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대소설 서발문中國古代小說序跋文 《용재수필容齋隨筆》

《용재수필容齋隨筆》

훙마이洪邁[1]

【原文】

唐人小說,小小情事,凄惋欲絶,洵有神遇而不自知者[2],與詩律可稱一代之奇。

…大率唐人多工詩,雖小說戱劇,鬼物假托,莫不宛轉有思致,不必顓門名家而後可稱也[3]

【우리말 옮김】

당대 사람들의 소설은 사소한 연애거리로 [그 내용이] 매우 처연하여 애간장이 끊어진다. [하지만] 진실로 신묘한 경지神遇가 있음에도 스스로 알지 못하는 바, 당시唐詩와 더불어 한 시대를 풍미했다 말할 수 있다.

……대저 당대 사람들은 대부분 시에 공을 들였다. 비록 소설 · 희극의 경우 귀신 등의 사물에 기탁했다 하더라도 곡절이 있고 구성이 치밀해 꼭 전문적인 명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후대에 칭송을 받을 만하다.

【해설】

  훙마이洪邁는 고대 문인들 중에서 소설의 가치와 의의에 대해 깊은 안목을 가졌던 사람이었다. 그는 당대의 소설이 신묘한 경지가 있음에도 그 당시 사람들은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당대 소설이 뛰어난 점을 다음과 같이 개괄하였다. 곧 당대의 소설은 그 제재가 “사소한 연애거리小小情事”에 머물러 있는 듯하나, 그 내용이 매우 처연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쉽게 움직인다는 점에서 예술적 감화력이 매우 크고, 비록 귀신과 같은 사물에 기탁한 작품이라 하더라도 이야기와 구성이 치밀해 후대의 칭송을 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당대의 전기가 수백 년 간 존재했어도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는 이가 드물었으니, 남송대에 이르러서야 훙마이 같은 이들에 의해 새로운 조명을 받았던 것이다.

[주석]

 [1] 훙마이洪邁에 대해서는 <《이견을지》서夷堅乙志序> 주1)을 볼 것. 훙마이의 학식은 깊고도 넓어 경사백가經史百家에서 의술、점복、천문、수리數理에 이르기까지 모두 연구 천착한 서적이 상당히 많다. 무릇 얻는 바가 있으면 바로 붓을 들어 이것을 기록하였으니, 전후 40년 가까이에 걸쳐 《용재수필容齋隨筆》 5집을 이루어내었다. 현존 본 《용재수필容齋隨筆》에는 아마도 빠진 부분과 없어진 부분이 있을 것이다. 위의 “당인소설唐人小說” 1칙則은 《당인설회唐人說薈》<예언例言>에서 인용한 것이다. 또 다른 1 칙 <수필隨筆> 15권에는 “당대의 시인 중에는 명성이 현저하지 않은 자가 있었다唐詩人有名不顯者”는 조목이 보인다.

 [2] 순洵 : ‘실제로’、‘진실로’라는 의미이다.

 [3] 전顓 : “專”과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