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라이프 8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2백 년이 지난 뒤였다.
시스템에 의해 깨어난 나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의식이 거의 백지 상태였다. 내 기억 칩이 가동되면서 점차 기억이 전부 회복되었다. 그러고 나서 시스템은 지난 2백 년간 새로 출현한 지식과 정보를 내 기억 칩에 입력했다. 인류는 그 사이에 또 놀라운 발명과 창조를 숱하게 이룩했다. 그런데 가장 나를 놀라게 한 사실은 생명의 부활과 의식의 전이가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것이었다. 전에 나는 만약 2백 년 뒤에 인류가 그 문제를 이미 해결했다면 전혀 들어본 적도 없는 새로운 관측 임무를 내게 부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역시 고차원 공간에서의 의식의 존재를 관측해야 했다. 문득 의식을 잃은 뒤의 리멍의 창백했던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졌지만 동시에 두려움이 줄어들기도 했다. 만약 인류가 부활과 영생이 가능해졌다면 내가 왜 방향을 돌려 서둘러 지구로 돌아가지 않고 블랙홀을 향해 날아가는 자살 임무를 계속 수행하겠는가?
적어도 지금 나는 여전히 퇴로가 없었다.
며칠간의 휴식으로 내 대뇌는 완전히 회복되었다. 우주선 밖의 영상이 홀로그램을 통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검은 우주에 크기가 다른 다섯 개의 밝은 항성이 떠 있었는데 거리가 멀어 마치 얼어붙은 둥근 불꽃 같았다. 그 불꽃들은 모두 뾰족한 모양의 꼬리를 끌며 같은 중심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중심이 바로 거대한 켄타우로스 좌 A블랙홀이었다. 빛도 그 블랙홀을 빠져나올 수 없었기 때문에 거기에는 어둠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양자 카메라로 블랙홀 경계의 양자 복사를 포착하자 컴퓨터가 곧 양자화된 블랙홀 이미지를 구성해냈다. 거대한 에너지의 소용돌이로 인해 그것은 송곳니가 가득한 악마의 커다란 아가리처럼 보였다. 그런데 나는, 그 아가리를 향해 날아가 스스로 그것의 먹이가 되려고 했다.
그때 나는 우주선이 자동운항 상태로 전환된 것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나는 우주선의 통제권을 잃은 것이다. 그것은 내가 두려움 때문에 그 관측을 포기할 것을 염려해 지구 본부가 안배해놓은 설정이었다. 비록 나는 도망칠 생각이 없었지만 막상 그런 상태가 되니 사형을 받으러 형장으로 가는 듯한 절망감이 느껴졌다.
우주선의 스페이스 엔진이 점차 기능을 잃었다. 거대한 블랙홀의 인력 앞에서 공간은 이미 왜곡되었다. 이제는 우주선의 연료가 다 바닥나도 상관없었다. 우주선은 블랙홀의 인력에 끌려가다가 무시무시한 호를 그으며 블랙홀의 경계로 진입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갈기갈기 찢겨 무로 돌아갈지, 아니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날지 확실해질 것이다. 미지에 대한 공포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능가하기 시작했다. 시스템이 긴밀하게 내 의식 활동을 관찰하며 끊임없이 내게 말을 걸었고 섹시한 여성의 목소리로 노래까지 불러주며 내 정서를 안정시켰다. 하지만 그런 즐거움도 금세 중단되었다. 우주선과 시스템의 신호 연결이 갈수록 나빠졌다. 최첨단의 양자 전송도 블랙홀 앞에서는 무력하기 그지없었다. 며칠 뒤, 나와 지구 본부 사이의 연결도 끊어졌다. 이제 우주선 안은 완전히 적막해졌지만 다행히도 설비는 다 멀쩡해서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리멍을 그리워하며 베토벤 9번 교향곡을 틀었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은하계를 돌아보았다. 360도로 은하계를 볼 수 있었으므로 마치 꽃 중심에 서서 에워싼 꽃잎들을 다 보는 것처럼 황홀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거대하고 찬란한 우주에서 인류는 먼지처럼 미미한 존재다.
하지만 아무리 미미해도 인류는 의식이 있고 살아 있으며 이렇게 황홀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나는 문득 내가 인류라는 것에 대해, 그리고 생명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느꼈다. 그 자부심이 나를 희열에 빠뜨렸다. 나는 그런 희열을 품고서 블랙홀 안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별것 아냐, 리멍. 내가 너를 찾으러 왔어.”
나는 내 자신에게 말했다.
우주선이 블랙홀의 경계에 들어서자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사로잡힌 광자들이 내부에서 중심을 둘러싸고 회전하며 기괴한 광경을 연출했다. 진한 보라색 빛 무리가 세계 전체를 물들였고 그 가장자리는 붉은색으로 침식되어 있었다. 나는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는데 놀랍게도 내 오른쪽이 보였다. 다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자 이번에는 내 왼쪽이 보였다! 위와 아래도 서로 마주 보여서 마치 신기한 거울 방에 들어온 것 같았다. 세계 전체가 왜곡되고 확대되었다. 그 공포스러운 느낌은 내게 언젠가 리멍이 내게 알려주었던, 그가 의식 전이 실험 중에 접한 극한의 체험을 상기시켰다.
모든 측정기가 가동을 멈췄고 내 대뇌와 연결되어 있던 전극도 에너지를 상실했다. 내게는 대뇌만이, 의식 그 자체만이 남았다. 나의 공포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만약 내게 신체가 있었다면 나는 틀림없이 죽기 직전의 야수처럼 숨을 헐떡였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게는 신체도 호르몬의 과도한 자극도 없어서 그나마 견딜 만했다. 나는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알았다. 언제든 죽음이 찾아올 수 있는 시점이었다. 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세계와 내가 이미 시야의 극한까지 팽창해 있었다. 나는 의식이 흐릿해졌다. 이제 공포는 사라지고 마치 꿈속에 있는 듯했다. 나는 내 의식이 흩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고 마치 그것이 지나가는 공간을 빛이 밝혀주고 있는 듯했다. 그 과정은 처음에는 느렸기 때문에 나는 의식의 빛이 그렇게 나아가는 과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은하계를 벗어나고 있었으며 속도가 갈수록 빨라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핵폭발처럼 의식의 확산이 끝에 이르렀고 모든 과정이 종료되었다.
그때의 느낌은(만약 그것을 느낌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이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섰다. 하지만 인류가 이해할 수 있도록 억지로 묘사해보려 한다.
나는 동시에 우주의 어떠한 사물도 다 느낄 수 있었다. 크게는 우주의 전체적인 존재, 구체적으로 말하면 성운의 집합과 분산, 항성의 연소, 행성의 형성, 에너지의 분출에서부터 작게는 인류의 존재, 생명의 비밀 그리고 분자, 원자, 기본 입자의 무한한 형식에 이르기까지. 그것들이 다 무한한 의식 속에 있었다. 시간은 사라졌다. 혹은 우주의 모든 과거와 현재와 미래도 의식 속에 있었다. 그것들은 다 나였고 나는 그것들이어서 분리시킬 수가 없었다. 그 의식은 우주와 구조가 같았다. 그래서 더 이상 인류의 작은 의식처럼 탐구하고, 이해하고, 변화시키려는 욕망이 없었다. 그 의식은 우주 그 자체가 되었다. 만약 당신들이 계속 ‘나’라는 말로 그 의식을 가리키려 한다면 내가 바로 우주였다.
리멍에 관해 말하자면 그는 나였고 나도 그였다. 나는 그의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가 일찍이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한 것처럼. 그런 이해는 우주 속에 내재해 있었으므로 교류가 불필요했다. 다른 생명의 형식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나로 녹아들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당신들이 정 그 칩의 행방이 알고 싶다면 말해주겠다. 그것은 우주의 규칙에 의해 소멸되었다. 양전하와 음전하의 충돌처럼 유에서 무로 돌아갔다. 또 한 가지 당신에게 얘기해줄 수 있는 것은, 마지막으로 의식이 흩어지는 순간에 리멍이 때맞춰 세상에 전한 마지막 한 마디다.
“원래 이랬군.”
后生命 8
我再次睁开眼睛,已是两百年后。
我是被系统唤醒的,我感到头疼欲裂,意识几乎是一片空白。我的记忆芯片启动,我逐渐恢复了全部的记忆。然后,系统将这两百年来新出现的知识和信息输入我的记忆芯片。人类又有了许多震撼的发明创新,但最震撼我的,是生命复活与意识转移还没能实现。我曾想过,也许两百年后人类就解决这个问题了,那么他们就会赋予我一个新的探测目的。一个我完全没听过的目的。但是,没有,还是探测高维空间的意识存在。我想到了李蒙失去意识后那张苍白的脸,感到了一种沉重,却也减轻了我的恐惧。如果人类可以复活和永生,那我为什么不掉头赶回地球,还要执行飞向黑洞的自杀任务?
至少现在依然没有退路。
经过几天的休养,我的大脑完全恢复了。飞船外的影像通过全息传输直接呈现在我的眼前:黑暗的宇宙中悬浮着五个明亮的恒星,有大有小,但由于距离遥远,看上去像几团冻住的火焰。这些火焰都有尖形的尾巴,朝着一个共同的中心。这个中心就是超级巨大的人马座A黑洞。光线也无法从黑洞中逃逸,因此那里除了黑暗一无所有。我启动量子摄像机,捕捉到黑洞界面的量子辐射,电脑很快虚拟出了量子化的黑洞图像。巨大的能量涡流让它看上去像是恶魔满是獠牙的大嘴。而我,就要朝那张嘴飞过去,主动成为它的食物。
这时候,我发现,飞船已经转为自动驾驶,也就是说,我对飞船失去了操作权。这是地球总部担心我由于恐惧而放弃这次探测的刻意设置。尽管我并没有想过逃跑,但这样做,无疑让我有种上刑场赴死的绝望。
飞船的空间发动机逐渐失去了反应,在巨大的黑洞引力面前,空间早已扭曲。现在即便飞船的燃料耗尽都无关紧要了,黑洞引力会将飞船吸过去,然后以一个可怕的弧线进入黑洞的界面。是被撕扯成虚无还是别有天地,到时候就知道了。对未知的恐惧开始大过对死亡的恐惧。系统频密地监测着我的意识活动,并和我不断对话,还请了性感女主播给我唱歌,安抚我的情绪。这种快乐转瞬即逝。飞船和系统的信号连接越来越差,即便是最先进的量子传输,在黑洞面前也变得虚弱无力。几天后,我和地球总部失去了联系。飞船内一片沉寂,所幸一切设备完好,我享受着最后一点点个人时光。我播放了贝多芬的第九交响乐,那是我怀念李蒙的最后方式。我听着音乐,回望银河系,可以三百六十度望见旋臂,就像站在花心看到环绕的全部花瓣,壮美极了。
在这样巨大而绚烂的宇宙中,人类渺小得跟尘埃一样。
但是,人类再渺小,人类却是有意识的,是活着的,可以看到这样壮美的景象。我忽然对身为人类这件事深感自豪。我为生命感到自豪。这种自豪让我喜悦起来,我决定,要保持这种喜悦的心情进入黑洞内部。
没有什么大不了的,李蒙,我来找你了。
我对自己说道。
飞船进入了黑洞的界面,忽然变得明亮起来,那些被俘获的光子在内部围绕核心旋转,形成诡异的景象:蓝紫色的光晕渲染了整个世界,边缘还有红色的侵蚀。我扭头向左看,竟然看到了自己的右边,我再扭头向右看,看到的又是自己的左边!上下也可以互相看到,像是进入了一个诡异的镜阵。整个世界开始扭曲放大,这种恐怖的感觉让我想起李蒙曾经告诉我的,他在意识转移实验中的极限体验。
所有的仪器都停止了工作,与我大脑相连接的电极也失去了能量。我只剩下了这个大脑,只剩下了意识本身。我的恐惧已经达到了极限,如果我有身体,我的呼吸一定会像垂死的野狗那样快,幸好我没有身体,缺乏了激素的过度刺激,我还能够忍受。我知道大限已到,死亡是随时会发生的事情。我睁大眼睛,我感到世界和我已经膨胀到了视野的极限,我的意识陷入了模糊,这个时候恐惧反而消失了,我仿佛处在一个荒诞的梦境。我感到自己的意识开始弥散开来,就像是光芒在照亮它经过的空间。这个过程一开始是缓慢的,我可以感受到意识之光的那种推进过程,它在冲出银河系,然后,速度越来越快,越来越快,忽然像是核爆了一般,意识弥散到了尽头,这个过程结束了。
此刻的感受(如果还能称之为感受的话)已经超出了语言所能表达的范畴,但是,为了人类能够理解,我只能勉强去描述。
我可以同时感受到宇宙的任何事物。大到宇宙的整体存在;具体到星云的聚散、恒星的燃烧、行星的形成、能量的涌动;小到人类的存在、生命的奥秘,以及分子、原子、基本粒子的无限形式。它们都在无限的意识中存在。时间消失了,或者说,宇宙的一切过去、现在与未来也都在意识之中。它们都是我,我都是它们,无法剥离。这个意识与宇宙同构,所以,这个意识不再如人类的小意识般有探索、理解和改变的欲望,这个意识成了宇宙本身。如果你们还愿意继续用“我”来指代这个意识,那么我就是宇宙。
至于李蒙,他是我,我也是他,我了解了他的一切,正如他早都了解了我的一切。这种了解不需要交流,内在于宇宙之中,其他的生命形式亦是如此,交融为一。
最后,如果你们非要追问芯片的下落,我可以告诉你们,它被宇宙的规则所湮没,就像是正负电荷的相遇,从有变无。我还可以跟你们透露,李蒙在意识弥散的最后时刻,没来得及表达给世界的是四个字——
“原来如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