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면도기 9
매번 아파트 단지의 부동산 업소 앞을 지날 때마다 그는 잠깐씩 광고판 앞에 머물곤 했다. 전에 봐둔 헌 아파트 몇 채가 며칠 망설이는 사이 남에게 다 팔렸다. 돈 있는 사람이 어쩌면 그렇게 많아졌는지 그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세상이 해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느낌이었다. 가난뱅이가 갈수록 늘어나고 부자도 갈수록 늘어났다. 두화이민은 커튼을 걷고 단지를 내려다보았다. 나무들은 과거의 그 나무들이었다. 잎이 파래졌다 다시 누레지며 조용히 윤회를 거듭하고 있었다. 단지 순간적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모를 뿐이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두화이민은 입을 다문 채 텔레비전을 응시했다. 여전히 그의 머릿속에는 아래층 생각뿐이었다. 어제 물에 젖은 잡지는 종이가 부풀고 쭈글쭈글해져 있었다. 오후에 천씨가 또 올라와, 아직도 이층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서 몹시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두화이민은 연거푸 미안하다고 말하는 수밖에 달리방법이 없었다. 천씨가 말했다.
“아래층 사람은 아직 안 온 거야?”
두화이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거기, 분명히 누가 살기는 살아. 며칠 전에도 인기척을 들은 적이 있으니까.”“거의 한 시간마다 가서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아직 사람이 없어.”“그러면 어쩌나. 이층도 아주 흠뻑 젖었을 텐데.”두화이민은 바늘에 찔린 듯 가슴이 뜨끔해서 주저하며 말했다.“남의 집 문을 뜯어낼 수는 없을 테고……”
천씨가 말했다.
“그건 당연히 안 되지!”
천씨가 간 뒤, 두화이민은 또 아래층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도 차가운 자동 응답 소리만 들렸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은근히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올해는 그의 띠에 해당되는 해였는데 작년에 장님 점쟁이는 그에게 봄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그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느냐고 물었지만 점쟁이는 입을 다물었다. 돈을 얹어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는 참고 더 묻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액운이 닥치기 전의 징조가 느껴졌다. 마치 이마에 총구가 겨눠져 어서 도망쳐야 할 것 같았지만 그는 갈 곳이 없었다.
저녁을 다 먹고 그는 단지를 돌아다니며 이층의 주인이 누구인지 수소문했다.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도대체 누가 거기 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주인의 이름은 저우취안周全이었고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었다. 그런데 역시 이층에서 그 집 건너편에 사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저우취안은 전에 이사 갔어요.”라고 말했다. 이어서 또 이런 말도 했다.
“옆집 사람은 여자 같던데요. 그런데 혼자 사는지 둘이 사는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매번 너무 늦게 들어와서 아직까지 얼굴 볼 일이 없었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우리 같지 않잖아요. 전에 우리는 그래도 옆에 사는 이웃하고 왔다갔다했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집에만 들어가면 콕, 처박혀서 전혀 서로 왕래가 없어요.”그는 어쩔 수 없이 집에 돌아왔다. 큰아들 두위안은 벌써 셋방으로 돌아갔고 작은아들만 집에서 정신없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텔레비전만 보냐? 공부는 안 할 거냐?”
샤오자가 말했다.
“오늘은 어쩔 수 없어요. 미국놈들이 이라크를 치고 있다고요. 세계가 다시 전쟁 중이에요!”
두화이민은 언짢아하며 말했다.
“세계는 매일 전쟁 중이다. 그게 너하고 무슨 관계야?”
샤오자가 그를 돌아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왜 관계가 없어요? 지금은 지구촌 시대라서 전부 맞물려서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랑 관계가 없을 수 있어요? 만약 이라크가 석유를 못 팔게 되면 전 지구의 유가가 치솟을 거예요.”
두화이민은 코웃음을 쳤다.
“자동차도 없는 녀석이 무슨 유가를 따져!”
아들은 지지 않고 받아쳤다.
“그래도 택시는 늘 타시잖아요!”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전쟁의 최신 뉴스를 시청했다. CNN의 마지막 취재팀이 이라크의 미디어 빌딩에서 철수했고 독일은 유엔이 이라크전쟁에서 계속 역할을 담당할 것을 촉구했으며 백악관 주변에는 천 명이 넘는 반전 시위대가 모여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에 항의했다. 바그다드 상공의 폭격 장면이 비칠 때는 화면이 계속 흔들렸다.
깊은 밤, 샤오자는 이미 잠들었다. 두화이민은 침대에 모로 누워 거실에 걸린 시계가 똑딱대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것은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 같았다. 그는 영 잠이 오지 않았고 그 소리 때문에 마음이 어수선했다. 잠이 안 올 때면 그 시계 소리가 가장 무서웠다. 일 분 일 초마다 자기 생명이 시계 침을 따라 끊임없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수도꼭지에서도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그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그렇게 한 방울씩 생명이 새다가 결국에는 바짝 마른 시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밤은 깊이 선정禪定에 든 노승처럼 고요했다. 그는 잠이 안 와 눈만 감은 채 몽롱한 상상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가 새벽 4시쯤, 그는 문득 계단에서 전해지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하이힐이 계단을 밟으며 또각또각, 연달아 맑은 소리를 냈다. 이어서 짤랑, 열쇠 꺼내는 소리가 들리더니 열쇠구멍에서 작은 소음이 울렸다. 아랫집의 문이 열린 것이다.
飞利浦牌剃须刀 9
每次从小区的房地产中介走过时,他都会在广告墙上停留一小会。之前他看中的几套二手房,稍一犹豫,过几天再想看时,早已被人买了。他想不明白怎么会有那么多有钱人冒出来?感觉时代是一年比一年不同,穷人越来越多,富人也越来越多,这个世界已发生了变化。杜怀民拉开窗帘往小区里看去,树依旧是以前的树,叶子绿了又黄。悄然轮回,只是不知道瞬间又会变成什么样子。
晚饭时,杜怀民一言不发地盯着电视,他心里想的依旧是楼下的事。昨天被水泡过的报刊,纸张已经变得蓬松,起了褶皱。下午老陈又上来了一趟,对他说二楼的水还偶尔往下滴,搞得他家现在还不得安生。杜怀民只得一遍又一遍地道歉。老陈说,“楼下的人还没回来吗?” 杜怀民摇了摇头。老陈说,“楼上分明有人住的,前几天还听见有动静呢。 杜怀民只好说,”我差不多隔一个小时就去敲一次门,但是都没人。”
老陈说,“那现在怎么办,二褛估计淹得够呛。” 杜怀民的心顿时像给针刺了一下。他迟疑地说,”总不能撬开人家的门吧……” 老陈说,”那当然不能!”
老陈走后,杜怀民义拔打了楼下业主的电话,传来的依旧是冰冷的机器回复。他顫抖着手将电话挂掉,隐隐有一种不祥的预感。这年是他的本命年,算命的瞎子一年前曾对他说过,春天时要注意点。当时他问算命的要注意点什么。但是算命先生再也不肯说。他晓得是要加钱才肯透露,忍了没再问。眼下他似乎感觉到厄运来临前的预兆了,像顶在脑门的一把枪,逼得他怆惶而逃,无路可走。
晚饭后,他去小区四处打探二楼的业主。结果众说纷纭,几经周折,也没确定到底谁在那儿住。业主叫周全,电话一直停机。同住二楼的对面那户说,“周全早搬走了。” 杜怀民又打听周全的联系方式,对面那户话里有话地说,”我哪晓得他搬哪了,人家买了大房子,哪还会来跟咱这破楼房的人联系!” 接着又说,“对面住的似乎是个女人,但不知是一对还是她一个,反正每回很晚才回来,至今还未打照面呢。现在的小年轻啊,不像咱了,以前咱身边住的邻居都还走动,现在这帮年轻人一进门就与世隔绝,真是老死不相往来。”
他只得返回家,大儿子杜渊已回出租房,剩在家里的老二正聚精会神地盯着电视看。杜怀民说,”从早到晚就知道看电视,你还要不要上学?” 小加说, “今天不一样,美国佬在打伊拉克呢,世界又打仗了!” 杜怀民没好气地说,“世界每天都在打仗,这和你有什么屁关系!” 小加回过头认真地反駁道,”为什么没有关系,现在就是一个地球村,环环相扣,相互制衡,怎么会和我们没有关系?伊拉克要是不卖石油了,全球的油价都会上涨。” 杜怀民冷笑说,”你哪来的汽车,还谈什么油价!” 儿子嘴硬顶了一句说,”出租车你总是会打的吧!”
两人坐在沙发上看战争的最新进展,CNN留守小组撤离伊拉克新闻大楼;德国敦促联合国在伊拉克战争问题上继续发挥作用;白宫周边聚集上千反战民众,抗议华盛顿对伊拉克动武。巴格达上空战火密布,画面一直在不停地晃动……
深夜,小加早已睡了。杜怀民侧躺在床上,听挂在客厅的钟滴答滴答地走着,像什么东西被折断似的。他一直没睡着,这声音折磨得他心慌。每当失眠的时候,他最怕的就是时钟走动的声响,每一分每一秒,不紧不慢地消磨着他的生命,他感觉自己的生命随着指针在不断减少。像漏水的龙头,一滴一滴,不紧不慢,听得人心慌,这个储水池迟早得漏光,到最后两手空空,变成一具干巴巴的尸体。此刻,午夜静得如坐禅入定的老僧。他睡不着,闭着眼,处于一种朦胧的臆想状态。凌晨四点钟的时候,他突然听见楼梯间传来一阵脚步声。高跟鞋”蹬蹬”地在台阶上踩出清脆的节奏声。继而听见窸窣掏钥匙的声响,锁孔发出一声轻微的脆响,他楼下的门被打开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