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화열전海上花列傳제3회 1

제3회 어린 기녀의 이름을 지어 간판을 내걸고,
속례를 따지는 새파란 양아치는 상석을 뒤집다
議芳名小妹附招牌 拘俗禮細崽翻首座

잠시 후 홍선경과 장여보는 육수보의 방으로 건너왔다. 장소촌과 조박재는 황급히 인사를 하고 자리를 양보했다. 박재는 소촌에게 술자리 건을 대신 말해달라고 슬며시 부탁했다. 그러나 소촌은 쓴웃음만 살짝 짓고 가만히 있었다. 육수보는 박재의 마음을 읽고 불쑥 끼어들었다.

“술 마시는 게 뭐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에요? 두 분을 술자리에 초대하겠다는 이 말 한마디면 되잖아요.”

박재는 마지못해 그 말을 따라 했다. 장여보가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함께 해야지.”

홍선경은 잠시 생각을 하고 나서 말했다.

“네 사람뿐인데?”

박재가 말했다.

“너무 적지요.”

그리곤 장소촌에게 물었다.

“오송교(吳松橋)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의대(義大)양행에 있겠지. 자네가 어떻게 초대하러 가겠어! 내가 대신 갈게.”

“그러면 대신 수고해주겠어?”

소촌이 그러겠다고 대답하자 박재는 또 홍선경에게 두 사람을 더 초대해달라고 부탁했다. 장여보가 말했다.

“진소운(陳小雲)을 초대하게.”

홍선경이 말했다.

“누구라도 만나게 되면 그 사람과 같이 오겠네.”

말을 마치고 홍선경은 일어나며 또 말했다.

“그러면 처리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 갔다가 여섯 시에 다시 오겠네.”

박재는 또 한 번 공손하게 부탁하였다. 육수보가 홍선경을 배웅하려고 방을 나가자 장여보도 그 뒤를 따라 나서며 홍선경을 불러 세웠다.

“진소운을 만나면 여전홍이 물건을 가져갈 수 있는지 대신 물어봐 주게.”

홍선경은 대답을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곧장 서기반가를 빠져나왔다. 마침 인력거 한 대가 지나가고 있었다. 선경은 그 인력거를 잡아타고 사마로에 있는 서회방리(西薈芳里)까지 갔다. 그는 몇 푼을 지불하고 심소홍서우(沈小紅書寓)가 있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심소홍의 집 마당에 서서 ‘아주(阿珠)’ 하고 불렀다. 어떤 아주머니가 이 층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보았다.

“홍 나리, 올라오세요.”

“왕 나리 계신가?”

“아니요. 한 사나흘 오지 않으셨어요. 어디에 계신지 아세요?”

“나도 며칠 동안 만나지 못했네. 선생은?”

“선생은 마차 타러 외출했어요. 올라오셔서 잠깐 앉으세요.”

그러나 홍선경은 벌써 발길을 돌려 문을 나서며 말했다.

“됐네.”

아주는 또 크게 말했다.

“왕 나리 만나시면 함께 오셔요.”

선경은 그러겠다고 대충 말하고 나갔다. 그는 동안리를 지나 곧장 삼마로로 빠져나와 공양리(公陽里) 주쌍주(周雙珠)의 집으로 갔다. 응접실을 지나가는데 하인이 ‘홍 나리께서 오셨습니다.’ 하고 알렸다. 그런데 이 층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선경이 올라가 보아도 조용했다. 직접 주렴을 걷어 올려 들여다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선경은 탑상으로 가서 앉았다. 그때 주쌍주가 물담뱃대를 들고 건넛방에서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선경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제 저녁 보합루에 가셨다가 다시 어디로 가셨어요?”

“바로 집으로 돌아갔어.”

“친구분들과 차 마시러 오는 줄 알고 아주머니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했는데, 바로 돌아가셨군요.”

홍선경은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네.”

주쌍주도 웃으며 탑상 앞 등받이 없는 작은 의자에 앉아 물담배를 채워 선경에게 건네주었다. 선경이 손을 뻗어 잡으려고 하는데 쌍주가 말했다.

“됐어요. 제가 해드릴게요.”

주쌍주는 물담뱃대를 선경 입에다 물려주었다. 선경이 한 모금 빨아 당겼다. 그때, 갑자기 대문 앞에서 ‘퍽퍽’ 싸우는 소리가 응접실까지 소란스럽게 들려왔다.

선경은 놀라서 물었다.

“무슨 일이야?”

“또 아금(阿金) 부부겠죠. 하루 종일 싸워도 끝이 안 나. 아덕보(阿德保)도 못됐어.”

선경은 창가로 가서 내려다보았다. 아금은 아덕보의 머리채를 잡으려고 애를 써보지만 꼼짝달싹하지 못했다. 오히려 아덕보가 그녀의 쪽머리를 움켜쥐고 누르자 아금은 땅바닥으로 벌렁 엎어졌다. 그녀는 더 이상 힘으로 버틸 수 없자 씩씩거리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래 때려!”

아덕보는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아금의 등을 한쪽 다리로 누르고 어깨부터 엉덩이까지 북 치듯 마구 때렸다. 아금은 돼지 멱따는 소리 같은 괴성을 질러댔다. 쌍주는 차마 더는 들을 수 없어 창가로 가서 소리쳤다.

“뭣들 할 셈이야! 부끄럽지도 않아?”

아래층 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말렸다. 그제야 아덕보가 그만 멈추었다. 쌍주는 선경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기 쪽으로 돌려세우고 웃으며 말했다.

“그만 봐요.”

그리고 물담뱃대를 선경에게 주며 계속 담배를 피우게 하였다. 잠시 후 아금이 올라왔다. 그녀의 입술은 불퉁하게 불거졌고 얼굴은 눈물로 범벅되어 있었다. 쌍주가 말했다.

“하루 종일 싸워도 끝이 없어. 손님이 오든지 말든지 신경을 안 쓰겠다는 거야.”

“아덕보가 내 모피 저고리를 전당포에 저당 잡혀 놓고선 오히려 나를 때리잖아요!”

그녀는 말을 하다 말고 또 울었다.

“그래도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거야? 조금만 영리하게 굴어봐, 그럼 당장 손해는 안 보잖아.”

아금은 아무 말 없이 찻잔의 찻잎을 긁어 담고 혼자 응접실로 가서 앉아 울었다. 이어 아덕보가 물주전자를 가지고 방으로 들어왔다.

“너는 왜 아금을 때리고 그래?”

아덕보가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은 뭘 모르세요!”

“아금은 네가 모피 저고리를 저당 잡혔다고 하는데, 사실이야?”

아덕보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선생님, 아금에게 한 번 물어보세요. 전날 탄 곗돈이 어디로 갔는지? 아대(阿大)가 일 배우는데 오륙 원이 필요해서 곗돈을 가져오라고 했는데도 가져오지 않으니까, 모피 저고리를 저당 잡혀서 사원 을 마련했지요. 생각만 해도 열불이 납니다!”

“곗돈이야 아금이 벌어 모은 거니까, 자네가 관여할 수는 없지!”

아덕보가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도 잘 아시잖아요. 아금이 정말로 쓴 거라면 괜찮아요. 아금이 어디 쓸 데가 있어요? 황포강에 빠뜨려도 소리가 나는데, 아금에게 들어갔다 하면 전혀 소리가 안 나요!”

쌍주는 옅은 웃음만 짓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아덕보는 찻잔에 물을 따르고 물수건을 짠 다음 내려갔다. 선경은 쌍주 가까이 다가와 조용히 물었다.

“아금에게 애인이 몇 명이나 있어?”

쌍주는 얼른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쓸데없이 말 만들지 말아요. 당신은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아덕보가 들으면 또 난리 나요!”

“자네가 그에게 거짓말을 하는 모양인데, 나도 조금은 알고 있어.”

쌍주가 큰 소리로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앉아나 봐요,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선경은 자리로 돌아갔다. 쌍주가 말했다.

“엄마가 무슨 말 없었어요?”

선경은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사람을 사들인다고 했지, 아마?”

쌍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오백 원에 데려와요.”

“예쁜가?”

“곧 올 거예요. 아직 못 봤어요. 쌍보보다는 예쁘겠죠.”

“방은 어디에 마련했어.”

“바로 건넛방이에요. 쌍보는 아래층으로 옮겼어요.”

선경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쌍보는 잘하려고는 하는데 사실 손해를 봤어. 일을 잘 못해.”

“엄마가 쌍보 때문에 돈을 많이 까먹었어요.”

“그래도 자네는 쌍보를 잘 봐줘. 그냥 좀 넘어가라고 엄마를 잘 달래주게. 좋은 일 하는 셈 치고 말이야.”

그때 누가 성큼성큼 응접실로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다.

“왔어요!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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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多時,洪善卿與莊荔甫都過這邊陸秀寶房裏來,張小村,趙樸齋忙招呼讓坐。樸齋暗暗教小村替他說請喫酒。小村微微冷笑,尚未說出。陸秀寶看出樸齋意思,戧說道:「喫酒末阿有啥勿好意思說嗄?趙大少爺請耐哚兩位用酒,說一聲末是哉。」樸齋祇得跟著也說了。莊荔甫笑說:「應得奉陪。」洪善卿沉吟道:「阿就是四家頭?」樸齋道:「四家頭忒少。」隨問張小村道:「耐曉得吳松橋來哚陸裏?」小村道:「俚來哚義大洋行裏,耐陸裏請得著嗄?要我搭耐自家去尋哚。」樸齋道:「價末費神耐替我跑一埭,阿好?」

小村答應了。樸齋又央洪善卿代請兩位。莊荔甫道:「去請仔陳小雲罷。」洪善卿道:「晚歇我隨便碰著哈人,就搭俚一淘來末哉。」說了,便站起來道:「價末晚歇六點鐘再來,我要去幹出點小事體。」樸齋重又懇託。陸秀寶送洪善卿走出房間。莊荔甫隨後追上,叫住善卿道:「耐碰著仔陳小雲,搭我問聲看,黎篆鴻搭物事阿曾拿得去。」

洪善卿答應下樓,一直出了西棋盤街,恰有一把東洋車拉過。善卿坐上,拉至四馬路西苔芳裏停下,隨意給了些錢,便向弄口沈小紅書寓進去,在天井裏喊「阿珠」。一個娘姨從樓窗口探出頭來,見了道:「洪老爺,上來㖏。 」善卿問:「王老爺阿來裏?」阿珠道:「勿曾來。有三四日勿來哉。阿曉得來哚哚陸裏?」善卿道:「我也好幾日勿曾碰著。先生呢?」阿珠道:「先生坐馬車去哉。樓浪來坐歇㖏。」善卿已自轉身出門,隨口答道:「覅哉。」阿珠又叫道:「碰著王老爺末,同俚一淘來。」

善卿一面應,一面走,由同安里穿出三馬路,至公陽里周雙珠家。直走過客堂,祇有一個相幫的喊聲「洪老爺來」,樓上也不見答應。善卿上去,靜悄悄的,自己掀簾進房看時,竟沒有一個人。善卿向榻床坐下,隨後周雙珠從對過房裏款步而來,手裏還拿著一根水煙筒,見了善卿,微笑問道:「耐昨日夜頭保合樓出來,到仔陸裏去?」善卿道:「我就轉去哉啘。」雙珠道:「我祇道耐同朋友打茶會去,教娘姨哚等仔一歇哚,耐末倒轉去哉。」善卿笑說:「對勿住。」雙珠也笑著,坐在榻床前機子上,裝好一口水煙,給善卿吸。善卿伸手要接,雙珠道:「覅㖏,我裝耐喫。」把水煙筒嘴湊到嘴邊,善卿一口氣吸了。

忽然大門口一陣嚷罵之聲,蜂擁至客堂裏,劈劈拍拍打起架來。善卿失驚道:「做啥?」雙珠道:「咿是阿金哚哉㖏㖏,成日成夜吵勿清爽。阿德哚也勿好。」

善卿便去樓窗口望下張看。祇見娘姨阿金揪著他家主公阿德保辮子要拉,卻拉不動,被阿德保按住阿金鬏髻,祇一撳,直撳下去。阿金伏倒在地,掙不起來,還氣呼呼的嚷道:「耐打我啊!」阿德保也不則聲,屈一祇腿壓在他背上,提起拳來,擂鼓似的從肩膀直敲到屁股,敲得阿金殺豬也似叫起來。

雙珠聽不過,向窗口喊道:「耐哚算啥嗄,阿要面孔!」樓下眾人也齊聲喊住,阿德保方纔放手。雙珠挽著善卿臂膊扳轉身來,笑道:「覅去看俚哚㖏。」將水煙筒授與善卿自吸。

須臾,阿金上樓,撅著嘴,哭得滿面淚痕。雙珠道:「成日成夜吵勿清爽,也勿管啥客人來哚勿來哚。」阿金道:「俚拿我皮襖去當脫仔了,還要打我。」說著又哭了。雙珠道:「阿有啥說嗄,耐自家見乖點,也喫勿著眼前虧哉啘。」阿金沒得說,取茶碗,撮茶葉,自去客堂裏坐著哭。

接著阿德保提水銚子進房,雙珠道:「耐為啥打俚嗄?」阿德保笑道:「三先生阿有啥勿曉得?」雙珠道:「俚說耐當脫仔俚皮襖,阿有價事嗄?」阿德保冷笑兩聲,道:「三先生耐問聲俚看,前日仔收得來會錢,到仔陸裏去哉㖏?我說送阿大去學生意,也要五六塊洋錢㖏,教俚拿會錢來,俚拿勿出哉呀,難末拿仔件皮襖去當四塊半洋錢。想想阿要氣煞人!」雙珠道:「會錢末也是俚賺得來洋錢去合個會,耐倒勿許俚用。」阿德保笑道:「三先生也蠻明白哚。俚真真用脫仔倒罷哉,耐看俚阿有啥用場嗄?沓來哚黃浦裏末也聽見仔點響聲,俚是一點點響聲也無撥啘。」

雙珠微笑不語。阿德保沖了茶,又隨手絞了把手巾,然後下去。善卿挨近雙珠,悄問道:「阿金有幾花姘頭嗄?」雙珠忙搖手道:「耐覅去多說多話。耐末算說白相,撥來阿德保聽見仔要吵熬哉!」善卿道:「耐還搭俚瞞啥?我也曉得點來裏。」雙珠大聲道:「瞎說哉㖏!坐下來,我搭同說句閑話。」

善卿仍退下歸坐。雙珠道:「倪無娒阿曾搭耐說起歇啥?」善卿低頭一想,道:「阿是要買個討人?」雙珠點頭道:「說好哉呀,五百塊洋錢哚。」善卿道:「人阿縹致嗄?」雙珠道:「就要來快哉。我是勿曾看見,想來比雙寶縹致點哚。」善卿道:「房間鋪來哚陸裏呢?」雙珠道:「就是對過房間。雙寶末搬仔下頭去。」善卿嘆道:「雙寶心裏是也巴勿得要好,就喫虧仔老實點,做勿來生意。」雙珠道:「倪無娒為仔雙寶,也豁脫仔幾花洋錢哉。」善卿道:「耐原照應點俚,勸勸耐無娒看過點,賽過做好事。」

正說時,祇聽得一路大腳聲音,直跑到客堂裏,連說:「來哉,來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