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대소설 서발문中國古代小說序跋文 – 신론新論

신론新論

환탄桓譚1)

【原文】

若其小說家,合叢殘小語2),近取譬論3),以作短書4),治身理家,有可觀之辭。

【우리말 옮김】

소설가와 같은 무리들은 자질구레하고 짧은 말들을 모아, 가까운 것에서 비유적인 표현을 취해 짧은 글을 만들었으니, 자기 한 몸을 수양하고 집안을 건사하는 데 볼 만한 말이 있었다.

【해설】

중국 고대 문헌에서 ‘소설小說’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장자莊子』「외물外物」 편이다.

“하찮은 의견을 치장하여 높은 명성과 훌륭한 명예를 얻으려 한다면, 그것은 크게 통달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이 될 것이다.飾小說以干縣令, 其于大達亦遠矣.”5)

여기에서 말한 “하찮은 의견小說”은 그다지 가치가 없는 말, 하찮은 도리를 가리킨다. 이것은 비록 오늘날 말하는 소설의 의미를 담고는 있으나, 오늘날 말하는 소설의 개념과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었다. 선진先秦 시기에 활동했던 여러 사상가들의 언명 가운데 『논어論語』「자장子張」 편과 『순자荀子』「正名」 편에 나오는 ‘소도小道’와 ‘소가진설小家珍說’ 등도 『장자』에서 말한 ‘소설’의 의미와 비교적 가깝다. 그들도 모두 ‘소설’을 ‘소도小道’로 보고 천시했다. 이러한 견해는 중국 고대 소설의 발전과 연구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한대漢代의 환탄桓譚은 그렇지 않았다. 현존하는 문헌으로 볼 때, 그는 중국 고대소설에 대해 비교적 모양새를 갖춘 평론을 써낸 선구자였다. 『신론新論』은 일찍이 없어졌는데, 아마도 그 가운데 소설에 관한 논술이 조금 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날 볼 수 있는 이 몇 구절로 보아 그의 ‘소설’에 대한 인식은 후세 사람들의 이해와 비교적 근접했음을 알 수 있고, 그가 소설의 내용으로부터 형식, 작용 등의 방면에 걸쳐 자신의 견해를 발표했으며, 소설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고대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창작 및 그에 대한 이론은 이후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그리고 그 정도에 있어서도 환탄이 말한 범위를 초월하지 못했다.

【각주】

1) 환탄桓譚(기원 전 ?~ . 56년)의 자字는 쥔산君山이고, 패국 샹(沛國相; 지금의 안후이 성安徽省 화이베이 시淮北市) 사람으로 서한西漢 말에서 동한東漢 초 사이에 살았던 저명한 사상가이다. 『신론新論』 17권은 그의 주요 논저로 내용은 정치, 철학, 문예 등 각 방면을 다루고 있다. 원서는 일찍이 없어졌고 후대 사람의 여러 가지 편집본이 있다. 이 단락은 『문선文選』 31권 쟝옌江淹의 잡체시雜體詩 「이도위종군李都尉從軍」 리산 주李善注를 편집한 것이다.

2) 총잔叢殘은 자질구레하고 단편적이라는 의미이다.

3) 비론譬論은 어떤 이치를 비유적으로 사용한 이야기나 우언寓言, 전설 등을 가리킨다.

4) 단서短書는 대개 장편으로 되어 있는 경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분량으로 이루어진 기록을 가리킨다. 『논형論衡』「골상骨相」 편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경전과 그에 대한 전은 비교적 분명하여 믿을 만하다. 무릇 단서短書, 속기俗記, 죽간과 포백, 윤문胤文(족보)과 같은 것은 유자가 (직접) 본 것이 아니다. 在經傳者較著可信. 若夫短書俗記, 竹帛胤文, 非儒者所見.

5) 종이가 발견되기 이전에는 대나무나 비단에 글을 써 책을 만들었는데, 특히 대나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 대나무를 가늘고 길게 쪼개 그 위에 글을 쓰고, 그것을 몇 개 엮은 것을 책冊이라고 불렀다. 또 간책簡冊에는 길이가 있었으니, 두 자 네 치, 한 자 두 치, 여덟 치 짜리가 있었는데, 육경六經은 두 자 네 치 짜리 간책에, 『효경孝經』은 그 반인 한 자 두 치 짜리에, 『논어論語』는 그 삼분의 일인 여덟 치 짜리에 썼다. 이러한 촌법寸法은 시대에 따라 달랐으니, 단서短書라고 하는 말은 그 촌법에 따라 짧은 간책에 씌어진 이야기를 말한다. 『논형』「사단謝短」 편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두 자 네 치는 성인의 문어이다.……한대에 일어났던 일 가운데 경전에 기록되지 않은 것을 척적단서尺籍短書라고 이름하였다. 소도小道에 가까워서 그것은 (누구라도) 능히 알 수 있었지만, 유자儒者가 귀하게 여기는 바가 아니었다.(二尺四寸, 聖人文語.…漢事未載于經, 名爲尺籍短書. 比于小道, 其能知, 非儒者之貴也.)” 이렇게 볼 때, 단서短書는 장편의 경전과 상대적인 의미에서 일컬어지는 단편적인 기술이다. 이상의 내용은 마헝馬衡의 「중국 서적제도 변천의 연구中國書籍制度變遷之硏究」(『범장재금석총고凡將齋金石叢稿』, 베이징北京;중화수쥐中華書局, 1977년 10월)를 볼 것. (루쉰魯迅(조관희 역), 『중국소설사中國小說史略』, 서울;소명출판, 2005. 26쪽을 참고할 것.)
이 대목은 『장자莊子』 「잡편雜篇」 “외물 제26外物第二十六”에 보인다. 간干은 ‘구한다求’는 뜻이고, 현縣은 옛날에는 현懸과 통하는 것으로 ‘높다高’는 뜻이며, 령令은 ‘훌륭한 명예美譽’라는 뜻이다. 이 문장의 의미는 자질구레한 말을 꾸며내어 높은 명성과 훌륭한 명예를 구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 문장의 다음은 “그것은 크게 통달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이 될 것其于大達亦遠矣”이라고 하는 구절이다. “하찮은 이야기小說”를 “크게 통달하는 것大達”과 대조시킨 것으로, 이것이 대도大道와는 무관한 말을 가리키는 것이지 일종의 문학양식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바로 노신魯迅이 『중국소설의 역사적 변천中國小說的變遷』에서 말한 “후대에 일컫는 소설과도 다른 것和後來的所謂小說幷不同”이라는 것과 같은 것이다. (루쉰(조관희 역), 앞의 책, 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