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웨휘甫躍輝-거대한 코끼리巨象 11

거대한 코끼리 11

그 후에 언젠가 그들이 또 만났을 때는 시간이 평소보다 한두 시간 일렀다. 시민공원에 들어가서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어색하게 그녀의 손가락 끝을 쥐었다. 그가 슬쩍 옆을 보았을 때 그녀는 입술을 깨문 채 그를 향해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2년 동안, 그들은 공원의 인공호수와 잔디밭 그리고 오솔길과 그 옆의 나무와 화초에 이르기까지 익숙해지지 않은 것이 없었다. 두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뭔가가 시작될 것 같기도 했고, 또 뭔가를 애도하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들은 녹나무의 암홍색 낙엽을 밟으며 호숫가에서 니스 칠을 한 하늘색 긴 의자를 찾아 나란히 앉았다. 황혼이 다가오고 있었고 눈앞의 호수는 너무 휑해서 조금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몇 마리 외로운 물새가 높이 날아갈 때 그 아래로 어렴풋이 호수의 시커먼 바닥이 비쳤다. 황금빛 황혼이 순식간에 수면에서 사라졌다. 그들은 뭔가를 멀리 내다보듯 조용히 수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직도 맞잡은 두 손이 두 사람 사이에 놓여 있었다.

“여자친구가 생겼군요.”

샤오옌이 담담하게 말했다.

“설마 너, 이제야 내 여자친구가 된 거야?”

리성은 흠칫 놀랐다가 다시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다.

“내 말은요, 당신에게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거예요. 그 사람은 내가 아니고요.”

샤오옌은 수면 위의 뭔가를 보고 있었다. 수면 위의 석양은 마치 깊은 밤 창가에 비친 등불 같았고 지금은 막 꺼져가고 있었다.

리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머릿속이 윙윙 울리고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알았는지 놀라웠다. 그는 최근 두 달 사이, 실제로 한 대학 동기와 가까워졌다. 그들은 졸업 6주년 동기 모임에서 우연히 만났다. 학교에 다닐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뜻밖에도 그날 저녁 함께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고 나니 서로 호감이 생겼다. 그와 그 여자 동기의 연애는 이미 친구들 사이에 다 알려졌다. 여자 동기는 이 도시 출신이며 집도 있고 나이도 적지 않아서 여러 번 그에게 결혼을 하자고 재촉했다. 하지만 그는 회피하고 있었다. 뭐가 두려운 건지, 아니면 뭐가 기대되는 건지 자신도 잘 몰랐다. 그리고 요즘에는 샤오옌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이었다.

“당신은 말했었죠, 우리는 희망이 없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내 능력으로는 이 도시에서 계속 살아남는 게 불가능하니까요. 그래도 당신한테 그 말은 듣고 싶네요. 당신은 나를 사랑하나요?”

그 말을 할 때 샤오옌의 눈에 담긴 황혼은 막 어두워져 밤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말이 지금 무슨 의미가 있어? 너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나 보군.”

리성은 오히려 그녀에게 반격을 가했다.

샤오옌은 몸을 굽히더니 두 팔 사이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흐느꼈다.

“누가 나를 좋아한대요. 아직 대답은 안 했지만 졸업하면 나를 데리고 남쪽으로 가고 싶대요.”

그녀는 수척한 어깨를 들썩였다. 리성은 머릿속이 더 심하게 윙윙 울렸다. 갑자기 가엾은 생각이 들고 아쉬움이 느껴졌다. 조금 질투가 나기도 했다. 그 남자가 어떤 놈인지 궁금했다. 그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 하지만 그냥 주먹을 꽉 쥐기만 했다. 그는 어떻게든 그녀를 위로해야만 했다. 2년 동안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하지 못했고 지금은 또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말해버렸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녀의 울음소리가 천천히, 천천히 황혼의 쓸쓸한 기운에 물들어가게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그 국제화된 대도시의 황혼이었다. 황혼이 사라지고 있었고, 봄도 사라지고 있었다.

사진 Chilam Siu

巨象 11

之后的一次见面,比往常要早上一两个小时。他们一进人民公园,他就拉住了她的手–很别扭地捏住她的手指尖。他用眼睛的余光看到,她咬着下唇,朝他狡黠地笑了一下。两年来,他们熟悉了公园的每一片人工湖,每一片草坪,每一条小径,每一条小径旁的树木花草。他们下意识地把整个公园走了个遍,仿佛要开始什么,又仿佛要悼念什么。他们踩着香樟树暗红色的落叶,在人工湖边找了一张淡蓝油漆的长椅坐下。黄昏正在到来,眼前的人工湖空旷得让人有点儿伤心,几只孤零零的水鸟飞高掠下,隐约看得见水底大片黑乎乎的苲草,金色的黄昏转眼间就要从水面逝去了。他们静静望着水面,仿佛在眺望什么,依旧拉着的手搁在两人中间。

“你有女朋友了。”小彦淡淡地说。

“你难道现在才算是我女朋友?”

李生惊了一下,又嘻笑着说。

“我是说,你遇见真正喜欢的人了。那人不是我。”小彦往湖面眺望着什么。湖面的夕阳好似深夜窗户上映着的灯光,正渐次熄灭。

李生没说话,他脑袋嗡嗡着,心想她怎么会知道?他最近两个月确实和一位大学同学走得很近。他们是在毕业六周年同学聚会上碰到的,一起读书时没什么感觉,没想到那晚在一起唱了几首歌,喝了几杯酒,彼此有了好感。他和女同学的恋情已经在朋友间公开,女同学是城市本地人,有自己的房子,年纪不小了,好几次催促他领证。他推脱着,不知道是恐惧什么,还是期待什么。他最近正发愁,不知怎么跟小彦说。

“你说过,我们是不可能的。我也这么觉得,凭我现在的能力,没法在这城市生存下去的。我只想听你说,你爱我吗?”小彦说这话时,眼睛里的黄昏快要暗淡成了夜色。

“说这个还有什么意思?是你自己遇到喜欢的人了吧。”李生反倒倒打一耙。

小彦身子弯下去,把脸埋在两臂间,小声地哭了。“是有人说喜欢我,我还没答应他,他说毕业了要带我去南方。”她瘦瘦的肩膀耸动着。李生的脑袋愈加嗡嗡作响,心里忽然有了怜惜,有了不舍,还有了一点儿嫉妒,想着,那是个什么狗男人。他想把手搁在她的肩膀,想把她揽到怀里,却捏紧了拳头。他该如何安慰她呢。两年来,他从来没说过一句爱她。他现在说还有用吗。他什么也做不了。只能听任她的哭声慢慢、慢慢浸染黄昏清冷的气息。

这是这座国际化大都市的黄昏,黄昏在逝去,春天也在逝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