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夏日三首 其一/송宋 장뢰張耒
長夏村墟風日清 긴 여름 시골 마을 날씨가 맑은데
簷牙燕雀已生成 처마의 제비와 참새 벌써 다 컸네
蝶衣曬粉花枝午 한낮 꽃가지에서 나비는 햇볕 쬐고
蛛網添絲屋角晴 맑은 집 모퉁이 거미는 집 보수하네
落落疏簾邀月影 희부옇게 성긴 발로 달그림자 비치고
嘈嘈虛枕納溪聲 졸졸졸 빈 침상엔 계곡물소리 들리네
久斑兩鬢如霜雪 오랜 흰 살쩍은 서리와 눈과 같으니
直欲漁樵過此生 어부나 나무꾼으로 여생을 보내고 싶네
촌허(村墟)는 촌락이라는 말인데 강촌(江村)이라 한 곳도 있다. 풍일(風日)은 날씨를 말한다. 낮도 긴 6월 시골 마을의 낮과 밤의 정취를 가운데 4구의 대구에서 잘 묘사하고 있다. 아주 공을 들인 시이다.
한낮 꽃가지에 나비가 날개를 펴고 있는데 그 옷에 묻은 꽃가루를 햇볕에 말리며 쉬고 있고, 밝은 햇빛이 비치는 집 모퉁이 서까래에 거미집이 있는데 거미가 실을 뽑아 집을 보수하고 있다. 이 두 구의 대구가 이 시에서 가장 정채가 나는 부분이다.
저녁이 되어 발 틈으로 달그림자가 어른어른 비치고 있고, 다소 외로운 침상으로 졸졸거리며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가 귓전에 들린다. 이 두 구는 저녁과 밤의 풍경이다. 약간은 쓸쓸하지만 그래서 더욱 여름밤의 정취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제 나도 머리가 다 새도록 일을 해서 귀밑머리가 온통 서리와 눈이 내린 것 같으니 남은 생을 나무꾼이나 어부처럼 초야에 묻혀서 이런 전원의 아름다움을 함께 하고 싶다. 앞 6구에서 묘사한 풍경을 이렇게 마무리하며 시상을 정돈하고 있다.
장뢰(張耒, 1052~1112)는 초주(楚州) 회음(淮陰), 지금의 강소성 청강현(淸江縣) 사람이다. 그는 소철(蘇轍)을 통해 소식(蘇軾)에게 시를 배웠는데 시풍이 백거이와 비슷하다. 20세에 진사에 급제하여 중앙과 지방의 여러 관직을 역임하고 태상소경(太常少卿)을 지냈다. 장뢰의 시는 25회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 시의 원제가 <하일삼수(夏日三首)>인 것은 같은 제목에 3수가 있기 때문인데 이 시는 그 중 첫 째 시이다.
365일 한시 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