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39 진중미陳仲美 화형호盉形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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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호의 재질은 자니조사紫泥調砂1)로 호방하고 질박하며 예스럽다. 작가는 옛 청동기 가운데 술을 데우는데 사용한 주전자 모양의 화盉의 형태에 몸통을 세 조각의 꽃잎으로 삼등분하여 아래쪽 두둑한 부분에는 납작하고 둥근 다리를 우뚝 솟게 만들었고 물대와 손잡이는 서로 일맥상통하게 하여 약간의 고졸한 맛을 살렸다. 이 차호와 서우천의 방고화형삼족호는 언뜻 보면 비슷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대, 뚜껑, 꼭지 등이 모두 다르다. 호 바닥에는 해서체로 “진중미陳仲美”라고 새겨져 있다.

진중미陳仲美는 명明 만력萬曆 연간에서 청清 순치順治 연간까지 생존했던 저명한 도예가로 원적은 장시江西 우위안婺源이다. 후에 명성을 좇아 장쑤江蘇 이싱宜興으로 이주하여 자사 도예에 전념했다. 주고기周高起의 《양선명호계陽羨茗壺系》에는 그의 전기가 있는데 징더전景德鎭에는 요업窯業에 종사하는 이가 많아 이름을 날리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싱宜興으로 와서 차호를 만들었다고 적고 있다. “자사토를 잘 배합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여러 기물을 만들었으나好配壺土, 意造諸玩” 안타깝게도 “기력이 다해 일찍 수명을 다하고 말았다心思殫竭, 以夭天年.” 중년에 세상을 뜨니 고작 34세의 나이였다.

이 차호는 현지 홍콩중문대학문물관香港中文大學文物館이 소장하고 있다.

  1. 조사調砂는 주로 자사 가운데 단니團泥를 800도 정도로 구워 이를 잘게 부순 후 그것을 자니와 섞은 것이다. 이렇게 다른 니료와 섞을 용도로 구운 것을 숙사熟砂라 하는데 이렇게 자사 니료에 숙사를 섞는 경우 가소성可塑性이 좋아질 뿐 아니라 소성 시 기물이 터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차호의 입자감 있는 피부 질감을 표현하기에도 좋고 다양한 색깔을 내기에도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