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코끼리 2
2
그 전에 그들은 딱 두 번 만났을 뿐이며 진짜 데이트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첫 번째 만남은 기차에서 이뤄졌다. 그녀가 큰 배낭을 메고 트렁크를 끌고 와 헉헉대며 맞은편 자리에 앉았을 때, 그는 그녀가 대학 신입생인 것을 바로 알아보았다. 그때 그는 대학을 떠난 지 4년이 되었다. 그래서 대학생을 보면 유치해보이기도 하고 옛날이 그립기도 했다. 자기가 벌써 늙었다는, 조금 억지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그래도 그는 대학생과 함께 앉는 것이 좋았고 그들 앞에서 늘 일종의 우월감을 표시하곤 했다. 하지만 그때는 그녀 앞에서 예전처럼 먼저 인사를 건네지는 않았다. 그녀는 전혀 예쁘지 않았다. 피부가 새까맣고 코는 심하게 오뚝해서 딱 시골 여중생 같았다. 서른 시간이 넘게 기차를 타고 가면서 그들은 얼굴을 맞대고 목석처럼 앉아 있었다. 종점이 얼마 안 남았을 때 그녀가 쭈뼛대며 그에게 물었다.
“혹시 전화 한 통 걸어주실 수 있나요?”
그녀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까만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배터리가 다 돼서요. 친척분이 마중을 나오시거든요.”
나중에도 그는 생생하게 기억이 났는데, 그 말을 하고 나서 그녀는 거의 울 뻔했다. 조금 내키지 않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녀를 위해 전화를 걸어주었고 그녀에게 거듭 고맙다는 말을 듣고서 적잖이 만족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 도시를 아주 잘 아는 티를 내며 복잡한 역 안에서 친절하게 그녀를 안내해 친척에게 데려다주었다. 그는 바로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 그녀의 친척에게 감사 인사를 받으려 하지 않았다. 자기가 그랬던 것은 아마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나중에 그는 생각했다.
그녀가 문자를 보내왔을 때 그는 이미 그녀를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문자의 말투를 보고 여자라는 것을 알기는 했지만 그녀는 계속 자기가 누구라는 것을 안 밝히고 그에게 알아맞혀보라고 했다.
“잘 생각해봐요, 우리는 얼마 전에 만났었죠.”
그는 그녀가 애교를 부리는 것이 느껴졌다. 당시 사무실 책상 앞에 단정한 자세로 앉아 있기는 했지만 속으로 조금 흥분이 되었다. 일 때문에 그는 여자를 사귈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예쁜 여자는 특히 더 그랬다. 그는 그 낯선 전화번호 뒤에 얼마나 귀여운 얼굴이 숨어 있을까 상상하며 다소 애매한 답장을 보냈다.
“아는 여자가 너무 많아서 당신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네요.”
어떤 구체적인 기대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는 약간의 환상을 품고 있었다.
“원래 여자들한테 인기가 아주 많으시군요.”
답장을 보고 그는 또 조금 흥분했다. 그리고 자기가 정말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지 생각해보았다. 사실 그런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그렇게 말해준 게 좋았다. 문자에서 분명하게 느껴지는 질투심이 썩 만족스러웠다. 곧 자기가 기차역에서 그의 도움을 받은 여학생이라고 그녀가 말했을 때, 그는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그녀가 떠오르자 방금 전의 흥분이 삽시간에 사라졌다. 그는 자기가 조금 혐오스럽기도 했고 왜 진작 말해주지 않았는지 그녀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그녀의 얼굴은 잘 안 떠올랐지만 그녀가 정말 조금도 예쁘지 않다는 것만은 똑똑히 기억이 났다. 그는 그녀에게, 일하는 중이어서 더 상대해주기 어렵다고 적당히 둘러대고 말았다.
그 후에도 그녀는 가끔 그에게 한두 통씩 문자를 보내 공부에 관해 물었다. 처음의 그 가벼운 흥분은 더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는 답장을 해주었다. 한 번은 이런 말도 했다.
“남자친구는 조심해서 사귀어야 해. 속으면 안 돼.”
그러자 그녀는 그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그는 경험도 많고 아는 것도 많아서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을 만한 사람인 것 같았다. 그는 저절로 자기 여자친구가 떠올랐다. 여자친구가 보기에 그는 갈수록 무능한 사람이 돼가고 있었다.
그의 여자친구는 그 도시 출신이었고 두 사람은 대학에 다닐 때부터 사귀기 시작했다. 그렇게 4년 넘게 지내면서 그는 결혼을 하는 게 좋겠다고 꽤 여러 번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맨 처음 그 말을 꺼냈을 때는 마침 자전거에 여자친구를 태우고 오동나무 그늘을 지나가고 있었고 뒤를 돌아보니 여자친구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 말을 하자, 여자친구는 사납게 그를 노려보았다.
“결혼? 무슨 수로? 길 한복판에서 자자는 거야?”
그는 어물대며 자기 집에서 살자고 했다.
“결혼해서 셋집에 살자고? 미쳤어?”
여자친구는 그렇게 딱 잘라 말했다. 그는 겉으로는 괜찮은 듯 허허, 웃으며 관두자고 했지만 내심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또 경제적인 문제로 여자친구와 틀어지고 나서, 그는 마트에서 맥주 두 병을 사와 집에서 천천히 다 마셨다. 하지만 그래도 답답한 속이 풀리지 않았고 결국 대화 상대를 찾아 휴대폰 주소록을 뒤지던 중에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이름 위에서 멈췄다. 그는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는 네가 좋아.”
한참 뒤에야 그녀의 답장이 왔다.
“술 마셨어요?”
그는 잠깐 뜨끔했지만 계속 집요하게 말했다.
“아니, 진담이야.”
이번에는 답장이 빨리 왔다.
“진짜로 술 마셨군요. 우리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알잖아요. 당신은 대학도 잘 나오고 직장도 있지만 나는 아무것도 없다고요.”
그는 문자를 읽고 복잡한 심정을 느끼며 답장을 보냈다.
“그런 게 중요해? 좋아한다는 것은 단순한 거야. 그런 것은 아예 불필요하다고. 나는 그냥 순수하게 네가 좋은 거야.”
문자를 보내고 나서야 그는 혐오감이 들었다.
‘이 혐오스러운 자식 같으니.’
그는 속으로 자신을 욕했다. 그녀에게서 좀처럼 답장이 안 오자 속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머릿속에서 하얗게 김이 피어오르는 듯했다. 그는 베란다로 가서 밤공기를 몇 모금 들이마시고 멀리 도시의 야경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다시 문자를 보냈다.
“그렇게 생각 안 하면 됐어. 그냥 내가 취한 셈 쳐.”
그는 갑자기 온몸이 풀리면서 조금 실망감이 들었다. 잠시 후 답장이 왔다.
“그런 거였어요? 너무 빨리 변하네요.”
마음속에서 또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그 후로 꽤 여러 날, 그녀는 그날 저녁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계속 문자를 보내 그에게 물었다. 그는 매번 마지못해 다른 말로 얼버무렸다. 그리고 그녀의 용모가 생각나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의 자신이 너무나 혐오스러웠다!
巨象 2
2
在此之前,他们只见过两次面,真正的约会这应该是第一次。
第一次见面是在火车上,她背着大包,拖着行李箱,气喘吁吁地在他对面坐定后,他就知道,她是新入学的学生。他那会儿离开学校四年了,见到学生,他一面觉得他们幼稚,一面也勾起一丝怀旧的心情,还有点儿矫情地想到自己已经老了。不管怎么说,他还是喜欢跟学生坐在一起的,他总能很快在他们面前表现出一种优越来。然而,那时候面对她,他并未像以往那样主动打招呼,她一点儿不好看,脸色黝黑,鼻子翘翘的,活脱脱一个农村初中生。三十多个小时的旅途,他们就那么面对面枯坐着。快到终点时,她怯怯地对他说,你能帮我打个电话吗?她摆弄着手机,黑脸透红,说,我手机没电了,我亲戚要来接我。他后来还清晰地记得,那时候她说完这句话,差点儿哭了。他虽有些不乐意,还是为她打了电话,在她连声的道谢中,他得到了不少满足,并做出对这个城市很熟悉的样子,热情地把她领出错综复杂的火车站,交给他的亲戚。他转身就走了,不愿受他的亲戚感谢。也许就是他的这种举动,给了她好的印象吧,后来他这么想。
她发短信给他时,他已然完全把她忘了。从短信的语气,他看得出她是个女孩子,但她一直不告诉他她是谁,她让他猜。“你猜嘛!我们不久前才认识的。”他感觉得到她撒娇的样子。那时候他正在办公桌后正襟危坐,可他心里有了几分激动,介于工作的性质,他并没有太多的机会认识女孩子,尤其是漂亮女孩。他想象着那一连串陌生号码后会是怎样可爱的一张脸,也回了一条有些暧昧的短信,“我认识那么多女孩,怎么猜得到你是谁。”并不抱什么实质性的期望,可他愿意有那么一点儿幻想。“原来你那么招女孩子喜欢。”看到回复,他又有了几分激动。他想了一下,他招女孩子喜欢吗?–怕不见得,但他喜欢她这么说,短信里那明显的醋意令他感到满足。待她告诉他,她是他在火车站帮助过的那个女孩时,他愣了好一会儿,想起来后,先前的激动霎时消散了。他对自己感到了一点儿厌恶,又有点儿恼她,干嘛不早说呢。她的模样是想不大起来了,但他清楚地记得,她真是一点儿不漂亮。他草草敷衍她几句,借口在上班,不再理会她了。
之后她不时给他发一两条短信,问一些学习上的事儿。那种细微的激动再没出现,但他仍旧回复她,有一次还跟她说,找男朋友要格外小心,不要被人骗了。她说他真是个好人。原来他有那么多经验,知道那么多东西,足以让一个人崇拜的。这不由得不让他想到自己的女友。在女友眼中,他是越来越无能了。
女友是城市本地人,他们从大学期间开始相处。四年多来,他不止一次和女友说过,不如领证吧。第一次说时,他正骑单车带着女友穿过梧桐树荫,女友伸出两手环住他的腰,他回头一看,女友的脸洇得红扑扑的。最近一次他再说时,女友狠狠瞪了他一眼。“结婚?怎么结?晚上睡大马路啊?”他支吾着说,住我那儿啊。“结婚住出租屋?神经病!”女友说了并没往心里去。他表面无所谓地嘻嘻坏笑,说不结拉倒,心里却盘了一丝忧伤。
又一次为经济方面的事儿和女友闹别扭,他到超市买了两瓶啤酒,回住处一个人慢慢喝光了,心里仍旧憋得慌,打开手机一遍一遍翻看通讯录,想找个人说说话,后来手指就停在了她的名字上。他给她发了条短信:“我喜欢你。”隔了好一会儿,她才回复:“你喝酒了吗?”他一怔,激起一股执拗劲儿,回说,“没有,我说的是真的。”这次她回得挺快,“你真喝酒了,你知道我们不可能的,你学校那么好,又有工作,我什么都没有。”他看完短信,带着一种复杂的心态,回复道:“这些很重要吗?喜欢很简单的,根本不需要这些,我就是纯粹地喜欢你。”短信发出去后,他才感到恶心。真恶心,他在心里骂了自己一句。她迟迟没回短信,他感到心里沸着一片热水,脑袋里白蒙蒙地腾着热气,走到阳台吸了几口夜气,望着城市远处的灯光,冷静下来了,又发了一条短信过去。“你不同意算了,算我喝醉了。”他陡然感到浑身轻松,又不禁有几分失落。一会儿,短信回回来了,“有你这样的吗?变得这么快。”心里那片水又窜出了细细的涟漪。后来好几天她总发短信问他,他那晚为什么说那样的话,他都懒懒地敷衍着,想到她的模样,他开始懊悔了,那晚自己真是恶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