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중에 위허챠오御河橋를 지나다

머우충췬缪崇群(1907∼1945년)]
머우충췬은 필명이 쭝이终一이며, 쟝쑤江苏 류허六合 사람이다. 일찍이 일본에 유학을 한 적이 있으며, 1929년부터 산문 창작을 시작했다. 내용은 대부분 소년 시절의 생활을 회고하거나 일본에서의 경험을 서술한 것이었다. 1931년 귀국한 뒤 후난 성湖南省에서 잡지 편집에 종사했고, 1933년에는 산문집 『희로집晞露集』을 출간했다. 1935년에는 상하이에서 창작에 전념했는데, 정밀하고 담담한 필치로 자신의 적막한 심정을 토로한 글들을 주로 썼다. 중일전쟁 이후에는 윈난雲南과 광시廣西, 쓰촨四川 등지를 전전하며 생계를 위해 서점의 편역編譯 일 등을 하면서 지냈다. 그는 평생 곤궁하게 살다가 막 인생의 꽃을 피워볼 나이인 38세에 충칭重庆의 베이안쟝쑤의원北暗江苏医院에서 갑자기 병사했다.

나는 노년의 장사꾼처럼 무슨 이록利祿에 마음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강호를 떠돌아다니는 장돌뱅이라고나 할까. 이제 이 오래 묵은 도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오래전에 나는 햇빛 찬란한 백주대낮을 두려워하고 끝없는 어둠을 가장 좋아했다. 어둠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내 씁쓸한 눈을 부릅뜰 힘이 생기는 듯하다.

하지만 이 오래 묵은 도성에 넘쳐나는 것이라곤 바람에 불어 날리는 모래와 먼지 그리고 검은 연기다!

이 밤 나는 갑자기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청신한 연꽃 바람을 맞았다. 그것으로 인해 내 온몸이, 온몸을 뒤덮고 있는 모든 모공들이 싸늘해졌다. 나는 발 앞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등이 굽은 인력거꾼을 보고 있다. 그는 필사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동시에 나는 점점 더 높아가는 돌다리 난간도 보았다.

‘진아오金鰲’라는 패방이 배후에 숨겨져 있고, ‘위둥玉蝀’이라는 패방이 눈앞에 우뚝 서 있다. 왼쪽은 거무스레하고, 오른쪽도 거무스레한데, 거무스레한 도시의 남북의 해海!

위허챠오(진아오위둥챠오)

저 등불, 저 악몽의 흐릿한 눈; 저 거꾸로 선 그림자, 길고 긴 청량한 콧물이 걸려 있다.

밤은 그늘에서 홀로 흐느끼고, 무늬물대는 있는가? 오히려 거기서 몰래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위둥의 패방 역시 배후에 숨어 있다.

보물이 수장되어 있는 퇀청團城은 지금은 빗장을 지르지 않은 채 문이 닫혀 있고, 보물은 아마도 일찍이 해마다 불어오는 서풍에 날아가고, 몰래 문틈으로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퇀청

저 노년의 장사꾼, 저 강호의 장돌뱅이는 지금 보따리도 하나 없이 그저 병든 노구만 삐걱대는 인력거 위에 허망하게 실려 있다.

인력거도 한 대뿐. 다시 조심스럽게 휑한 삼좌문三座門을 통과했다.

1932년 9월 8일 밤

(『건강한 사람에게 부침寄健康人』, 상하이양우도서인쇄공사上海良友圖書印刷公司, 1932년 11월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