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슈화余秀華-당신은 내 가려진 부분을 못 봤어요你沒有看見我被隱蔽的部分

위슈화, <당신은 내 가려진 부분을 못 봤어요>

봄에 나는 꽃과 불꽃과 낭떠러지의 나무갓을 치켜들었지만
빗속에서 적막한 고함소리가 여전히 둔기처럼 저물녘의 구름을 두드렸어요 
결국 사랑에 못 닿은 채 빠져들고 말았죠. 당신의 이름은 내게 물어 뜯겨 피가 났지만
어둠의 봉인은 열리지 않았어요

그 가벼운 부분들이 나를 멈추게 했어요, 미인초와 검은 나비와 물에 비친 그림자가
나는 당신과 당신들에게 말했죠, 안녕하냐고, 내 허리 숙인 사랑을 받아달라고
하지만 나는 미혹되지 않았어요, 여태 단 한 번도
강줄기처럼, 가장 깊은 밤에도 내일 가야할 방향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마지막에 나는 또 나를 용서하지 못했고 당신은 고스란히 남겨뒀죠
그 가상들을 당신은 모르는 편이 나아요
속세의 먼지도 조금은 있어야 덮어 가려줄 수 있죠
온통 피투성이여도 아직 환한 사랑을 빛내는 한 여자를

你没有看见我被隐蔽的部分

春天的时候,我举出花朵,火焰,悬崖上的树冠
但是雨里依然有寂寞的呼声,钝器般捶打在向晚的云朵
总是来不及爱,就已经深陷。你的名字被我咬出血
却没有打开幽暗的封印

那些轻省的部分让我停留:美人蕉,黑蝴蝶,水里的倒影
我说:你好,你们好。请接受我躬身一鞠的爱
但是我一直没有被迷惑,从来没有
如同河流,在最深的夜里也知道明天的去向

但是最后我依旧无法原谅自己,把你保留得如此完整
那些假象你还是不知道的好啊
需要多少人间灰尘才能掩盖住一个女子
血肉模糊却依然发出光芒的情意

사진 출처 潮河边人博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