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38 진중미陳仲美 속죽시원호束竹柴圓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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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호의 조형은 한 묶음의 대나무 장작을 본뜬 것으로 재질은 단니團泥이며 미황색米黃色을 띠고 있다. 자사 입자가 은은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생활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오랜 시간 비바람에 노출된 대나무를 모티브로 차호를 만들었는데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정교하게 표현하였다. 물대 또한 대나무 가지로 표현했고 손잡이 역시 구부려진 대나무 가지 형상으로 만들었다. 소박한 느낌 가운데 우아함이 있고, 사실적이며 눈을 즐겁게 한다. 이 차호는 진중미陳仲美의 걸작 가운데 하나이다.

진중미는 이싱에서 오로지 자사 관련 일에 종사한 인물이다. 자기瓷器의 조각 예술을 자사 차호 예술에 절묘하게 결합시켜 자연형 기물에 새로운 풍격을 만들어 냈다. 또한 그는 차호에 칼로 서명을 새기거나 인장을 찍는 것을 함께 사용한 고수이기도 하였다. 호 바닥에는 “만력 계유년 진중미 만듦萬曆癸酉陳仲美作”이라고 해서체 서명이 새겨져 있다. 계유년은 서기 1613년이다.

진중미는 원래 장시江西 징더전景德鎭에서 자기를 만드는 고수였다. 후에 이싱으로 이주하여 오로지 자사호와 향합, 꽂으로 장식한 찻잔花杯, 사자 모양 화로狻猊爐, 앵무새조개 모양의 찻잔鸚鵡杯의 기물을 만들었다. 여러 차례 파내고 새겨 조각하는 것이 진중미가 만든 기물의 가장 큰 특징이다. 《양선명호계陽羨茗壺系》에서는 진중미의 작품을 ‘신품神品’이라 하였다.

이 차호는 현재 홍콩다구문물관香港茶具文物館이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