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사시가子夜四時歌 동가冬歌/남북조南北朝 소연蕭衍
果欲結金蘭 정말로 금란의 가약 맺으려거든
但看松柏林 소나무와 측백나무 숲을 보세요
經霜不墮地 서리를 맞아도 땅에 안 떨어지니
歲寒無異心 날씨 추워져도 마음 변치 않네요
《자야사시가》는 어느 누구의 특정한 작품이 아니라 이러한 시체로 지어진 작품을 말한다. 주로 강남의 오나라 지역에서 유행하여 번진 것인데 《악부시집》에는 유명, 무명의 작품이 100수 넘게 수록되어 있다. 대체적인 내용은 1년 4계절의 변화에 따른 부녀들의 생활과 사상 감정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작품이 많고 청춘남녀들이 서로 사랑을 변치 말자고 다짐하는 내용도 많다. 지금 이 시가 그러한 유형이다. 이러한 시는 대개 자연 경물에 자신의 감정을 결부시키는 방식으로 감정이나 의지를 드러낸다.
‘결금란(結金蘭)’이란 말은 언약을 맺는다는 말인데 남녀가 결혼하기로 약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 나오는 금란(金蘭)이란 말은 마음을 함께 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 하니 그 예리함이 쇠를 자르고 마음을 함께 하는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마음을 함께 했을 때의 놀라운 힘과 그 아름다움을 표현한 말이다. 이 말은 남녀 관계나 우정, 회합 등 서로 마음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주로 쓰인다.
과(果)는 과일을 뜻하는 말에서 의미가 파생되어 결과라는 뜻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부사로 쓰여 과연, 정말로, 진정으로 이런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첫 구는 ‘저와 진정으로 결혼을 하려고 한다면’이라는 의미가 나온다.
시의 화자인 여인은 남자에게 ‘정말로 저와 혼인할 생각이 있으시면 저 소나무와 측백나무를 보세요.’라고 말한다. 왜 소나무와 측백나무를 보라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말한 것이 뒤의 2구이다. 서리가 내리면 다른 나무와 풀들은 잎이 시들어 떨어지고 주저앉는다. 그러나 소나무와 측백나무는 어떠한가? 오히려 그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가? 사철 푸른 상록수의 이런 특징에 착안하여 역경과 환난에서 변함없이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줄 변치 않는 마음을 결부시킨 것이다.
추운 계절이 와도 두 마음을 먹지 않는다. 두 마음을 먹지 않는다는 말은 마음을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절개이고 정조이다. 우정도 그렇지만 남녀 간의 사랑에는 무엇보다 처음에 사랑했던 그 마음을 변치 않는 것이 중요한 덕목이다. 이 여인이 소나무와 측백나무를 보라고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당신이 평생 나를 사랑할 자신이 있으면 나는 당신의 결혼 요청을 받아들이겠어요. 여인의 의사는 바로 이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시를 지은 소연(蕭衍, 464~549)은 바로 남북조 시대의 양 무제(梁武帝)를 말한다. 양 무제는 문학과 불교 등에 조예가 깊어 그의 치세 동안 불교와 문학이 융성하였다. 다만 투항한 적장 후경(侯景)의 반란으로 말년이 좋지 않았는데 후경 역시 패망하여 그 끝이 더욱 참혹하였다. 위나라 조비(曹丕)가 한나라 헌제(獻帝)의 선양을 받을 때는 통쾌하였겠지만 4대가 내려가 조환(曹奐)은 다시 사마의(司馬懿)의 손자 사마염(司馬炎)에게 똑같은 방식의 선양을 강요받게 된다. 이런 보복순환의 인과응보가 쉼 없이 되풀이된 것이 바로 남북조 시대의 양상이다. 그러니 신의와 관련된 이런 시가 당시 사람들에게 절실하게 다가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365일 한시 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