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관군원興觀群怨
공자가 제시한 《시경》의 4가지 주요 기능으로 문학의 기본 기능과 가치에 대한 고도의 개괄이기도 하다. ‘흥’은 작품 감상 과정에서 연상을 일으킴으로써 사회와 인생에 대한 감상자의 사고와 흥취를 자극해 끌어올리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관’은 작품을 통해 자연과 사회, 인생의 각종 상황들을 인식하고 정치의 득실을 꿰뚫어보게 하는 것이다. 이어서 ‘군’은 작품을 놓고서 다른 사람과 논의하여 사상, 감정을 교류하게 하는 것이며, ‘원’은 사회 상황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여 마음속 감정을 털어놓게 하는 것이다. 이 4가지 기능은 내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문학의 미학적 기능, 인식적 기능, 교육적 기능과 관련이 있다. 후대의 학자들은 이에 대해 끊임없이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예) 《시경》은 연상을 일으켜 생각하게 하고, 세상을 인식하게 하고, 사상과 감정을 교류하게 하고, 불만을 표현하게 할 수 있다. 집안에서는 그것으로 부모를 모실 수 있고 밖에 나가서는 그것으로 임금을 모실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초목과 조수 등의 지식을 배울 수도 있다. 《詩》可以興, 可以觀, 可以群, 可以怨; 邇之事父, 遠之事君; 多識於鳥, 獸, 草, 木之名. (《논어·양화陽貨》)
작가가 감흥한 뒤의 작품이 인식적 가치까지 있다면 그 감흥은 틀림없이 깊다. 인식을 통해 감정까지 일으킬 수 있다면 그 인식은 틀림없이 진실하고 명확하다. 그리고 다 함께 모여 어떤 원한이 생기면 그 원한은 더욱 잊기 힘들고, 어떤 원한 때문에 무리가 만들어진다면 그 무리는 틀림없이 더 관계가 긴밀할 것이다. 於所興而可觀, 其興也深; 於所觀而可興, 其觀也審; 以其群者而怨, 怨愈不忘; 以其怨者而群, 群乃益摯. (왕부지, 《강재시화》 상권)
흥상興象
문학 작품 안에서 심원한 의미와 심미적 정경을 낳을 수 있는 물상物象으로, 창작 주체의 주관적 감정이 객관적 형상과 융합돼 만들어진 일종의 예술 경계이다. ‘흥’은 작가에게 우연히 생긴 창작의 충동을 가리키고 ‘상’은 작가가 작품에서 이용하는 외적인 구체적 물상을 가리킨다. ‘흥상’은 당나라의 시론가 은번殷璠이 《하악영령집서河岳英靈集序》에서 성당 시인들의 작품을 평할 때 사용한 용어로서 나중에 시 평론의 ‘흥상관興象觀’으로 발전해 작품 경계의 고하를 가늠하는 데 사용되었다.
예) 시인의 작품에는 많은 흥상이 존재하며 풍골風骨도 갖추고 있다. 旣多興象, 復備風骨. (은번, 《하악영령집서》)
시 짓기에는 대체로 두 가지 면이 존재한다. 체제와 성률聲律, 흥상과 기운氣韻이다. 作詩大要不過二端: 體格聲調, 興象風神而已. (호응린胡應鱗, 《시수詩藪》)
성性
옛날 사람이 얘기한 ‘성’은 주로 ‘인성’을 가리킨다. ‘성’의 개념은 두 가지 요점을 포함한다. 첫째, 사물이 본래 갖고 있는 속성으로 후천적이거나 인위적인 것이 아니다. 둘째, 어떤 부류의 사물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속성으로 일부 개체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바탕으로 말하면 ‘인성’ 관념도 두 가지 서로 다른 함의를 갖고 있다. 첫째, 인간이 본래 갖고 있는 보편적인 속성으로 신체적인 갖가지 생명의 특징과 욕망, 지각 등을 가리킨다. 둘째, 인간이 본래 갖고 있는,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본질적 속성으로 동물과 구별되는 도덕적 본성을 가리킨다. 역대의 학자들은 인성의 선악 문제에 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누구는 인성이 선하다고 했고, 누구는 인성이 악하다고 했고, 누구는 인성에 선악이 없다고 했고, 누구는 인성에 선한 면과 선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했고, 누구는 인성이 선한 사람과 인성이 선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했다.
예) 음식과 미색에 대한 추구가 인간의 본성이다. 食, 色, 性也. (《맹자·고자상》)
성은 곧 리이다. 性卽理也. (《이정유서》 22권 상)
성령性靈
본래는 객관적 외부 사물에 상대되는 인간의 심령 세계를 가리키며 성정과 재능, 두 측면을 포괄한다. 남북조 시기에 ‘성령’은 문학 창작과 문학 비평의 용어가 되었으며 주로 사회적 윤리, 정치적 교화, 전통적 창작 관념과 대립되는 개인의 고유한 정신과 재능 그리고 성정과 기질을 뜻함으로써 문예가 사람의 성령에서 비롯되고 또 그것을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 청 시기에는 개성의 신장과 사상의 해방에 힘입어 원굉도, 원매袁枚 같은 저명한 문사들이 ‘성령’을 이용하여, 작가는 품고 있는 생각을 직접적으로 토로하고 마음속의 진실한 사상, 감정, 흥취, 견해를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으로써 창작의 정신적, 예술적 개성을 강조하고 송명 이학과 전통적인 창작 관념, 복고復古 사조의 인성과 문학에 대한 속박에 반대했다. 이들은 결국 창작상의 중요한 유파로 발전했다.
예) 오직 사람에게 성정과 재능이 모이며 천지와 더불어 이를 ‘삼재三才’라 부른다. 사람은 천지 만물 중 가장 뛰어난 종류로서 실제로 천지의 핵심이자 영혼이다. 심령의 활동이 말을 낳고 말로 표현된 것이 글을 이루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惟人參之, 性靈所鐘, 是謂三才. 爲五行之秀, 實天地之心. 心生而言立, 言立而文明, 自然之道也. (《문심조룡·원도原道》)
내 동생 소수小修의 시는 대부분 자신의 고유한 성정을 토로하여 옛날 사람의 고정된 틀에 구애받지 않으니, 본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면 절대 글로 쓰지 않는다. (吾弟小修所作之詩)大都獨抒性靈, 不拘格套, 非從自己胸臆流出, 不肯下筆. (원굉도, 「서소수시叙小修詩」)
《시경》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무릇 널리 전해지는 시는 모두 자신의 성령을 표현한 것이어서 미사여구나 전고와는 관계가 없다. 自三百篇至今日, 凡詩之傳者, 都是性靈, 不關堆垜. (원매, 《수원시화隨園詩話》 5권)
수제치평修齊治平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준말. 개인이 자신의 수양을 기초로 점차 밖으로 확장하여, 우선은 가정을 잘 꾸리고 나아가 방국邦國을 잘 다스린 뒤, 더 나아가 천하 백성들을 위로하고 다스리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 고대 유가의 윤리철학과 정치적 포부의 중요한 명제로서 개인에서 가정, 나라, 천하로 차례차례 나아가는 유가의 도덕적 정치관을 구현하였다. 점차 밖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덕행과 수양은 각기 다른 층위의 정치적 포부와 긴밀하게 관련된다.
예) 옛날에 미덕을 온 천하에 확대하려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방국을 잘 다스렸다. 자신의 방국을 잘 다스리려면 먼저 자신의 가家(주나라 때는 대부의 봉토를 의미했다)을 잘 다스려야 했다. 자신의 가를 잘 다스리려면 먼저 자신의 수양에 힘써야 했다.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예기·대학》)
허虛
‘허’는 세상이나 마음의 어떤 상태를 가리킨다. 대체로 2가지 다른 함의가 있다. 첫째, 세계의 본원本原을 가리킨다. 만물이 모두 허무 속에서 생겼다. 그런데 옛날 사람들은 ‘허’의 이 함의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허’가 공허해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허’가 ‘기’의 존재 상태라고 생각했다. ‘기’의 존재가 은밀하고 형체가 없기 때문에 ‘허’로 그것을 칭하긴 했지만 결코 완전히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둘째, 무욕과 무심의, 혹은 선입견이 없는 내적 상태를 가리킨다.
예) ‘허’는 형태가 없는 ‘기’의 본래 상태이다. 太虛無形, 氣之本體. (장재, 《정몽·태화太和》)
오직 도는 ‘허’에 모이며 ‘허’는 바로 심재心齋(정신을 청정하게 가다듬어 텅 비우는 것)이다. 唯道集虛, 虛者心齋也. (《장자·인간세人間世》)
허정虛靜
모든 욕망과 이성적 사유의 간섭을 배제하고 마음의 순수함과 평안함에 다다르는 것. 도가의 노자와 장자가 가장 먼저 제시했고 순자도 이것으로 전심전력으로 몰두해 이르는 일종의 정신적 상태를 설명했다. 이런 심경은 문예 미학의 “사물도 없고 나도 없고”(無物無我), “아는 것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는”(無知無欲) 심리적 특성과 상통하기 때문에 고대의 사상가와 문예 비평가들도 ‘허정’으로 문예 활동의 심미적 심리를 설명했다. 이 용어는 문예 창작에서의 정신적 자유를 강조하고 이것을 심미적인 최고 경지에 이르기 위한 주요 전제로 삼는다.
예) ‘허’의 경지에 이르면 마음속에 아무 잡념도 없고 평안한 심경을 지키면 외부 사물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致虛極, 守靜篤. (《노자·16장》)
그래서 글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허정인데 오장을 관통한 듯 몸이 편안하고 깨끗이 씻은 듯 정신이 맑아야 한다. 是以陶鈞文思, 貴在虛靜, 疏淪五藏, 藻雪精神. (유협, 《문심조룡·신사》)
현람玄覽
심원하고 공허한 심경으로 만물을 관조하는 것으로 노자가 제시한, ‘도’를 인식하는 방법이다. 노자는 모든 잡념과 선입견을 버리고 마음을 거울처럼 맑게 유지해야만 만물을 고요히 관찰해 ‘도’를 인식하고 그 요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람’이 강조하는 심경과, 문예 창작 및 감상에서 요구되는 심미적 심경이 합치하기 때문에 후대의 문예 평론가들은 ‘현람’을 중요한 용어로 삼아 창작이나 감상을 할 때 갖춰야 할, 모든 욕망과 이익을 초월하는 특수한 심경을 설명했다.
예) 모든 잡념을 없애고서 심원하고 공허한 심경으로 모든 것을 관조하면 흠이 없어질까? 涤除玄覽, 能無疵乎? (《노자·10장》)
천지간에 오래 서서 심원하고 공허한 심경으로 모든 것을 관조하며 전적을 읽으면서 정신을 수양하고 뜻을 키운다. 佇中區以玄覽, 頤情志於典墳. (육기陸機, 《문부文賦》)
선거選擧
덕과 재능을 겸비한 사람을 선발하고 천거하는 것이다. 위에서 아래로 행해지는 것을 ‘선’이라 하고 아래에서 위로 행해지는 것을 ‘거’라 한다. 관리 임용 제도로서 국가가 인재 선발의 기준을 정하고 덕과 재능이 출중한 사람을 ‘선거’하여 관직을 주고 나라를 다스리게 함으로써 이상적인 통치를 달성하려 했다. 이 제도는 왕조와 시대의 변천에 따라 달라졌지만 대체로 덕망, 재능, 출신 등의 조건을 중시했고 기본적으로 정권 체계와 사회 엘리트 사이의 종적 소통을 보장했다. 이것은 ‘인치’와 ‘덕정德政’의 이념 구현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예) 관리를 선거하는 방법에는 대략 4가지가 있다. 관립 학교에서 추천하고, 과거시험으로 뽑고, 천거를 받고, 인재를 선정해 관직을 주는 것이다. 관립 학교에서 인재를 키우고, 과거로 인재를 뽑고, 천거를 보조 수단으로 삼아 인재를 모으고, 이부에서 인재를 선정해 관직을 줌으로써 곳곳에 두루 인재를 배치하면 천하의 인재를 전부 거둬들일 수 있다. 選擧之法, 大略有四: 曰學校, 曰科目, 曰薦擧, 曰銓選. 學校以敎育之, 科目以登進之, 薦擧以旁招之, 銓選以布列之, 天下人才盡於是矣. (《명사明史·선거지일選擧志一》)
아속雅俗
문예 작품의 고상하거나 통속적인 품격을 가리킨다. 문예 작품의 품격을 평가하는 한 쌍의 대립 범주이기도 하다. ‘아’는 작품의 품격이 고상하고 정통적이어서 주류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속’은 대체로 민간에서 유행하는 세속적 심미 기준을 뜻한다. 문예 창작의 차원에서 보면 고상한 문예는 아름답고 정교하지만 인위적인 조탁이 비교적 심하고 통속적인 문예는 자연스럽고 신선하지만 서툴고 조잡하다. 당나라 이후, 많은 문인들이 통속 문예에서 영양분을 섭취했으며 통속 문예는 점차 발전하고 영향력이 커졌다.
예) 공자는 말하길, “나는 자주색으로 붉은색을 대체하는 것을 미워하며, 정鄭나라 음악이 고상한 음악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며, 말주변으로 나라를 전복시키는 자를 미워한다.”라고 했다. 子曰: “惡紫之奪朱也, 惡鄭聲之亂雅樂也, 惡利口之覆邦家者.” (《논어·양화》)
따라서 회화는 색채를 중시하고 글쓰기는 감정 표현을 중시한다. 여러 색채를 고루 써서 개와 말의 모양이 구별되고 여러 감정이 교차하여 글의 고상하고 통속적인 특성이 드러난다. 是以繪事圖色, 文辭盡情, 色糅而犬馬殊形, 情交而雅俗異勢. (유협, 《문심조룡·정세定勢》)
양기養氣
도덕적인 정신을 함양하고 심신의 건강을 조절해 양호한 창작 심리에 도달함으로써 우수한 문예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이 용어는 다층적인 함의를 갖고 있다. 첫째, 맹자는 군자가 도덕적 정신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잘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동한의 왕충은 《논형》에 따로 「양기편」을 마련해 전문적으로 양생養生의 관점에서 ‘양기’를 제창했다. 셋째, 남조의 유협은 《문심조룡·양기》에서 위의 사상을 바탕으로 문예 창작의 초기 단계에서는 양호한 신체 상태와 여유 있고 자유로운 심리 상태를 유지해야지, 지나치게 정신을 소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훗날 ‘양기’는 문예심리학의 중요한 용어가 되었다.
예) 나는 갖가지 말 속의 사상과 감정의 경향을 식별할 수 있고 이것은 내가 어떻게 호연지기를 기르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我知言, 我善養吾浩然之氣. (《맹자·공손추상》)
그래서 글을 쓰려면 반드시 절제와 완화의 방법을 익혀 마음을 맑고 평안하게 하고 기를 순조롭게 조절해야 한다. 마음이 번잡하고 어지러울 때는 멈춰야 하며 생각이 막혀 활기를 잃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是以吐納文藝, 務在節宣, 淸和其心, 調暢其氣; 煩而卽捨, 勿使壅滯. (유협, 《문심조룡·양기養氣》)
일一
‘일’은 3가지 서로 다른 함의가 있다. 첫째, 만물의 본체 혹은 본원을 가리킨다. 즉 ‘도’의 별칭으로 ‘태일太一’이라고도 불린다. 둘째, 천지가 아직 분화되지 않았을 때의 혼돈 상태를 가리킨다. ‘일’이 분화되어 천지를 형성했고 천지 만물도 그런 혼돈의 통일체 속에서 생겨났다. 셋째, 사물의 통일성을 가리키며 ‘다多’, ‘양兩’과 대립 관계를 이룬다. 서로 다르거나 대립되는 사물들 사이의 통일성을 강조한다.
예) ‘일’은 만물이 생겨난 시초이다. 一者, 萬物之所從始也. (동중서, 「거현량대책擧賢良對策」)
서로 반대되는 양측의 대립이 없으면 통일체가 나타나지 않고, 통일체가 나타나지 않으면 서로 반대되는 양측의 대립도 사라진다. 兩不立則一不可見, 一不可見則兩之用息. (장재, 《정몽·태화》)
의義
‘의’는 기본적으로 합리적이고 적절하다는 뜻을 갖고 있으며 두 가지 파생 의미가 있다. 첫째, 사람이 일을 행할 때의 합리적인 근거와 기준을 가리킨다. 둘째, 도덕적 의식의 판단과 인도에 따라 일정 기준에 맞춰 합리적으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송대 학자들은 ‘리’나 ‘천리’의 개념으로 ‘의’를 설명하여, ‘의’가 바로 ‘천리’가 규정하는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언행을 ‘천리’에 맞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 군자는 의를 이해하고 따른다. 君子喩於義. (《논어·이인里仁》)
의는 자신의 마음을 단속해 일을 합당하게 만드는 것이다. 義者, 心之制, 事之宜也. (주희, 《맹자집주孟子集註》)
의상意象
문학 작품에서 작가의 주관적 감정과 독특한 의경을 표현하는 전형적인 물상. ‘의’는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가리키고 ‘상’은 외부의 구체적인 물상, 즉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담는 예술 형상을 가리킨다. 문학 창작에서 ‘의상’은 대체로 대자연에서 취해 와서 사상과 감정을 기탁하는 물상을 가리킨다. ‘의상’은 문학 작품의 사상적 내용과 형상적 아름다움의 조화로운 생성을 강조하는, 일종의 성숙한 문예 형태이다.
예) 마음속 의상을 찾아 작품을 구상하고 글을 쓴다. 窺意象而運斤. (유협, 《문심조룡·신사》)
시의 의상이 떠오르려 하는 것은 대자연의 기묘한 조화이다. 意象欲出, 造化已奇. (사공도, 《이십사시품·진밀縝密》)
음양陰陽
본래는 물체가 해를 향하는 것이 ‘양’이고 해를 등지는 것이 ‘음’인데 파생되어 두 가지 함의가 생겼다. 첫째, 천지간에 존재하는, 서로 반대되는 성질의 두 가지 기를 가리킨다. 둘째,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기본적인 세력 혹은 속성을 가리킨다. 보통 역동적이고, 뜨겁고, 위에 있고, 바깥을 향하고, 밝고, 확장되고, 강한 것이 ‘양’이며 정적이고, 차갑고, 아래에 있고, 안을 향하고, 어둡고, 감퇴하고, 약한 것이 ‘음’이다. ‘음’, ‘양’이나 ‘음기’, ‘양기’의 상호작용은 만물의 생성과 존재 상태를 결정짓는다. 음양 이론은 훗날 옛날 사람이 우주 만물과 사회, 인륜 질서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기초가 되었다. 예를 들어 하늘, 임금, 남편은 ‘양’으로, 땅, 신하, 아내는 ‘음’으로 분류하기도 했고 ‘양’은 귀하고 ‘음’은 천하다고 보기도 했으며 ‘양’과 ‘음’을 종속관계로 놓기도 했다.
만물은 음을 등지고 양을 향하며 음양은 서로 충돌하며 조화로운 상태가 된다. 萬物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 (《노자·42장》)
음과 양은 각기 단독으로는 작용하지 않는다. 陰陽無所獨行. (동중서, 《춘추번로·기의 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