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와 바위竹石 /청淸 정섭鄭燮(1693~1765)
咬定靑山不放松 팽팽한 긴장으로 청산에 달라붙어 있으니
立根原在破巖中 원래 갈라진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있네
千磨萬擊還堅勁 천번 만번 치이고 맞아도 오히려 굳세어지니
任爾東西南北風 동서남북에서 불어오는 바람이야 불건 말건
연일 영하 10도 내외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이어진다. 이런 날씨에 잘 어울리는 시이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방에서 불어오는 강풍에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대나무를 칭송하고 있다.
시 제목이 죽석으로 된 것은 죽석도에 화제로 쓴 시이기 때문에 그렇고 실제로는 대나무를 노래한 시이다.
읽어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듯이 표면상으로는 대나무를 말하고 있지만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강인한 인간의 의지를 말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堅勁, 즉 견인불발과 확고부동한 정신이 이 시의 메시지이다. 나약한 사람에게 맞는 처방약이다.
앞 두 구는 논리상으로는 도치되어 있으며 마지막 任爾라는 말은 ‘상관하지 않는다’,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365일 한시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