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한시-이백李白 태원의 이른 가을太原早秋

태원의 이른 가을 太原早秋/唐 이백李白

歲落衆芳歇 한 해의 내리막 길 꽃들은 시들고 
時當大火流 대화성 서쪽에 빛나는 7월 되었네 
霜威出塞早 변경 나서면 때 이른 서리 차갑고
雲色渡河秋 황하를 건너면 가을 구름 떠 있네 
夢繞邊城月 꿈에선 변방 성의 달을 감돌지만 
心飛故國樓 마음은 고향의 누각으로 날아가네 
思歸若汾水 고향 생각 저 분수 물결과 같아서
無日不悠悠 유유히 흘러가지 않은 날이 없네

이 시는 이백(李白, 701~762)이 735년 35세 때 친구 원연(元演)의 초청으로 낙양, 태원 등지를 반년 간 유람하며 관직을 구할 요량이었는데 뜻은 이루지 못하고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던 무렵에 지은 시이다. 여기서 고국(故國)이라 한 것은 고향을 말하는데 이백의 부인 허씨(許氏)가 거주하고 있던 안륙(安陸)을 가리킨다. 안륙은 지금 호북성 무한(武漢)의 위쪽에 있다. 무한에는 이백이 맹호연을 전송한 황학루라는 큰 누각이 있고 분수는 남으로 황하로 흘러드니 대략 고향 쪽을 향한다고 할 수 있다.

세락(歲落)은 일 년의 변화를 마치 등산을 하는 것처럼 표현하였다. 즉 1월부터 6월까지는 오르막을 오르다가 7월부터 내려오기 때문이다. 계절이 급격히 꺾이기 때문에 ‘락(落)’ 자를 놓았는데 묘미가 있다.

대화(大火)는 심성(心星)이라는 것으로 방위를 나타내는 하늘의 28 수(宿) 중 동방 7성 가운데 하나이다. 이 별이 7월이 되면 하늘의 서쪽 아래에 보인다. 그래서 유화(流火)라고 하는데 7월의 대칭으로도 쓰인다. 이런 내용은 《시경》 <빈풍(豳風)> 의 <칠월(七月)>이란 시에 나오는데 이 시가 농사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므로 예전 사람들은 상식으로 알던 것이다.

태원(太原)은 당나라의 발상지이다. 이 지역은 병사들이 건장하고 좋은 말이 나는 지역이다. 지역이 북쪽 변방과 인접하여 가을이 이르고 또 고비사막에서 남하하는 황하의 동쪽에 위치해 있다. 변방을 나간다든지 황하를 건넌다는 것은 다 이 지역을 가리킨 표현이다. 3, 4구의 마지막에 조(早)와 추(秋)를 놓아 제목을 드러낸 것이 묘하다.

몸은 객지인 변방에 있어 변성의 차가운 달을 바라보며 잠들지만 마음은 언제나 고향으로 달려간다고 한다. ‘꿈이 변방 성의 달을 감돈다.’고 하면 얼핏 그 곳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변방의 달을 보며 잠든다는 말로 보인다. 결국 머나먼 타향에서 고향을 생각한다는 말이다.

또 이 지역의 대표적인 강이 분수(汾水)이다. 이 강은 남으로 용문협(龍門峽) 위에서 황하에 합류하는데 그 방향은 자신의 부인이 있는 안륙과 대략 일치한다. 그래서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분수 물결이 쉼 없이 유장하게 흘러가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꿈은 변방 성의 달을 감돌지만 마음은 고향으로 언제나 달려간다는 구절이 참으로 천고에 사람을 울린다. 사람들은 누구나 현재 자신이 있는 곳과 마음이 있는 곳이 다른 경우가 많다. 이 시에 묘사한 것처럼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더욱 그렇다. 가을바람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냉혹한 현실을 환기시켜 주기에 실제 보다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山西 汾河 사진 全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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