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08 시대빈時大彬 육방호六方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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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처럼 붉은 갈홍색을 띠고 있다. 차호의 몸통은 육각기둥의 형태이며 호의 배부분과 물대 또한 모두 육각형이다. 손잡이는 오각형, 입구와 뚜껑, 뚜껑 꼭지는 원형이다. 각진 몸통에 윗부분은 둥근 모습인데 둥근 뚜껑에 작은 원 모양의 뚜껑 꼭지 그리고 꼭지 위에는 반궁형의 문양이 서로 합을 이루고 있다. 차호 전체에 변화무쌍하고 자연스러운 기운이 서려있다. 차호 바닥에는 해서로 ‘대빈大彬’이라 쓰여있다.

이 차호는 1968년 양저우揚州 쟝두江都 딩고우汀溝향의 조曹씨묘에서 출토되었다. 발굴 당시 전돌이 함께 발견되어 만력 44년의 옛 무덤임을 밝히고 있다. 호의 형태와 연대로 계산컨대 이  차호가 함께 묻혔을 때 시대빈은 마땅히 생존했을 것이다.  

호의 제작형태로 보면 시대빈의 중기에서 말기까지의 풍격을 지니고 있어 그가 지금의 상하이 일대를 주유한 이후 작은 호를 만들었던 시기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제작기법 역시 명대의 초기 작품들과 달리 나무 모형틀로 성형하던 방법을 버리고 자사 니편을 사용하여 테를 두르고 연결해 만들었다. 또한 고운 자사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자사공예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명백한 지표이기도 하다. 이 호를 제작할 때 호의 부리는 손으로 비벼 형태를 잡고 빚어 만든 것으로 기선起線과 같은 전문 공구를 사용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전승된 전통공예의 성형기법이기도 하다.

현재 양저우박물관揚州博物館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