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13 시대빈時大彬 승모호僧帽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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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호는 육각형의 승모僧帽 형태이다. 호의 뚜껑에서부터 차호 전체가 여섯 등분되어 있다. 차호의 관모冠帽부분은 다섯 개의 연꽃잎으로 나뉘었고 여섯 번째 연꽃 부분은 물대로 바뀌었다. 벨트 형태平帶形 손잡이는 물대의 맞은 편에 있으며 손잡이 위에 굽은 돌출 부분은 손가락을 얹어두는 자리이다. 차호 바닥에는 ‘만력 정유년 시대빈 만들다萬曆丁酉年時大彬製’라는 아홉 글자가 해서체로 쓰여있는데 이는 1597년에 해당한다.

차호의 몸통은 세밀하고 견고한 검은색의 자사로 만들어졌으며 약간의 노란 자사 알갱이가 섞여있어 호방하고 소박하며 고상하다. 이 호는 시대빈의 차호라고 전해지는 작품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랑하는 작품이다. 승모호는 호 입부분壺口의 형태가 승려의 모자와 같아 명명된 것으로 이후 역대 자사 명인들이 상당수 이를 모방하여 만들었다.

이 차호 조형의 원류은 원대 징더전景德鎮의 청백유青白釉 승모호僧帽壺까지 소급된다. 명대 영락, 선덕 연간 한족과 티벳족의 교류는 매우 빈번하였으며 일찍이 징더전 관요에서도 이러한 승모호를 대량으로 생산했었다.  때문에 이러한 형태를 모방한 자사호의 출현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이 차호는 현재 홍콩차구박물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