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화의-상건常建 한재에서 병이 나 약을 복용하고 산의 객사에 이르러 호정에 잠시 머물며 2수閑齋臥病行藥至山館稍次湖亭二首

한재에서 병이 나 약을 복용하고 산의 객사에 이르러 호정에 잠시 머물며 2수閑齋臥病行藥至山館稍次湖亭二首/상건常建

(2)

行藥至石壁, 약 복용하고 석벽에 이르니
東風變萌芽. 봄바람에 싹이 텄도다.
主人門外綠,주인의 문밖은 푸른데
小隱湖中花. 호수에 연꽃이 살짝 숨었도다.
時物堪獨往,시절의 물상은 홀로 지나가고
春帆宜别家. 봄 배 보니 집과 이별해야 할 듯.
辭君向滄海,그대와 작별하여 창해로 향하고
爛熳從天涯. 멋대로 하늘 끝을 따른다.

[해제]

행약(行藥)은 도를 배우는 사람이 오석산(五石散)을 복용하고 약 기운이 내려가라고 거니는 것을 말한다. 오석산을 복용하면 몸에서 열이 나 찬 음식과 찬 음료를 마시기 때문에 한식산(寒食散)이라 부르기도 한다. 위진남북조 때 가장 성행했으며 초당, 성당 때까지도 유행했던 풍습이다. 두보의 시 <바람 빠른 배안에서 베게에 엎드려 마음을 적노라(風疾舟中伏枕書懷)>에 ‘약을 복용해도 병은 더 심하다(行藥病涔涔)’란 시구가 있다.

상건은 과거에 급제하고 한차례 우이현위(盱眙縣尉)를 지냈을 뿐 평생 벼슬길이 순탄하지 못해 산수를 유람하며 지냈고 나중엔 악저(鄂渚)의 서산에서 은거했다. 이 시도 은거할 때 지었다.

오언고시 상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