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화의-맹호연孟浩然 맹호연에게 주노라贈孟浩然, 아침에 어포담을 떠나며早發漁浦潭

맹호연에게 주노라贈孟浩然/맹호연孟浩然

吾愛孟夫子, 나는 맹 선생을 사랑하니
風流天下聞. 그 풍류 천하에 이름났도다.
紅顔棄軒冕, 젊은 나이에 벼슬길 버리고
白首卧松雲. 흰머리에 구름 낀 솔밭에 누웠다.
醉月頻中聖, 달에 취해 술 자주 마시고
迷花不事君. 꽃에 홀려 임금 섬기지 않았다.
高山安可仰, 높은 산 어찌 우러러 보겠는가?
徒此揖清芬. 다만 맑은 향기 앞에 고개 숙일 뿐.

아침에 어포담을 떠나며早發漁浦潭/맹호연孟浩

東旭早光芒, 동녘의 태양 이른 빛을 발하고
渚禽已驚聒. 물가의 새들 놀라 시끄럽다.
卧聞漁浦口, 어포 포구에서 누워 듣노니
橈聲暗相拔. 노 젖는 소리가 어둠 속 물을 가른다.
日出氣象分, 해 나와 만상이 분명해지자
始知江路闊. 비로소 물길 넓어진 줄 알겠다.
美人常晏起, 미인은 늘 늦게 일어나서
照影弄流沫. 그림자 비추며 물보라 일으킨다.
飮水畏驚猿, 물 먹던 원숭이는 깜짝 놀라고
祭魚時見獺. 물고기 늘어놓는 수달 자주 본다.
舟行自無悶, 배 타고 가니 저절로 근심 없어지고
况値晴景豁. 하물며 탁 트인 맑은 경치 만남에랴.

[해제]

맹호연은 39세 때 진사시험에 응시했으나 낙제한 뒤부터 둔세만유(遁世漫遊)의 생활을 지속했다. 이 시는 42세 때 그가 배를 타고 회계(會稽)로 가던 도중에 지은 시다.

동쪽의 태양이 떠올라 대지를 비추자 강가 모래밭에 깃들었던 새들은 노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에 놀라 날아간다. 작은 배안에 누웠던 시인은 둥근 해가 떠오르자 물길이 넓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항상 늦게 일어나는 미인은 이때 강가에 나와 자신을 비추는 물속에서 세수한다. 산에서 내려와 물을 마시던 원숭이도 놀라고 장난기 있는 수달은 제사는 지내는 것처럼 물가에서 잡은 물고기를 사방에 진열해놓았다. 이를 ‘어제(漁祭)’, 혹은 ‘달제(獺祭)’라고 한다. 이처럼 배를 타고 이르는 곳마다 볼거리가 달라지고 많아서 시인은 근심 걱정이 전혀 없다. 게다가 배가 나아가기에 날씨까지 맑고 개인데다가 전경까지 확 트여 있으니 시인이 만유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어포담은 절강성 소산시(蕭山市) 의교진(義橋鎭)에 있으며 포양강(浦陽江), 전당강(錢塘江), 부춘강(富春江) 등 세 강이 합류하는 곳 동쪽에 있다. 남조 사령운(謝靈運)의 <부춘강 모래섬(富春渚)>에 “밤에 어포담을 건너 이튿날 새벽에 부춘성에 이른다.(宵濟漁浦潭, 旦及富春郭.)”는 시구가 있는데 ≪오군기(吳郡記)≫에는 “부춘에서 동쪽으로 30리쯤에 어포가 있다.(富春東三十裏有漁浦.)”고 하였다. 이곳은 수륙교통의 요충지이고 경치가 수려하여 절동(浙東) 당시 로드(唐詩之路)의 기점 가운데 하나다. 절동 당시 로드는 고성 소흥(紹興)에서 출발하여 경호(鏡湖), 조아강(曹娥江), 명계(名溪), 신창(新昌)의 옥강(沃江), 천모(天姥)를 거쳐 마지막으로 천태산(天台山) 석량비폭(石梁飛瀑)에 이르기까지 약 200킬로미터에 달한다. 역대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이 길을 지나다니며 주옥같은 작품을 많이 남겨놓았는데, 이 노선을 ‘절강 당시 로드(浙江唐詩之路)’라 부른다.

의교진에서는 2008년부터 어포문화제를 거행하고 있다. (사진 출처 m.sohu.com )

오언고시 상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