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대소설 서발문中國古代小說序跋文 《사소아전謝小娥傳》

《사소아전謝小娥傳》

리궁쭤李公佐[1]

【原文】

君子曰:”誓志不舍,復父夫之仇 節也。佣保雜處,不知女人 貞也。女子之行,唯貞與節終始全之而已。如小娥,足以儆天下逆道亂常之心[2],足以觀天下貞夫孝婦之節。” 余備詳前事,發明隱文,暗與冥會[3],符于人心。知善不錄,非《春秋》之義也[4],故作傳以旌美之[5]

【우리말 옮김】

  어떤 군자君子는 이렇게 말했다.

  “한번 맹세한 뜻을 버리지 않고 아버지와 남편의 원수를 갚은 것은 ‘절節’이요, 아무데서나 품을 팔면서도 여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한 것은 ‘정貞’이다. 여자의 행실이란 오직 ‘정貞’과 ‘절節’을 끝까지 보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샤오어小娥의 경우는 세상 사람들이 도의를 거스르고 오상五常[6]을 어지럽히는 마음을 갖는 데 하나의 경계가 될 만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남편을 위해 정절을 바치고 어버이를 위해 효도하는 등, 절개 있는 행위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내가 앞의 일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 보건대, 수수께끼의 문자를 알아낸 것은 암암리에 신명神明과 통하여 사람의 마음에 부합되었던 것이다. 사람의 선행을 알고 있으면서 기록하지 않는 것은 《춘추春秋》의 뜻이 아니기에, 이에 전傳을 지어 이를 찬미하노라.

【해설】

  당대唐代의 전기는 그 연원이 지괴에 있으나 모두 그런 것은 아니며, 지괴와 같은 시기에 창작되었던 志人을 계승한 것도 있다. 이를테면, 리궁쭤李公佐의 《사소아전》 같은 것은 ‘사실을 기록한 것記實’에 가까우니, 작자는 ‘《춘추》의 뜻春秋之義”에 근거하여, “전을 지어 이를 찬미作傳以旌美之”하고자 했던 것이다. 또 바이싱졘白行簡의 《리와전李娃傳》 역시 “절개가 뛰어난節行瑰奇” 창안長安의 한 기녀를 전술傳述한 것이었으니, 당시 수많은 작자들이 자신들의 작품이 ’실제인물의 실제 이야기眞人眞事‘만을 기록하였다는 사실을 드러내 밝혔다. 그런 까닭에 작자가 전을 짓는 과정에서 종종 묘사의 대상에 대해 자신들이 품고 있는 감정이 표출하면서 “어찌 탄식하지 않으리오!焉得不爲之歎息哉”(《리와전李娃傳》)라는 등의 감개를 표출하고자 했던 것이다. 결국 이러한 인물들을 전록傳錄하는 의도는 이들의 행위를 “찬미하거나旌美” 권계勸戒로 삼기 위한 데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그들의 작품은 과거의 지인志人과도 달랐고, 역사학자들의 실록實錄과도 구별되는 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석】

[1]  리궁쭤李公佐(약 770-850년)는 자字가 좐멍顓蒙이고 룽시隴西(지금의 간쑤 성甘肅省에 속함) 사람이다. 진사進士에 천거되었다. 원화元和 연간에는 강서종사江西從事의 관직을 맡았으며 회창會昌 연간 초에는 양부록사참군揚府錄事參軍이 되었다. 대중大中 연간에는 “그릇되게 권신을 가까이 하였기에曲附權臣” 두 관직을 빼앗겼다. 평생 동안 괴이한 이야기를 채집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지금 전하는 전기傳奇는 네 편인데 《남가태수전南柯太守傳》、《사소아전謝小娥傳》、《여강풍온전廬江馮媼傳》、《고악독경古岳瀆經》이 그것이다. 《사소아전》은 그 내용이 셰샤오어의 아버지와 남편이 장삿길을 나섰다가 도적에게 살해당하자 셰샤오어가 복수를 위하여 남장을 하고 사방각지에서 품을 팔다가 마침내는 원수를 찾는다는 것이다. 복수를 한 뒤에는 출가하여 비구니가 된다. 이 이야기는 ‘사실을 기록한 것記實’에 가까웠기에, 《신당서新唐書》<열녀전列女傳>에 수록되었다.

[2]  경儆 : ‘경계한다’는 의미이다.

[3]  명冥 : 사람이 죽은 뒤에 거하는 곳을 말한다.

    암여명회暗與冥會 : 《사소아전》에서 셰샤오어의 아버지와 남편이 죽은 뒤 꿈에 나타나 수수께끼로 원수의 성명을 가르쳐주었다는 것을 말한다.

[4]  춘추지의《春秋》之義 : 고대에 쿵쯔孔子가 《춘추春秋》를 엮을 때, “글로 쓸 만한 것이면 쓰고, 삭제할 만한 것이면 삭제한다筆則筆, 削則削(《사기史記》<공자세가孔子世家>)”고 하였고, “한 글자로 포폄을 한다以一字爲褒貶”(두위杜預,<좌전서左傳序>)고 하였는데, 이른바 “말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큰 뜻을 담고 있다는微言大義” (《한서漢書》<예문지藝文志>)는 것을 가리킨다.

[5]  정미旌美 : ‘드러내어 빛내다’, ‘찬미하다’의 뜻이다.

[6]  오상五常 : 부의父義, 모친母慈, 형우兄友, 제공弟恭, 자효子孝 등 다섯 가지의 윤리 도덕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