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샤오뤼鄭小驢-필립스 면도기飛利浦牌剃須刀 14

필립스 면도기 14

10

불리해진 전세가 샤오자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피시방 의자에 앉아 모든 기대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뉴스에서는 온통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점 포위해가는 상황을 떠들썩하게 보도하고 있었다. 그들은 남부의 거점인 움카사르를 점령하고 나시리야에서 성공적으로 유프라테스강을 건넜다. 이라크군의 저항은 허약하기 그지없어서 그가 상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너무나 실망해서 피시방을 나왔다. 밤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오렌지색 가로등불 밑에서는 만취한 청년 몇 명이 가로등주를 붙잡고 구토를 하고 있었다. 술기운이 과한지 가끔씩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들은 그의 형과 비슷한 나이의 직장인 같았다.

그는 잰걸음으로 지나가다가 잠깐 돌아보았는데 정말로 거기에 형 두위안이 있었다.

샤오자는 얼른 다가가 형을 불렀다. 그는 흐리멍덩한 상태로 고개를 흔들었다. 온몸에서 술 냄새가 진동하고 반쯤 눈을 뜬 채 계속 딸꾹질을 했다. 나머지 세 사람도 똑같이 취해서 몸을 못 가눴다. 그들은 큰길가에 주르르 앉아 담배를 피우며 큰소리로 욕지거리를 했다. 그리고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마지막으로 함께 《아무것도 없네》(一無所有. 조선족 록커 최건崔健이 1986년 발표한 그의 대표곡. 중국 록큰롤의 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를 불렀다.

“언젠가 난 네게 쉬지 않고 물었지, 언제 나와 함께 갈 거냐고, 하지만 넌 늘 나를 비웃었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대낮의 아우성이 썰물처럼 밀려간 그 고요한 거리에서 그들의 히스테리컬한 노랫소리가 봄의 어둠을 뚫고 멀리 퍼져나갔다. 그들은 질리지도 않고 그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근처에 사는 남자가 창문을 열고 빽, 소리를 질렀다.

“야밤에 이게 무슨 짓이야, 사람 잠도 못 자게!”

청년들은 고개를 돌리고 일어나서 엉덩이를 털며 그 창문을 향해 소리쳤다.

“니미, 좆이나 먹어!”

남자 뒤에서 또 여자의 머리가 쑥 앞으로 나왔다.

“한밤중에 이러면 안 되죠. 내일 출근도 해야 하잖아요!”

청년들은 깔깔 웃고는 오히려 더 크게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창문이 쾅, 하고 닫혔고 그들은 또 배를 잡고 웃었다. 행인들이 불안해하며 지나가는 것을 보고서 그들의 등을 향해서도 노래를 불렀다.

“발밑에서는 땅이 가고, 옆에서는 물이 흐르는데, 너는 늘 나를 비웃었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왜 너는 계속 비웃었고, 왜 나는 계속 추구했나, 설마 네 앞에서, 영원히 내가 아무것도 없을까……”

노래를 부르다가 그들 중 누구는 목 놓아 울기 시작했고 또 누구는 하늘을 향해 휘파람을 불며 크게 욕을 했다. 샤오자는 그 사이에 끼어 무척 난처했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 잘 몰랐다. 그는 형이 이렇게 술에 취하고 또 이렇게 정신 나간 짓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낮에는 멀쩡했던 두위안이 갑자기 분노의 화신으로 변해버렸다.

결국 샤오자는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형을 들쳐 메고 집으로 왔다.

아버지는 작정하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거실에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알코올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다탁 위에서 빈 술병 몇 개와, 담배꽁초가 가득 꽂힌 재떨이를 보고 샤오자는 가슴이 철렁했다.

“저녁 내내 전화를 했다.”

샤오자는 아버지의 눈에서 분노와 원망을 읽었다. 아버지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오늘밤에 둘이 어디 갔다 온 거냐?”

목소리가 의외로 나직해서 샤오자는 어리둥절했다. 그는 다급히 변명을 했다.

“형이 술을 많이 마셨는데 길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소파에서 웅크리고 있던 두위안이 차츰 정신을 차렸다. 그는 샤오자가 가져다준 뜨거운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길게 딸꾹질을 했다. 그러고는 충혈된 눈으로 샤오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왜 아직도 안 자고 있는 거야?”

무척 짜증스러운 말투였다. 아버지가 또 슬슬 화가 나는지 벌떡 일어나 두위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꼴이 지금 어떤지 좀 봐라! 잘 살 생각은 않고 엉망이 돼갖고는 말이야, 계속 이러면 어떤 여자가 너한테 시집을 오겠냐!”

형은 술기운을 빌려 지지 않고 맞서면서 허리에 손을 대고 외쳤다.

“제가 뭐 어때서요? 그 애가 저한테 시집을 안 와도 또 뭐 어떻고요. 아버지가 능력이 있으시잖아요. 집도 한 채 주시고 그럴 듯한 직장도 한군데 구해주세요. 평생 쌓아온 능력은 다 어디에다 잃어버리고 무슨 자격으로 저를 혼내시는 거예요?”

아버지는 제자리에 선 채 안색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

“애비가 자식도 못 혼내냐? 네가 능력이 있었으면 그때 좀 더 좋은 대학에 합격했겠지! 그리고 부모한테 기대고 싶은가 본데 어느 집 부모들이 다 고관대작이더냐? 네 팔자가 이런데 누구를 탓해!”

형은 씩씩대며 소파에 앉은 뒤,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말했다.

“씨발, 누구 탓한 적 없어요! 내 자신이나 탓할 테니 그냥 놔둬요!” 아버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아들에게 달려들어 머리칼을 잡아끌며 소리쳤다. “애비 앞에서 이게 무슨 말버릇이야!”

형은 아버지를 밀쳐 다탁 위에 쓰러뜨렸다. 그 바람에 유리 쟁반이 쨍그랑, 하고 깨졌다. 두 사람은 서로 밀고 잡아당기며 계속 맞섰다. 샤오자가 두 사람을 떼놓으려 했지만 아버지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이 개자식을 가만 놔두나 봐라.”

두 사람은 한 덩어리가 되어 거실에서 침실로, 그리고 부엌으로 이동했다. 물건들이 떨어지고 부딪치는 소리가 집안에 리드미컬하게 울렸다. 결국에는 나이가 든 탓에, 두위안이 손을 풀자마자 두화이민은 휘청, 쓰러질 뻔하다가 겨우 바닥에 주저앉았다. 헉헉, 거친 숨을 쉬며 땀을 비 오듯 흘렸다. 샤오자가 다가와 형을 차갑게 흘겨보며 말했다.

“미쳤어, 형?”

세 사람은 거실에 앉았다. 두화이민은 아직도 헐떡이고 있었고 두위안은 묵묵히 담배를 피웠으며 샤오자는 조심스레 그들의 안색을 살폈다. 거실은 온통 난장판이었다. 쟁반에 담겨 있던 수박씨가 바닥에 흩어졌고 신문과 잡지도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고요한 밤, 시곗바늘만 방금 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똑딱똑딱 무심히 돌아가고 있었다. 사진 속 어머니의 미소가 비웃음으로 느껴지는 지금, 샤오자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세 사람은 모두 말이 없었고 위층에서 누가 일어났는지 희미한 발자국 소리가 울렸다가 이어서 오줌 누는 소리가 들렸다. 결국 두화이민이 못 참고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쉬지 않고 흘러내렸고 그는 꺽꺽대며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샤오자는 안절부절못하며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피가 위로 솟구치며 금방이라도 뭐가 폭발할 것 같았다. 그는 지금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힐끔 형 쪽을 바라보았다. 두위안은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조각상처럼 꼼짝도 않고 있었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당장 달려들어 한 대 패고 싶었다.

몇 초 정도 그의 머릿속은 혼돈 그 자체였다. 그는 벽에 붙은 사담 후세인이 천천히 허리의 검을 빼는 것을 보았다. 그 오만한 눈빛과 특이한 수염이 그의 눈앞에 계속 어른거렸다. 아, 사담!

사진출처 Baidu

飞利浦牌剃须刀 14

10

战局的失利给了他迎头一棒。小加坐在网吧靠椅上,有些万念俱灰。新闻正在铺天盖地地播报美军对巴达格合围之势已逐渐形成,他们胜利攻占了南部重镇乌姆盖斯尔,成功地在纳西里耶渡过了幼发拉底河。伊拉克军队的抵抗显得不堪一击,比他想象的要相去甚远。他无比失望地离开网吧。夜浼街上行人稀少,橘黄色的路灯下几个喝醉了的小青年正扶着路灯杆呕吐。酒气冲天,偶尔夹杂着几声骂娘与怒吼。他们大概和哥哥一般大小,像是上班的人。

他快步走过,匆匆回头一瞥,竟然真看见了哥哥杜渊。

小加快步走到跟前叫了声哥。他恍惚地摇了摇头,浑身的酒味,半眯着眼一直打着酒嗝。其余三位也都喝得东倒西歪,他们沿着马路沿一排溜坐了下来抽烟,大声骂娘。不知谁最先开始唱,大家最后都一起齐唱《一无所有》:“我曾经问个不休,你何时跟我走,可你却总是笑我,一无所有……”

冷寂的街,白天的喧嚣潮水般退去。他们歇斯底里的歌声透过春天的夜,传去老远。他们一遍又一遍不厌其煩地唱着,周边有个男人推开窗户骂骂咧咧地说,大半夜的喊啥喊呢,还让人睡不睡啊!

青年们扭着头站起来,拍拍屁股齐声朝窗户喊道,”我操你大爷!” 从男的背后又探出一个女的脑袋,”谁这么缺德,大半夜的,明天还要上班呢!” 几个人望着那窗户哈哈大笑,更加卖劲地唱起来。那扇窗户砰的一声关闭了。他们都笑弯了腰。路边的行人胆战心惊地从他们身边走过,他们朝他们的背影继续唱:”脚下的地在走,身边的水在流,可你却总是笑我,一无所有……为何你总笑个没够,为何我总要追求,难道在你面前,我永远是一所有……” 他们唱着唱着,有人开始号啕大哭起来,有人仰天长啸,大声骂娘。小加夹杂在其中倍觉尴尬,他不知他们怎么了。他从没见哥哥这么醉过,并能干出这么疯狂的事来。白天的杜渊已经消失了,顷刻之间转变成了一副怒不可遏的面孔。

最后小加费了九牛二虎之力,才将他弄回家。

父亲仿佛专门在等他们,客厅的烟雾弥漫,弥散着一股浓烈的酒精味。茶几上有几个空酒瓶,烟灰缸插着满满的烟屁股,看得小加心里一阵阵发憷。“我打了一晚上电话。” 小加从父亲的眼中看出了怨怒,只见他摇摇晃晃站起来,”今晚你们都干吗去了?” 说得却很轻,让小加很是诧异费解。他忙解释说,”哥喝多了,在路上我刚好碰上……”

蜷缩在沙发里的杜渊这会儿酒也渐渐醒了。他用小加递来的热毛巾擦了擦脸,打了一个长长的酒嗝。一双血红的眼睛瞪了瞪小加说:”怎么还不去睡?” 语气相当的不耐烦。父亲的火气又一点地被勾了起来,他腾地站起来指着杜渊说道,“你瞧瞧,你现在变成什么样子了,吊儿郎当的,没点上进心,你这样下去哪个姑娘敢要!”

哥哥借着酒劲同样不甘示弱,叉着腰吼道,“我怎么啦?她不跟我又能怎么啦?你有本事,给我套房啊,给我找份体面点的工作啊,你大半辈子的本事都去哪了,还有资格教训我?”

父亲站在那儿。脸被气得一会儿紫,一会儿绿。“你是我儿子,我教训不得了?你有本事当年就该考上好点的大学啊,靠父母,你以为谁家的父母都是当官的,你就这个命,怨得了谁?”

哥哥气吁吁地坐在沙发上,双手拢着头发说,“我没他妈怨谁!我怨我自己行不行!” 父亲的怒火一下子又窜高了三分,他冲到儿子跟前一把拽着他头发吼道,”你嘴巴给我放干净点,我是你大爷!”

哥哥一巴掌将父亲推翻在茶几上。玻璃果盘应声而碎。两人推搡在了一起,互不相让。小加想将两人拉开,被父亲一把推开,”我就不信邪收拾不了这兔崽子了!“

两人从客厅推搡到卧房,文进了厨房。一路乒乒乓乓,家里成了音乐厅。到底老了,杜渊手一松,杜怀民一个踉跄,差点栽倒,蹲在地上,气喘吁吁,大汗淋漓。小加走过来,冷冷地斜睨了哥哥一眼说: “你疯了!“

三人坐在客厅里,杜怀民大口喘气,杜渊默不作声地抽烟,小加小心翼翼地观察着他们的脸色。战炀一片狼藉,果盘里的西瓜子洒了一地,报刊杂志扔得满屋都是。寂静的夜,墙上的指针滴答滴答地走着,它不管不顾,当刚才的一切没发生过一样。母亲的微笑充满了嘲谑,在这样的氛围下,小加不知所措。三人都不说话,上面依稀有人夜里起来的脚步声,继而听见拉尿的声响。终于,杜怀民忍不住哭了起来。他的泪止不住地往外涌,哽咽着,一把把地擦着泪。

尷尬的小加听着父亲的哭泣声,头脑里的血腋一股股地往上冲,像要崩裂爆发出来。他不知自己此刻能干些什么,父亲弄得他不知所措。他望了哥哥一眼,杜渊依旧保持着刚才的那个坐姿,一动也没动,像个雕塑。他很想冲过去揍他一顿。

有几秒时间,他的大脑一片混沌。他看到墒壁上的萨达姆正缓缓地抽出腰间的佩剑,那傲慢姆的眼神与别致的胡须,一遍又一遍地在眼前晃动。啊,萨达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