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한시-두보杜甫 방 병조의 호마에 대한 시房兵曹胡馬詩

방 병조의 호마에 대한 시房兵曹胡馬詩/당唐 두보杜甫

胡馬大宛名 이 호마는 대완국에서 나는 명마
鋒棱瘦骨成 칼날처럼 각 잡힌 골격을 지녔네
竹批雙耳峻 자른 대나무처럼 두 귀 쫑긋하고
風入四蹄輕 경쾌한 네 발굽에는 바람이 이네
所向無空闊 아무리 먼 곳도 빠르게 달려가니
真堪托死生 진정 이 말에 생사를 맡길만하네
驍騰有如此 날쌔게 치닫는 재능이 이 같으니
萬里可橫行 만 리를 마음대로 달릴 수 있겠네

이 시는 두보(杜甫, 712~770)가 근 30세 무렵인 740~741년에 지어진 작품이다. 당시 두보는 과거 시험에 낙방하고 연주(兗州)에서 사마(司馬)로 근무하고 있던 아버지도 뵐 겸 예전 제나라 조나라 지역을 여행하고 있었다. 여기 나오는 방 병조는 병조 참군(兵曹參軍)이라는 벼슬을 하는 방씨 아무개를 말하는 데 누군지는 알 수 없다. 말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되겠지만 핵심적인 요소는 아니다.

이 시는 대완 지역에서 나는 명마를 보고 지은 일종의 영물시이다. 앞 4구는 말의 모습을 뒤 4구는 말의 재능을 묘사하고 이어 마지막에는 다시 말의 주인공으로 귀결하고 있다. 천리마를 타고 만 리를 횡행하는 꿈은 방 병조에게만 기원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을 염두에 두고 쓴 표현으로 이해된다.

중국에서 주로 명마의 산지는 서역과 북방 유목 지역이었다. 특히 대완 지역은 명마의 산지로 알려져 있다. 말을 묘사한 것을 보면 말에 대한 상을 보는 법을 두보가 익힌 것으로 보인다. 명마는 살이 찌지 않고 골격이 마치 칼날처럼 튀어나왔다고 한다. 즉 요즘 말로 말 골상과 근육이 각이 잡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두 귀는 마치 대나무를 비스듬히 벤 것처럼 날카롭고 쫑긋하다고 한다. 그리고 달리는 발굽은 경쾌하여 달릴 때 바람이 생긴다고 한다.

가는 곳마다 공활한 곳이 없다는 말은 이 말이 천 리를 한달음에 내달리기 때문에 이 말 앞에선 넓은 곳이란 없다는 말이니 결국 아무리 먼 곳이라도 겁을 안 내고 자신 있게 달려나간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이런 말에 자신의 생사조차 맡길 수 있다 하니 이는 말의 큰 덕을 드러낸 것이다.

무섭게 내달리는 말의 재능이 이와 같으니 만 리를 마음대로 다닐 것이란 말은 이런 말을 타고 방 병조가 큰 공을 세울 것이라고 축복으로 한 말이다. 이 시를 보면 말의 외양과 재능을 말한 곳에는 천리마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분명 말과 방 병조에 대한 말을 한 것뿐이데 시를 읽으면 두보 자신의 흉금과 포부를 말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말하지 않는 가운데 말하고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시인데 이 시는 시의 그런 특성을 잘 보여준다. 마치 소설을 쓰는 사람이 가공의 세계로 현실을 드러내고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이 그 연구를 통해 지금 이 사회에 대한 말을 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马晋 <胡马图>, 출처 雅昌艺术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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