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23 시대빈時大彬 감람호橄欖壺

23ganlan3

이 호의 형태는 감람으로 돈후하고 소박하며 고풍스럽다. 순전히 조형만으로 뛰어난 평가를 받는 대표 작품이다. 몸통은 풍만하고, 감람의 형태를 간결한 선으로 드러내었다. 짧은 부리, 위로 솟은 동그라미에 아래로 늘어진 귀의 모습을 한 손잡이는 웅혼하고 당당한 기세를 보여준다. 목 부분과 호 입의 선은 한 몸으로 녹아들었다.

뚜껑은 경미한 아치형으로 세 개의 오목한 선으로 이루어졌으며 꼭지는 구슬모양으로 평평하고 우아한 차호 상단에 올려져 있다. 정성을 다해 뚜껑을 깎아 평평한 가운데 기이함을 구했으니 많은 이들은 이러한 빼어난 장식에 경탄하고 탄복한다. 테두리가 있는 바닥圈足으로 단정하고 안정되어 있다.

차호의 태토가 되는 자사의 재질은 어두운 홍색이 나타나는 자갈색으로 자사의 과립이 숨은 듯 드러나고 있다. 비교적 높은 온도에 충분히 구워 피부결이 부드럽고 매끄러우면서도 견고하고 아름다워 “자사는 굵고 재질은 질박하고 피부결은 고르며砂粗質古肌理勻”, “은빛의 석영 알갱이가 반짝거리는銀砂閃點”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제작 기교는 매우 정밀하며 호의 두께가 비교적 얇은 박태薄胎로 손의 쥔 느낌은 매우 경쾌하다. 작품의 풍격은 고결하고 우아하며 소박하고 수수하다.

호 바닥에는 “경술년 겨울 시대빈 만들다庚戍冬月, 時大彬製” 라는 여덟 글자가 해서체로 각인되어 있다. 당시 사람들이 “탁자에 차호 하나만 놓아도 심원한 생각이 절로 나니 이전과 이후의 명가들이 결코 견줄 수 없다几案陳一具, 生人閑遠之思, 前後諸名家並不能及”라고 하였으니 자사호의 역사 가운데 얼마나 사람들이 시대빈을 흠모하였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