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면도기 13
그는 집에서 혼자 저녁을 먹고 있었다. 샤오자는 어떤 날은 집에 와서 저녁을 먹었고 어떤 날은 학교 근처 분식집에서 밥을 사먹었다. 점심에 그는 절대 집에 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그리고 큰아들과 샤오류도 집에 있을 때만 시장에 가서 좀 더 재료를 사와 되도록 푸짐하게 저녁을 차리곤 했다. 아래층의 여자는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 그는 내내 귀를 쫑긋하고 있었지만 아래층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주룽국제호텔이라고 그랬지?’
한참을 생각한 뒤에야 두화이민은 그곳이 온천호텔이고 시내에서 꽤 멀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여자는 확실히 섹시한 용모의 소유자였다. 이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이유 없이 초조해졌다. 설거지를 마치고 그는 소파에 앉아 아무렇게나 채널을 돌려 텔레비전을 보았다. 사담 후세인이 지휘하는 이라크군이 연합군의 협공에 참패를 당했으며 최전선의 수많은 부대가 이미 무기를 버리고 미군에 투항했다. 그는 텔레비전을 끄고 건물 아래로 내려가 수위인 장張씨와 바둑을 두었다. 매일 장씨가 있는 곳에서는 바둑판이 벌어졌는데 퇴직한 노인네 몇 명이 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바람에 저녁 먹을 때나 돼야 겨우 낄 틈이 생겼다. 두화이민은 회화나무 아래 앉아 생각에 잠긴 채 계속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다 지켜보았다. 봄의 꽃가루가 바둑판 위에 내려앉았다. 그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튕기며 서툰 한 수를 놓았다.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고 비온 뒤의 저녁놀이 단지 안의 길 한쪽을 비췄다. 그는 눈앞의 불리한 판세를 뚫어지게 보다가 갑자기 짓궂게 노인을 보며 웃었다.
“제가 이기겠네요.”
노인은 한참을 열심히 훑어보고는 되풀이해 말했다.
“불가능해, 절대 불가능해.”
두화이민은 아예 자신의 퇴로를 끊고 위험한 한 수를 두었다. 만약 상대방이 잘 대응하지 못하면 궁지에서 반격을 가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였다. 노인은 놀라서 한참을 멍하니 보며 고민에 빠졌다. 두화이민이 좀이 쑤셔 몇 번을 재촉하는데도 죽은 듯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점차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과연 노인은 번들번들한 자기 뒤통수를 치면서 헤헤, 웃었다.
“죽기를 자초한 거로구먼.”
두화이민은 돌을 던져 패배를 인정하고 일어나서 자리를 떴다. 저물녘 단지에 난 길에는 봄의 기운이 은밀히 넘쳐흘렀다. 바야흐로 노란 회화나무꽃이 활짝 피는 시기였다. 그는 공기 속에 퍼진 맑은 향기를 주의 깊게 들이마셨다. 잠시 억제하기 힘든 충동이 솟구쳤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단지 내 약국에 들러 피임 용품을 달라고 했다. 아주 오래 못 써본 물건이었다. 계산하며 점원 아가씨와 마주했을 때 그는 조금 부끄러웠다.
그는 상자를 침대 옆 작은 캐비닛에 넣었다. 그러나 작은아들이 멋대로 뒤지다가 볼까 염려가 되어 다시 꺼내서 포장을 뜯고 이불 밑에 숨겼다. 그 일을 마치고 그는 불현듯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미국과 이라크가 서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싸우게 됐나 싶었다. 요즘 그는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때로는 계단만 올라가도 무릎이 풀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삼 년 전만 해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때는 저녁을 먹고 이따금 밖에 나가 탁구나 배드민턴을 하고 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꼼짝도 하기 싫었다. 어떤 때는 저녁 설거지도 하기 싫었다. 어느 새 텔레비전 시청만이 그의 유일한 오락거리가 되었다. 사실상 그는 화면을 보면서도 대부분의 시간은 멍하니 넋을 놓고 있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 팔팔한 젊은이들과 비교하면 그는 이미 기본적으로 딴 세상 사람이었다. 절반을 훌쩍 넘어 인생을 살았고 남은 인생에 관해서는 꿈꾸는 재미조차 잃고 말았다. 하지만 젊은 시절, 두화이민은 적극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이었다. 운명을 자기 손바닥 위에 놓고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휴대폰의 주소록을 열어 처음부터 끝까지 뒤져보았다. 뜻밖에도 문자로 아무 얘기나 나눌 만한 사람이 없었다. 오직 그녀만이 그를 설레게 했다.
두화이민은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 언제 집에 돌아오느냐고 물었다. 그 문자를 보낼 때 그는 별로 부적절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여자는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없었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갔다. 거실의 시곗바늘이 그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는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있다가 얼마 지나서 호주머니 속 휴대폰의 진동을 느끼고 벌떡 일어났다. 여자는 “내일.”이라고 말했다. 그 두 글자에 그는 가슴이 턱 막혔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또 문자를 보냈다.
“무슨 일을 하기에 늘 밤에 출근을 하나요?”
여자는 이번에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그는 호주머니 속 휴대폰에 진동이 온 줄 착각했고 결국 모욕감을 느꼈다. 여자는 그를 상대할 마음이 없는 게 확실했다. 그는 계속 문자를 보내고 싶었지만 끝내 전송 키를 누르지는 못 했다. 그렇게 여러 번 갈등하다 그는 신경질이 나서 고량주 한 병을 냉장고에서 꺼내 땅콩을 안주로 마시기 시작했다.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홍콩 갱 영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예쁘고 날씬한 여자가 조직 보스의 무릎 위에 앉아 허리를 꼬며 천천히 가죽 상의를 벌려 요염한 문신을 드러냈다.
“이 개씨발년 같으니!”
벽에 걸린 시계가 똑딱똑딱 가고 있었고 그는 왜 두 아들이 아직도 안 오는지 신경이 쓰였다. 그들이 안 와서 집안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그는 술을 홀짝홀짝 마시며 시계를 바라보았다. 다시 화가 조금씩 치밀어 올랐다. 뭔가가 가슴에 막힌 듯 짜증이 나서 그는 창가에 대고 몇 번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
飞利浦牌剃须刀 13
他一人在家里吃的晚饭。小加有时回家吃晚饭，有时就在学校旁边的小餐馆里吃。中午，他是铁定不回家吃饭的。只有大儿子和小柳也回家时，他才会去菜市场多买一些菜，晚饭尽量丰盛一些。楼下的女人似乎没回来，他凝神听了半晌，也没听见楼下任何声响。九龙国际宾馆，他凝神想了半晌，后来才想起那儿是个温泉洗浴中心，离城区很远……那女人长得也的确是风韵十足，想起这些，他突然莫名地烦躁。洗完碗，杜怀民坐在沙发上胡乱看了一会电视，萨达姆指挥的伊拉克军队正被联军夹击得溃不成军，许多前方阵地的兵团已经向美军缴械投降。他关了电视，下楼去找门卫老张下棋。每天老张那儿都摆棋局，几个退休的老头牢牢占据着地盘，只有晚饭时分才有些许的空隙。杜怀民坐在槐树下，若有所恩，从老张那儿走进走出的人，均一一落入他的眼里。春天的花粉飘落在棋盘上，他用手指弹了弹，下了一着臭棋。天色渐渐弥合，雨后的晚霞残照，映着小区的半边街道。他盯着全面处于下风的棋局。突然坏坏地望着老头笑了笑，”我要赢了” 老头认真地端详良久，连连说，”不可能，绝对不可能嘛。” 杜不民于是来了一个釜底抽薪，索性断了自己的后路，下了一招险棋。这招棋，如果对方没想到，绝地反击则能救他于水火之中。老头呆呆地观想半日，一时还真被镇住了。杜怀民不耐烦地催促了他几次，老头一番岿然不动的神态，像坐化了一般，杜怀民心里愈发冰凉。老头果然一拍光溜的后脑勺，嘿嘿笑起来，”你不是自寻死路嘛。“杜怀民丢掉手中的棋子认输，抽屁股走人。小区傍晚的街道，春意暗涌，正是黄槐盛开的时节。杜怀民用心地吸附着空气里散发而来的清香，一时心中涌出难以抑制的冲动。他快步走到小区的药店，要了一盒计生用品。他许久没用这东西了，结账面对收银的小姑娘时，竟有些不好意思。
他将盒子藏在床边的小柜子里。又担心小儿子乱翻发现，于是干脆撕开包装，压在被子底下。做完这些，他突然感到很荒谬。他又想，美国和伊拉克隔得那么远，井水不犯河水的，怎么也打上了。
近来他觉得自己越来越没劲了，有时爬楼梯，膝盖处便酥软无力，心跳有些加快。两三年前，从没这回事。那时杜怀民晚饭后，还偶尔出去打会乒乓或羽毛球。现在他懒得动了，放下筷子有时连碗都懒得洗。看电视已成为他唯一的休闲娱乐活动。事实上，他盯着荧幕，大多数时间也是在走神发呆。电视里那些生龙活虎的小年轻，和他已基本不是同一个世界的人。他走完了人生的大半路程，剩下的这一截，连幻想的乐趣都没了。年轻时，杜怀民倒是一个积极乐观的人，以为命运掌控在自己手心，捏一下，它就乖了。他翻开手机里的通讯录，从开始翻到最后一个人，竟然没找到一个能发短信胡乱聊聊天的人。只有她，才让他心动了一下。
他发了一条短信，问她什么时候回来。这条短信，刚发时，他心里感觉是稳妥而恰当的。但是女人许久也不见回复。时间一点一滴地流逝，客厅的钟表的指针让他感到心烦意乱。他躺在沙发上，闭着眼睛，也不知过了多久，一个哆嗦站了起来，裤兜里的手机震动响起，女人说，”明无。” 简短的几个字，堵得他心慌。他不知该不该再继续下去，掂量许久，他又发了一条，”你做什么工作啊，怎么老夜里上班?”
这会儿，她再也没回复过来。有一阵儿，他老觉得裤兜里的手机在震动。让他感到热脸蹭到了冷屁股。很明显，对方没心思搭理他。他想继续再发，終于没敢摁确认键。如此纠结几番，他更感无聊，打开冰箱开了一瓶红星小二，就着酒鬼花生喝起闷酒来。那电视屏幕上正上演着香港警匪片，婀娜多姿的女子坐在黑老大的腿上，摇晃着腰肢，渐渐地拉开紧身皮衣，露出一朵妖艳的刺 青……
“好屄都给狗日了!”
墻上的钟滴答滴答地走着，他思忖着儿子今晚怎么还不回来。他们不回来，家里就冷寂无声。他抿着小酒，望着墻上的时钟，气渐渐地又上来了。有个东西堵得他心烦，他想站在窗口大声呐喊几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