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솜씨 비는 날乞巧/당唐 임걸林杰
七夕今宵看碧霄 칠석이라 오늘밤 푸른 하늘 바라보니
牽牛織女渡河橋 견우직녀 은하수의 오작교를 건너네
家家乞巧望秋月 가을 달 우러러 집집마다 솜씨 비니
穿盡紅絲幾萬條 바늘귀 지나간 붉은 실이 몇 만 가닥
우리는 주로 칠월 칠석을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오작교에서 만나는 날로 기억하지만 당송 시기에는 이날 부녀자들이 달을 보고 직녀에게 바느질을 잘 하게 해 달라고 비는 날로 통했다. 그래서 칠석(七夕)은 달리 부녀절(婦女節), 소녀절(少女節), 걸교절(乞巧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걸교(乞巧)는 바로 걸교절을 말하는 것으로, 이 말에는 바느질 솜씨를 비는 여인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말이 널리 통용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날의 성대함이 마지막 구에 잘 나타나 있다. 이날 사람들이 달을 바라보며 바늘을 들고 실을 꿰어 바로 꿰어지면 직녀에게 재주를 물려받은 것으로 알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소원을 빌며 바늘귀에 붉은 실을 꿰는 진풍경을 묘사하였다.
이 시를 지은 임걸(林杰, 831~847)은 복건 사람으로 6세 때 시를 짓고 붓을 대면 바로 글을 짓고 서법과 바둑에도 능했는데 겨우 17세에 요절하였다. 전설과 자신의 집에서 본 것을 연결하여 지은 시가 당시 풍속을 지금도 알게 해 준다.
우리나라에는 달에게 소원을 빌려면 추석과 대보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간절한 소원을 지니신 분들은 미리 소원을 가다듬어 두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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