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한시-이교李嶠 중추월 2仲秋月 其二

중추월 2仲秋月 其二/당唐 이교李嶠

圓魄上寒空 둥근 달 찬 하늘에 떠오르면
皆言四海同 다들 온 세상이 같다고 하네
安知千里外 그러나 어찌 알리 천리 밖에
不有雨兼風 비 내리고 바람 불지 않는지

이 시는 추석 보름달을 통해 세상의 형편이나 생각이 내 생각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사물에 대한 인식과 실체의 차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제기한다.

백(魄)은 달을 의미한다. 그래서 원백(圓魄)이라 하면 추석 보름달을 가리킨다. 상(上)은 달이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3, 4구는 죽 이어져 해석되는 유수구(流水句)이다.

이교(이교(李嶠, 645~714)는 자가 거산(巨山)으로 지금 하북성 찬황(贊皇) 사람이다. 시와 문장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재상도 3번이나 역임하였지만 5명의 황제를 섬기는 동안 의를 버리고 세력을 따랐다는 평가가 있다. 여러 번 풍우를 겪었고 말년에는 좌천되었다가 죽었다.

세상에는 많은 일이 벌어진다. 그러나 그 일의 실체를 다 아는 사람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이라 하여 그것이 실제적 진실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러다 보니 진실을 왜곡하여 전해진 것도 많고 사람들이 잘 못 알고 있는 것도 많다.

오늘 하늘에 보름달이 떠 있으면 사람들은 모두 온 세상 사람들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달을 볼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주 먼 곳에서는 풍우가 몰아쳐 달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추석날 대부분 쉬지만 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지내러 가지만 외국 여행을 가는 사람도 있다.

고관을 지낸 사람의 시를 보면 시가 매우 쉬운듯하지만 어떤 삶의 경륜을 드러내면서 큰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시 역시 만만찮은 사색의 단서를 제공한다. 그런 면에서 이 시는 시대를 초월하는 현대적인 가치, 소위 이월가치가 높은 시라 할 수 있다.

清 汤禄名 <明月种树图>, 출처 中华书画博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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