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35 진신경陳信卿 원각방호圓角方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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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모서리를 한 사각의 형태로 재질은 자니紫泥 조사調砂이며 몸체는 얇고 균일하다. 몸체의 어깨부분은 비교적 넓고 아래로 갈수록 점차 좁아지며 밑으로 네 귀퉁이의 꺾임다리로 이어진다. 몸통의 네 면에는 장식용 공간開光이 있으나 아무 장식도 없으며 활모양의 돔 형태로 약간 돌출되어 있는데 윤기있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뚜껑에는 네 조각 감꼭지 모양의 부조가 있고 뚜껑꼭지는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으로 만들었으며 손잡이와 물대 역시 다소 사각의 형태를 띠고 있어 몸통과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꾸밈이 없어 기하형 자사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닥에는 “취죽헌 신경翠竹軒信卿”이라는 해서체 서명이 새겨져 있다.

진신경陳信卿은 만력 10년에서 숭정 14년(1582~1641) 까지 생존한 인물로 이싱宜興 촨부진川埠鎭 상위안촌上袁村 사람이다. 당시 시대빈과 이중방의 작품을 잘 모방하기로 유명했다. 그의 작품은 매우 아름답지만 부족한 면이 조금 있다. 《양선명도록陽羨名陶錄》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진신경은 그 당시 시중에 보이는 시대빈과 이중방의 여러 기물을 모방하였는데 우맹이 손숙오를 흉내낸 듯 진품과 똑같이 보이려고 하였다. 이런 까닭에 그는 진용경陳用卿의 일족은 아니다. 그 작품은 비록 다소 부족한 면이 있으나 힘있고 깔끔하였으며 매우 고상한 맛이 있었다. 그의 용모는 초라했고 성격은 경솔하였는데 스스로 허풍이 심하고 술을 매우 좋아하였다. 부귀영화를 쫓으며 빈둥거리기 일쑤였는데 한 뜻으로 기예를 완성하려고 하지 않고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며 차호를 만들게 하여 서명만 고쳐내었을 뿐이다. 마음 씀씀이가 상스러워져 다시는 위성가渭城歌와 같은 시대빈의 작품을 따라하지 못했다. 陳信卿,仿時、李諸傳器,具有優孟叔敖之肖,故非用卿族。品其所作,雖豊美遜之,而堅瘦工整,雅自不群。貌寢意率,自夸洪飮,惟徵逐貴游閑,不務壹志盡技,多伺弟子造成,修削署款而已。所謂心計轉粗,不復唱渭城時也。”

이로써 그의 작품 가운데 상당수가 그의 학생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명대 주고기周高起가 쓴 《양선명호계陽羨茗壺系》에서는 그의 작품을 <아류雅流>에 넣어 “힘있고 깔끔하여 매우 고상한 맛이 있다.堅瘦工整,雅自不群”이라고 평가하였다.

이 차호는 현재 홍콩 중문대학문물관이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