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연구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리어우판 교수는 중국에서 태어나 프린스턴 대학교를 비롯해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던 세계적인 석학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의 고전 텍스트를 기반으로 중국, 중국인 그리고 중국 문화의 심층을 탐구하며 중국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선사한다. 사마천(司馬遷)의 <항우본기(項羽本 紀)>,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 루쉰의 <아Q정전>같은 텍스트를 동서양의 연극, 영화, 회화 등과 함께 읽고 비교하여 중국 고전에 담긴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이 책에서는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 여섯 가지 키워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키워드 영웅본색(英雄本色)은 사마천의 <항우본기>를 텍스트로 풀어낸다. <항우본기> 속 항우와 유방의 대비를 통해 중국 문화전통 속에 깊이 뿌리박힌 ‘영웅’ 이미지와 그 변천사를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 속 영웅 이미지와 비교하면서 동양과 서양의 세계관을 함께 해석한다.
두 번째 키워드는 정교도통(政敎道統). 이 책에서는 한유(韓愈)의 <원도(原道)>를 통해 유가와 고문이 중국사회에서 정치와 사상의 전통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되었는지 풀어낸다. 저자는 정교도통이 유명무실해진 현대의 시대상을 비판하며 유가가 지향했던 참된 지식인의 자세를 다시 되새기고, 정치가와 통치자의 본분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출발점이 바로 중국인의 고유한 문체로 지어진 고문 읽기임을 밝히고 있다.
소동파의 <적벽부>를 텍스트로 한 세 번째 키워드는 강하세월(江河歲月)이다. 북송 시대의 사대부였던 소동파는 유가 전통을 바탕으로 도가와 불가의 함의를 담은 ‘서정 전통’을 열어간 사람이다. 그의 서정 전통은 현대 중국에도 유전되어 중국인들이 예술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임을 서술하고 있다.
네 번째 키워드는 음식남녀(飮食男女)이다. 중국문화의 세속적 일면을 엿볼 수 있는 풍몽룡(馮夢龍)의 <장흥가중회진주삼(蔣興哥重會珍珠衫)>을 텍스트로 하여 이야기와 재미를 추구하는 중국의 문화적 특성을 풀어낸다. 저자는 중국의 모든 고전 문학이 ‘점잖고 우아’하지만은 않으며 모든 문화 가치의 기반이 도덕 위주에서 비롯된 것은 아님을 설명한다.
온갖 신선, 귀신, 요괴들을 지칭하는 이매망량(魑魅魍魎)이 다섯 번째 키워드다. 중국의 고대문화는 대자연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신선, 귀신, 요괴의 탄생지도 자연이다. 이매망량 역시 중국 문화 속 ‘기이한 전통’이며, 유학 중심의 엘리트 사회에서 이 ‘기이한 전통’은 주변 문화의 전통이었지만 그럼에도 많은 대표작을 가지고 있다. 포송령(蒲松齡)의 《요재지이(聊齋志異)》가 바로 그 대표작으로 포송령의 영향력은 20세기의 중국에도 이어졌고, 5.4 시기에 배척되었지만 이후 21세기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 그 영향력은 더 강력해졌다고 저자는 전하고 있다.
마지막 키워드는 혼혜귀래(魂兮歸來). 루쉰의 <아Q정전>을 텍스트로 루쉰과 중국 전통문화의 관계, 그리고 갈등을 풀어낸다. 이 책에서 루쉰은 중국 문화전통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갖고 있었지만 무조건적 반대가 아닌 주류 사상과 문화 속 허위적인 것들에 대한 반대였음을 설명하며, 루쉰을 통해 전통을 통한 창조적 진화의 가장 좋은 예를 설명한다.
이 6가지의 키워드는 역사의 기나긴 과정을 거쳐 현대 중국에 여전히 존재하는 문화전통이다. 이것은 단지 과거의 한때를 추억하는 장식품이 아닌 지금의 중국과 중국인의 세계관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정신적 힘이기도 하다. 중국의 문화전통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로서 리어우판의 이 책은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발췌)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첫 번째 키워드: 영웅본색(英雄本色)
제1강 사마천의 《사기》 <항우본기>
속론 《사기》의 집필 의도와 ‘영웅’ 의미의 재고찰
두 번째 키워드: 정교도통(政敎道統)
제2강 한유의 <원도>
속론 1 문(文)과 도(道): 장젠 교수와의 대담
속론 2 오래된 영화의 번역명으로 고문 배우기
세 번째 키워드: 강하세월(江河歲月)
제3강 소동파의 <적벽부>
속론 선충원과 서정 전통
네 번째 키워드: 음식남녀(飮食男女)
제4강 풍몽룡의 <장흥가중회진주삼>(저우젠위 교수 특별강의)
다섯 번째 키워드: 이매망량(魑魅魍魎)
제5강 포송령의 《요재지이》 <화피> <화벽>(저우젠위 교수 특별강의)
여섯 번째 키워드: 혼혜귀래(魂兮歸來)
제6강 루쉰의 <아Q정전>과 《야초》
속론 천핑위안 교수: 루쉰의 《중국소설사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