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12시대빈時大彬 조칠사방집호雕漆四方執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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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 몸통은 방형方形으로 대체로 위는 넓고 아래는 좁아지는 모양이다. 입은 둥글고 손잡이는 고리모양이며 물대는 굽었다. 배와 물대와 손잡이는 모두 사각이며 입과 뚜껑은 원형이다. 각진 발굽은 길쭉한 모양으로 네 모서리를 이어주고 있으며 키 낮은 네 발을 지니고 있다.

이 차호는 자사태토를 사용한 검붉은 주칠을 한 조칠사방집호이다. 조칠雕漆은 퇴주堆朱라고 하며 기물에 여러 차례 칠을 바르고 말린 후 각종 무늬를 부조한 것이다. 주칠의 두께는 약 3mm이며 네 면이 빈자리를 남겨 두었다가 장식하는 개광開光으로 그 안쪽으로는 인물, 산수, 수석, 화초 등의 문양을 홈을 파서 새겼다. 주칠의 품질은 우수하며 부조는 정교하여 명대 궁정 퇴주예술의 아름다운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태토로 사용된 거침없는 자사호 곡선의 형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호의 바닥에는 검붉은 칠이 되어있고 ‘시대빈제時大彬製’ 네 글자가 해서로 쓰여있다.

이 호의 조형은 양저우박물관의 주사육방호와 완전히 일치한다. 하나는 육방호에 원형 목과 뚜껑이 더해졌고 또 다른 하나는 사방호에 원형 목과 뚜껑이 더해졌다. 차호의 용량은 거의 같다. 서로 다른 점은 후자의 호가 주칠이 되어있고 배 부분 네 면이 개광으로 돌출되어 있어 산수인물의 부조가 새겨져 있고 양면에는복잡한 문양이 장식되어 있는 것이다. 손잡이와 물대 위로 흐르는 구름과 하늘을 나는 학이, 어깨와 뚜껑 위에 도안이 가득하고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 궁정다도구宮廷御用茶具임을 알 수 있다.

이 호는 자사공예와 칠기공예가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으로 이렇듯 자사의 태토 위에 주칠 부조를 덧입힌 아름다운 기물은 명대에 시작되었으나 흔히 볼 수 없는 것이다. 장식 안쪽 원래의 자사호는 의심할 바 없는 시대빈의 작품이다. 당시 시대빈의 명성은 전국에 자자하였고 이것이 궁중에 진상되어 조칠사방집호의 바탕이 된 것이다. 이 차호는 궁내에 남아있던 학계가 공인하는 시대빈의 자사호이다.

현재 베이징고궁박물원北京故博物院에 소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