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웨휘甫躍輝-거대한 코끼리巨象 9

거대한 코끼리 9

삶이 갑자기 휑해졌다.

리성은 자주 베란다에 엎드려 멀리 도시 전체를 바라보았다. 도시도 삶과 마찬가지로 끝이 안 보였다.

이따금 리성은 샤오옌이, 그녀의 전혀 안 예쁜 얼굴이 떠올랐다. 그런데 의외로 조금 가슴이 뛰었다. 그는 그녀가 자기를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 저절로 쓴웃음이 나왔다. 그는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그에게 그녀는 역시 낯선 사람이었다. 그녀와 그 일이 있었는지도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하얀 번개가 침침한 고층 빌딩들 사이를 옮겨 다니며 번쩍였다. 그리고 폭우가 사무실 밖 녹나무 위에 쏟아져 땅바닥 가득 잎들을 떨어뜨렸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고 얼핏 보니 샤오옌이었다. 그는 복도 끝까지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샤오옌은, 이 도시 출신 친구 둘과 근처에 놀러왔는데 친구들은 가고 갑자기 비를 만났다면서 자기를 데리러 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바로 상사에게 일찍 퇴근하겠다고 하고 택시로 약속 장소에 갔다. 그런데 그녀가 보이지 않아 덜컥 의심병이 도졌다. 그녀가 자신을 속였거나, 아니면 더 큰 음모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녀는 혹시 복수를 하러 온 게 아닐까? 그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그녀에게서 그를 봤다는 문자가 왔다. 잠시 후 그녀가 앙증맞은 흰 핸드백을 머리에 이고 깡충대며 하얀 빗줄기 속에 나타났다.

리성이 우산을 펴자 샤오옌은 그 속에 쏙 들어와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들은 공원 둘레를 걸었다. 공원의 철제 난간을 따라 커다란 녹나무가 줄줄이 솟아 있고 그 암홍색 잎과 작은 꽃송이들이 꽃무늬 보도블록 위에 가득 떨어져 있었다. 그는 물을 밟지 말라고 계속 말했고 그녀는 조금 천천히 걸어달라고 했다. 그는 최대한 걸음을 늦췄다. 주위가 금세 어두워졌고 그들은 정말 팔짱을 낀 한 쌍의 연인 같아 보였다. 그는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지난번 묵은 여관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우산 밖에 나와 있던 몸 한쪽이 다 젖어 있었다. 샤오옌은 우산 위에 묻어 있던 하얀 녹나무 꽃을 하나하나 떼어 화장실 세면대 속에 넣고 물을 틀어 흘려보낸 뒤, 깔끔하게 우산을 접어놓았다. 리성은 의자에 앉아 그녀가 그러고 있는 것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잘 정돈된 우산을 보니 조금 이상했다. 그는 우산을 다 쓰고 나면 아무렇게나 묶어놓곤 했다.

포옹을 풀고 나서 그들은 각자 이불을 덮었다. 그는 샤오옌의 찡그린 표정이 떠올라 조금 마음이 아팠다. 샤오옌, 하고 조그맣게 불러보았다. 샤오옌은 천장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거 알아요? 나는 계속 억지로 참고 있었어요.”

리성이 알고 있었다고 하자 샤오옌은 또 말했다.

“엄마 아빠는 우리 남매를 가르치며 늘 그러셨죠. 사람은 순결해야 한다고, 결혼 전에는 절대 이런 짓을 하면 안 된다고 말이에요.”리성은 말했다.“무슨 말인지는 알아. 하지만 그건 네 부모님이 너무 보수적인 거야.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샤오옌은 그의 말을 잘랐다.

“나도 엄마 아빠와 생각이 같았거든요. 그런데 당신을 위해 생각을 바꾼 거라고요. 가끔 돌아보면 머리가 어지러워요.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한참 만에 리성은 입을 열었다.

“알았어.”

샤오옌이 물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나요? 대답해줘요.”

리성은 이번에는 알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조금 짜증이 나서 속으로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그 사랑한다는 말을 그와 전 여자친구는 서로 몇 번을 주고받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몇 번을 주고받았든 그 횟수를 다 합쳐도 결국 제로가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리성은 일부러 지난번 빌린 방을 잡았다. 눈치를 보다가 몰래 신발장을 뒤졌지만 검은 목도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손을 넣어 한참 동안 그 텅 빈 공간을 더듬다가 그는 스스로를 비웃었다. 이 머저리 같으니!

사진 Yuan Wang

巨象 9

生活陡然就空旷了。

李生时常趴在阳台上眺望整个城市,城市和生活一样一望无际。

偶尔,李生会想起小彦,想起她一点儿也不好看的脸,他竟然有些心动。他记得她说他是个好人。他不由得苦笑一下。他没跟她联系。对他来说,她也是陌生的,他几乎要怀疑那件事有没有发生过。有一天天突然黑下来了,白亮的闪电在灰暗的高层建筑间腾挪,暴雨打得办公室外的香樟落了一地叶子。手机响了,一看是小彦。他跑到走廊尽头才接了。小彦说,她和本地两个同学在附近逛街,同学回家了,忽然下起雨,问他能不能去接她。他匆忙和领导请了假,打车到约定地点时,没找到她,疑心病犯了,以为她骗他,或者,有什么更大的图谋?她会不会找人来跟自己算账?他心里忐忑着,这时她发来短信说,她看到他了。等了片刻,她顶着一个小巧的白色手提包,蹦跳着出现在白亮的雨幕里。

李生撑开伞,小彦躲进伞下,挽住他的手。他们沿着公园外围走。紧挨着公园的铁栏杆,全是高大的香樟,暗红色的叶子和细小的花朵落满了印花地砖。他不断对她说,小心别踩到水,她则对他说,你走慢一些。他尽量慢慢地走。夜很快黑透了,他们看上去真像搀扶着的一对恋人。他心里有点儿暖。到了上次住的宾馆,他们的衣服靠伞外的一半都湿了。伞上落满香樟细碎的白花儿,李生看到小彦仔细地捡起一个个花儿扔进卫生间的盥洗盆里冲走,再很仔细地把伞折叠好。他坐在椅子上注视着她做这一切,他觉得折叠得那么整齐的伞有点儿怪,他用完伞从来乱七八糟一束就行。

身体分开后,他们各自盖一张被子。他回忆起小彦扭曲的脸,有一点儿心疼。小彦,他轻声喊,小彦!小彦望着天花板,幽幽地说,你知道吗?我一直强忍着。李生说我知道。小彦又说,我爸妈一直教育我们兄妹,做人要清清白白,结婚前绝对不能做这些事儿。李生说,我知道,不过那是你爸妈思想守旧,现在什么年代了……小彦打断他的话,你知道我和他们的想法是一样的吗?我为了你才改变的。有时想想就觉得恍惚,怎么就这样了。我一直是爸妈眼中的乖乖女,他们要是知道我这样,不知道怎么想。好一会儿,李生才说,我知道。小彦说,你爱我吗?我要你说。这次李生没说“我知道”,有点儿厌烦地想,多幼稚哪!那三个字他和女友不知道相互说过多少次,无论多少次,加起来还是等于零。

李生特意要的上次的房间,他偷偷摸过鞋柜,黑围巾不知哪儿去了。手在四壁的空旷里抓寻半天,他开始嘲笑自己,你个傻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