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대소설예술기법 10 금침암도법金針暗度法

금침암도법金針暗度法

【정의】

‘금침’은 말 그대로 황금으로 만든 침이다. 전하는 말로 송대에 16세의 소녀 정차이냥鄭采娘이 칠석 날 밤 향을 피우고 직녀에게 기도를 드렸더니 직녀가 차이냥에게 황금으로 만든 바늘을 치마 띠에 꽂아주었다고 한다. 차이냥은 이것으로 바느질을 잘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금침암도법’이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천의무봉의 솜씨로 교묘하게 넘어가는 것을 말한다.

【실례】

《홍루몽》 제8회에서는 쟈바오위賈寶玉가 닝궈푸寧國府에서 돌아와 친중秦鍾과 함께 공부하겠다는 것을 태부인賈母에게 알리고, 시펑熙鳳은 그 기회를 틈 타 태부인을 모레 연극 구경에 초청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공부하고 연극을 보는 것은 본래 서로 상관없는 두 개의 정절이지만, 시펑이 이 두 사건 사이의 다리 노릇을 해서 교묘하게 연결시켰다. 그래서 즈옌자이脂硯齋는 “이에 그치니 곧 일이 다 이루어진 것이다. 번거롭게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교묘하도다. 몰래 황금으로 만든 바늘을 건네준 것이다止此便十成了, 不必繁文再表, 故妙, 偸度金針法”라고 평했다.

【예문】

왕시펑王熙鳳과 바오위는 집으로 돌아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인사를 나누었다. 바오위가 먼저 태부인賈母를 찾아가 친중이 가숙에 다니고 싶어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자신에게도 글동무가 생겨 분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친중의 인품과 행동이 너무나 훌륭하여 마음에 쏙 든다고 극도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펑이 또 옆에서 말을 덧붙였다.

“며칠 있다가 할머님께 인사드리러 온다고 합니다.”

태부인도 기꺼워하였다. 시펑은 그 기회를 틈 타 태부인을 모레 연극 구경에 초청한다고 말씀을 올렸다. 태부인은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흥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그날이 되자 또 유 씨尤氏가 정식으로 청하였으므로 왕 부인과 다이위, 바오위 등을 대동하고 연극구경을 갔다. 한낮이 되자 태부인은 돌아와 휴식을 취하였다. 왕 부인은 원래 조용한 성격이라 태부인이 돌아올 때 함께 왔다. 그 뒤에는 시펑이 상석에 앉아 흥이 다하도록 저녁때까지 놀았다.……( 《홍루몽》 제8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