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오두막집에 적노라題農父廬舍/당唐 구위邱爲
東風何時至? 봄바람 언제 불어왔는지?
已綠湖上山. 이미 호수 위의 산을 푸르게 물들였다.
湖上春既早, 호숫가에 봄이 벌써 왔으니
田家日不閑. 농민은 날마다 바쁘구나.
溝塍流水處, 봇도랑과 밭두둑에 흐르는 물 대고
耒耜平蕪間. 잡초 무성한 들판 쟁기질하여 고른다.
薄暮飯牛罷, 날 저물자 소꼴을 먹이곤
歸來還閉關. 돌아와 비로소 빗장 거노라.
[해제]
이 시의 소제는 농부의 오두막집이나 내용은 이와 달리 봄갈이를 앞두고 바쁜 농민의 생활을 그렸다. 봄바람이 불어 호숫가의 산야를 파랗게 물들이자, 농민들은 바삐 봄갈이를 준비한다. 밭도랑에 흐르는 물을 대고 일소의 쟁기에 보습을 채워 잡초로 우거진 들판의 흙을 고르고 쟁기질이 끝나면, 일소에 꼴을 주는 것으로 하루 종일 바빴던 일과를 마감한다. 목가풍의 전원시라고 하겠다.
이 시의 저자 구위(邱爲)는 성당 시기 전원산수시파의 한 사람으로 96세까지 장수했는데, 당대 문인 가운데 가장 오래 산 시인이라고 한다.
오언고시 상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