니기도 했다. 그래서 모두들 학교에서 알까봐 쉬쉬하면서 저물녘 싸움이 벌어지기만 조바심치며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어느 쪽도 상대를 두려워하거나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았다. 수업이 거의 끝나갈 때 샤오자는 알감자에게 농담조로 물었다.

“오늘 저녁 결투는 준비 다 됐냐?”

알감자는 코웃음을 쳤다.

“네가 무슨 상관인데?”

샤오자는 그렇게 면박을 당했다. 며칠 전만 해도 분명히 알감자가 류 뚱보를 단단히 손봐주기를 고대했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가 류 뚱보에게 크게 창피를 당하고 자기 분수를 깨닫기를 바랐다.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반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조금 있다가 녀석을 두들겨 팰 거라면서?”

친구들이 목소리를 낮춰 묻자, 류 뚱보는 기세등등하게 자기 가슴을 치며 말했다.

“당연하지, 제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새끼 같으니!”

이어서 이번에는 알감자에게 물었고 그도 격앙된 목소리로 답했다.

“그 뚱보 새끼한테 그동안 당한 걸 다 갚아줄 거야!”

수업종이 울리자 다들 우르르 교실을 벗어나 각자 지지하는 사람을 둘러싼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샤오자는 그 두 사람이 친구들에게 납치라도 당한 듯 휩쓸려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서로 마주보며 조금 망설이는 눈치였지만 이제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시간, 작은 숲은 고요하기 그지없었고 초봄의 빗물이 아직 나뭇잎에 고여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맑은 공기 속에서 학생들은 떠들어대며 양쪽으로 나뉘었고 알감자와 류 뚱보를 앞으로 밀어냈다.

두 사람은 서로 노려보았지만 먼저 공격할 엄두를 못 내고 꿈틀거리고만 있었다.

사진 출처 懂球帝

飞利浦牌剃须刀 11

8

电视里美军的攻势迅孟,大大超乎小加的預想。但萨达姆没被斩首,不仅没死,而且还发表了电視讲话。萨达姆在电視上号召说,这场战争侵犯了伊拉克人民的主权,所有的伊拉克人都要站出来保卫自己的祖国和家庭。伊拉克的敌人终将被消灭,对伊拉克发动战争是一种可耻的罪行。

早上他走进洗手间洗漱,尷尬地瞪着镜子里的那张脸看。嘴唇上的淡黄色的茸毛柔软而密集,像一个个冒失鬼,每天早上他都惊慌失措地打量着它们,它们悄无声息地生长着—-他有时坐在课桌上,无所事事时就照着小镜子,一根一根地拔掉它们,斩草除根一般,皮肤上透过一阵阵灼痛——-不过几日,它们又会蓬勃地冒出来,像故意要报复他似的,更显浓密。

眼下小加已经不敢轻易招惹它们了。越拔越租,毛囊越大,拔时也越痛。他轻轻地拨弄着自己的胡子,像君王安抚群臣,他感到统治带来的挫败感。洗漱台上的那只飞利浦牌剃须刀,只需给它充上几小时的电,就可以用上一个多月。充沛的电流声发出嗡嗡的鸣叫(他想起电视上的割草机)三个刀锋头旋转剃须,用不了多少时间,镜子前便会出现一个下巴光洁的男人。他忍不住想放在下巴上试试,剃须刀发出的声音咄咄逼人,他手忙脚乱地摁了开关。他的茸毛细柔,淡黄的一圈儿,和哥哥的粗黑坚硬相比,截然不同。班上的人都说,刮了胡子以后会越长越粗,最后会变得像个老男人一样,再也回不到青春岁月了。

他害怕咄咄逼人的东西,就像刘大胖子那颐指气使的样子。

自从刘大胖子和小土豆彻底嗣翻以后,两人见面均是剑拔弩张。刘大胖子急于挽回颜面,小土豆像是在赵雅思身上吸取到了无穷的能量,一下子变得天不怕地不怕,两人见面谁也不正眼瞧谁。刘大胖子气得七窍生烟。

流言不知谁传出的。刘大胖子和小土豆已经约好了时间和地点,要进行决斗了。这消息像汹涌波浪一样,滚滚而来。刘大胖子满不在乎地说,”就凭他那小样,还敢和老子决斗!” 而小土豆苦大仇深的样子,谁也不知他心里想什么。两人都一副含糊不清的表情,谁也不肯站出来澄清,大伙认为他们就要决斗了:放学后在操场的小树林子里!有人还悄悄说看见小土豆书包里藏着一把小刀。大家都保守着秘密,生怕校方知道,急切地等待着傍晚时分决斗的上演。

两人都在叫着劲。谁也不怕谁,谁也不肯向谁低头。下课的时候,小加开着玩笑问小土豆,”今晚的决斗你准备得怎样了?” 小土豆冷冷地哼了一声,”你着急什么!” 小加碰了一鼻子的灰。要是早几天,小加心里一定盼望着小土豆能干掉刘大胖子狠狠地修理他一番。但是现在,他反而不这么认为了。他希望刘大胖子好好羞辱羞辱他,让他知道什么叫做癞蛤蟆也想吃天鵝肉。

随着时间的临近,班上的气氛更显热烈。

“据说你待会就要揍他了?” 他们悄悄地问。刘大胖子趾高气扬地拍拍胸脯说,”揍,妈的太嚣张了”

然后又有问小土豆的,小土豆也激昂地回应道,”死胖子他欺人太甚了!“

下课铃一响,大家蜂拥而出,各自簇拥着支持的对象往楼下走去。小加看这两人倒是像给人绑架了,由不得他们不往前走,两人对视了一下,都有些犹豫,但身不由己。

小树林这会儿幽静至极,早春的雨水还未从树叶上干透,一滴一滴地流了下来。空气清冽,众人都骚动不安,分成两边,将小土豆和刘大胖子推到人前。

两人你瞅着我,我瞪着你,谁也不敢先动手,蠢蠢欲动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