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대소설 서발문中國古代小說序跋文《류설 類說》서序

《류설 類說》서序

쩡짜오曾慥[1]

【原文】

小道可觀,聖人之訓也。余喬寓銀峰[2],居多暇日,因集百家之說,采摭事實,編纂成書,分五十卷,名日《類說》。可以資治體,助名敎,供談笑,廣見聞,如嗜常珍[3],不廢異饌[4],下筋之處[5],水陸具陳矣。覽者其詳擇焉。

紹興六年四月望日溫陵曾慥引[6]

【우리말 옮김】

  사소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거기에는 반드시 볼 만한 것이 있다는 것은 성인의 가르침이다. 내가 인펑銀峰이라는 곳에 머물면서 여러 날을 한가롭게 지내며, 백가百家의 설을 모아 그 가운데 사실적인 이야기를 가려 뽑은 뒤 그것을 편찬하여 책을 만들어냈으되, 50권으로 나누고 《류설類說》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것으로 통치의 요체를 제공하고, 명분과 교화에 도움을 주며,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고, 견문을 넓혀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일반적인 음식을 즐기면서도 특이한 요리를 마다하지 않고, 젓가락을 드는 곳에 물과 뭍의 음식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 것과 같으니, 독자가 그 상세한 사정을 그 안에서 가려야만 할 것이다.

  소흥紹興 6년 4월 15일 원링溫陵 쩡짜오가 서序하다.

【해설】

  북송北宋 초년에, 조정에서는 많은 힘을 기울여 345종의 야사野史를 채록해 “소설가의 심연深淵과 대해大海”라 할 수 있는 《태평광기太平廣記》를 만들었다. 이것으로 당시 사람들이 점차 소설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 의의를 중시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태평광기》는 단지 황제가 “고금古今을 살피기鑑照今古” 위해 만들어진 저작이었기에, 일반 사람들은 이 책을 구해 볼 수 없었다.

  이에 반해 쩡짜오의 《류설》은 개인의 저술로 일반 백성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는 이 서序에서 소설의 사회적인 효용을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측면에서 개괄하였다. 그것은 곧 “통치의 요체를 제공하고, 명분과 교화에 도움을 주며,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고, 견문을 넓혀준다資治體, 助名敎, 供談笑, 廣見聞”는 것이다. 그가 정리한 소설의 사회적 기능은 비록 그 뿌리를 “성인의 가르침聖人之訓”에 두긴 했지만, 비교적 전면적인 차원에서 개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쩡짜오의 생각은 이후의 문인들에게서도 찾아보기 힘든 귀한 견해라 하겠다.

【주석】

 [1] 쩡짜오曾慥의 자는 돤바이端伯이고, 남송南宋 진쟝(晉江; 오늘날의 푸졘福建에 속함) 사람이다. 관직은 상서랑尙書郞에 이르렀으며, 저서가 대단히 많다. 《류설類說》은 소설총집으로 소흥紹興 6년(서기 1136년)에 이루어졌는데, 모두 60권이다. 249종의 소설집 가운데에서 선록했으며, 그 취재의 범위가 대단히 넓다. 그 가운데 적지 않은 작품이 송대 이후에 이미 산실되었으나, 본서에서 그 대략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비슷한 유형의 책 중에서 비교적 중요한 편저이다.

 [2] 인펑銀峰 : 현재 저쟝 성浙江省에 속한 지명이다.

 [3] 상진常珍 : 일반적인 음식을 가리킨다.

 [4] 이찬異饌 : 특이한 요리를 말한다.

 [5] 하근下筋 : 하조下莇의 오자誤字이다. 하조下莇는 ‘젓가락을 든다下箸、下筷’는 의미다.

[6] 소흥紹興 : 송 고종 자오거우趙構의 연호이다. 소흥 6년은 곧 서기 1136년이다.
원링溫陵은 지금의 푸졘 성福建省 취안저우泉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