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36 심군용沈君用 이식호梨式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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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호의 형태는 배梨 모양으로 몹시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수직 원뿔 형태의 짧은 물대, 삿갓 모양의 구슬 꼭지, 손잡이는 뒤집혀 위쪽을 향해 굽었다. 자루 모양의 바닥은 둥글고 고상한 맛이 있다. 절개누름뚜껑壓截蓋과 몸통은 자연스레 어울려 하나를 이루고 있다. 굵은 사질이 많은 홍니를 사용하여 차호의 표면이 배 껍질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세심하게 만들었다. 호 바닥에는 “대명 천계 연간 군용이 만들다大明天啓君用製”라는 해서체 서명이 있다.

기록에 따르면 심사량沈士良의 자는 군용君用으로 만력에서 숭정 연간(1602~1644)에 살았던 인물이다. 《양선명호계陽羨茗壺系》에서는 그와 진중미陳仲美의 작품을 신품神品이라 칭찬하고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유명하여 사람들은 그를 심다소沈多梳1)라고 부르며 그의 차호가 기능적으로 진중미를 따랐다고 하였다. 그러나 심사량의 호는 아름답고 세밀하여 호의 형식상 구정춘歐正春 일파와 비슷하다. 그가 만든 차호는 일정한 규칙과 표준을 따르지 않았는데도 뚜껑과 호의 입은 사개맞춤처럼 딱 들어맞았고 아주 작은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자사토를 배합할 때에도 그 색이 자연스럽게 섞였고 쇠와 돌처럼 단단하였으며 그 기술이 교묘하고 정교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을 신품이라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안타깝게도 지나치게 과로한 탓에 1644년 이른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1. 이 당시 아이들은 늘어뜨려 묶는 형태垂髻의 머리를 하고 있어 이를 다소多梳라 하였다. 굳이 우리말로 하면 심댕기(?) 정도 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