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라이프 6
그 기억에서 벗어나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다. 나는 리멍과 그렇게 오랜 세월 함께 일해 오면서 그가 힘이 빠져 있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후로 그는 확실히 힘이 빠진 느낌이었다. 가끔씩 실험실에 오는 것을 빼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별장에서 보냈다. 언젠가 나는 리멍에게서 자기가 수백 대의 사이보그가 제공하는 즐거움을 누리며 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숫자가 부풀려지기는 했지만 그것은 리멍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그가 남자든 여자든 가족 이외의 어떤 사람을 사랑한 적이 있는지 잘 몰랐다. 그는 사랑 같은 것은 입에 올리지 않았다. 아마도 그에게는 사랑조차 과거 문화의 한 신화일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육욕에 탐닉하는 부류도 아니었다. 그의 시간은 기본적으로 실험실에서 다 소모되었기 때문에 나는 그가 그렇게 많은 사이보그를 소유한 게 일종의 심리적 만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는 의지를 잃고 향락에 빠져버린 것일까?
그를 못 본 지 반년 만에 나는 초대를 받아 그의 별장에 갔다. 그곳의 분위기는 거대한 파티장 같았다. 각양각색의 남녀들이 함께 어울려 술을 마시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서로 장난을 쳤다. 그 사이보그들은 대뇌를 빼고는 모든 것이 인간과 똑같았다. 그것들은 섹스의 쾌감은 알았지만 수치심은 몰랐다(당연히 수치심을 느끼게 조정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특정 조건 하의 시뮬레이션일 뿐이었다). 그래서 어디서나 그것들이 섹스를 하는 광경이 보였다. 처음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그런 음란한 분위기에 소스라치게 놀랄 게 분명했다. 나는 리멍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욕망에 자신을 맡겨 마음의 고통을 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층에 있는 리멍의 방에 올라갔을 때, 그는 홀로 묵묵히 방 안에 앉아 유리창을 통해 정원에서 웃고 즐기는 그 사이보그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저들을 응시하면서 무슨 영감이라도 찾고 있는 거야?”
나도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신의 시각이었다. 우리는 그것들을 창조했으므로 그것들의 신이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
“그냥 이렇게 저들을 보고 있으면 저들이 우리보다 훨씬 행복한 것 같아.”
“네가 그렇게 설정을 한 거잖아. 우울한 성격으로 설정할 수도 있잖아.”
“네가 그런 말을 하니 더 실망스럽군. 저들이 정말 우리와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까? 지금 너는 아래로 내려가서 저들의 환락에 낄 수 있어. 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저들과 연애를 하고, 저들과 섹스를 할 수도 있다고. 저들은 모두 완벽하게 네게 호응해줄 거야. 사전에 저들이 로봇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면 너는 전혀 구별해내지 못할 걸.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저들을 진짜 인간으로 봐주지 않는 걸까? 아마 우주의 더 차원 높은 생명도 그렇게 우리를 취급하겠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저들은 아무리 우리와 흡사하고 완벽해도 자유의지가 없어. 그러니까 우리가 탐구하는 생명 의식이 없단 말이야. 너도 잘 알면서 왜 자기를 기만하는 거야?”
“네 말이 맞아.”
리멍은 몸을 돌려 나를 보았다.
“그런데 저들이 갑자기 내게 영감을 주었어. 그게 내가 너를 부른 이유야.”
“나는 네가 함께 즐기자고 나를 부른 줄 알았는데.”
나는 웃으며 말했다.
“네가 그러고 싶다면 여기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너를 보면서 말이야.”
그도 웃으며 말했다.
“농담은 관두고 빨리 이야기해봐.”
나는 기대에 가득 차 그 옆에 앉았다.
“저들의 성격이 인간성에 잘 부합하는 건, 어떻게 설정해서 그렇다고 생각해?”
“복잡한 배경 정보를 입력했겠지. 고향, 출생, 가족, 취미 같은 정보들을 만들어내서 말이야.”
“배경 정보가 너무 방대하고 심지어 서로 모순되면 실패라고. 그래서 그런 정보들은 다 스토리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이야기라고? 그래, 복잡한 멀티스레딩 스토리겠군.”
“나는 불가피하게 의식의 어떤 구조가 스토리와 무척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전의 실험들에서 그 신기한 체험들은 각자의 서로 다른 경력과 사유에 기반을 두고 있었어. 하지만 그 체험들은 하나같이 정태적이었지. 만약 우리가 의식을 전이하는 과정에서 미리 어떤 기억의 메커니즘을, 예를 들어 출구를 찾는 스토리를 이식한다면 의식에 어떤 원동력을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기억을 스토리 모델로 구축한 뒤 기억 칩을 이용해 의식에 영향을 주자는 거지? 그렇게 해서 의식이 알아서 전이를 도모하게 하자는 거잖아.”
“바로 그거야!”
새로운 돌파구가 생겼고 리멍은 즉시 나를 끌고 실험실로 달려갔다. 그가 가면서 음성 명령을 내리자 그 사이보그들은 즉시 동작을 멈추고 자신들의 옷을 정리한 뒤 차례로 창고로 걸어 들어갔다. 그것들은 얌전히 그 안에 나란히 누워, 주인이 다시 소환해주길 기다리며 휴면 상태에 진입했다.
리멍은 자신의 기억을 이용해 자기가 과학자로서 인류의 부활과 영생을 모색하는 스토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상황은 기포에서 다른 기포로 뚫고 들어가는 것으로 디자인했다. 그것은 영웅주의적인 스토리여서 나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리멍이 영웅인 것은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었으니까. 물론 내가 아는 것은 전체적인 틀뿐이었다. 그 안의 수많은 디테일과 프라이버시는 그 자신이 처리해야 했다.
“이봐, 만약 이번에도 실패하면……”
리멍이 갑자기 말했다.
“나는 포기하고 백이십 살까지 살다가 그냥 죽을 거야.”
그는 나를 보지 않고 칩만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그가 나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그 말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왠지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그 까마득하던 한계가 바로 코앞까지 가까워졌는데 그것을 넘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만약 리멍까지 포기하면 나는 어디로 가야만 하나? 나는 리멍과는 달리 한때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서른 살이 되던 해에 항공 사고로 숨졌다. 그날 이후 나는 다시 누구도 사랑해본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도 죽어버린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해 나도 사이보그를 이용해 생리적 욕구를 해결했다. 아마 누구나 그 사이보그가 그 여자의 유전자로 복제해낸 것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기억이 담긴 칩까지 장착해놓았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 사이보그는 옛날 그녀의 모습과 성격 그대로였다. 결코 나와 함께 늙어가지 않았으며 그래서 내가 쏟던 애정도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것 앞에 서면 어떤 회고의 감정만 느껴졌다. 그런데 회고의 매력은 무심코 과거를 돌아보는 데 있다. 만약 매일같이 그런 유물을 지키고 있으면 언젠가 의미가 퇴색하기 마련이다. 대략 삼 년 전부터 나도 다른 사이보그들을 찾아 즐기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리멍이 말한 것처럼 나 역시 그 생명 의식이 없는 육체들과 평생을 즐기다가 죽게 되지 않을까?
“뭐 그것도 괜찮겠지.”
나는 슬픈 어조로 말했다. 내가 비꼬는 것인지 아닌지 나 자신도 분간이 안 갔다.
“네 말 같지가 않은데. 너는 언제나 나를 격려해줬잖아. 이번에는 왜 이러는 거야?”
“너도 그렇게 힘 빠지는 말을 한 적이 없잖아.”
“나도 모르겠어. 공포가 아직 마음속에 남아 있어서 머릿속이 복잡해.”
“그러면 그만둬. 다른 사람을 찾아 실험하는 게 낫겠어.”
“아직은 안 돼. 이건 스토리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다고. 만약 다른 사람이 고의로 속내를 숨기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게다가 너도 알잖아,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얼마나 허술한지. 언어는 그런 극한의 체험을 담아내지 못해. 내가 하는 수밖에 없어. 내가 직접 불씨를 갖고 돌아와야 해.”
“프로메테우스로군.”
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그도 내게 웃음으로 답했다.
그가 옛날 문화의 모티브를 인용한 것은 그것이 처음이었다.
后生命 6
뜻밖에도 그것은 마지막이기도 했다.
摆脱的难度远远超出预计。我和李蒙共事那么多年,从未见过他消沉,但这次之后,我觉得他的确有些消沉了。他只是偶尔来下实验室,大部分时间都在别墅里。我曾听李蒙讲过,他拥有几百个肉体机器人供他享受。这是个夸张的数字,可对李蒙来说是非常容易实现的。我不知道他有没有爱过亲人以外的什么人,女人或男人,他从来不提爱情这种事情。也许在他心里,爱情也是过去文化的一种神话吧。但他应该也不是沉溺肉欲的那类人,因为他的时间基本上都耗在实验室里,我觉得他拥有那么多肉体机器人更多的是一种心理上的满足。可现在,他难道开始天天享受、玩物丧志了吗?
在半年多时间没见面之后,这天,我在他的邀请下来别墅做客。我发现这里的氛围类似于一个巨大的派对,男男女女各色人等在一起喝酒聊天,打情骂俏。这些肉体机器人除了大脑以外,其他的都与人类无异。它们会有性的快感,却没有羞耻感(当然也可以设置成有,但那只是一种条件设定下的模拟),因此随处可见它们做爱的场景。第一次来这里的人,肯定会被这种淫靡放肆的氛围所惊吓。我心想,看来李蒙是彻底放弃了,在用纵欲的方式逃避内心的痛苦。
等我来到二楼李蒙的房间后,却发现他一个人默默坐在那里,透过玻璃窗凝视着院子里嬉笑放纵的人群。
“你在观察它们,寻找灵感?”我也望向窗外,这是神的视角。我们创造了它们,我们就是它们的神。但它们并不知道。
“仅仅是这样看着它们,我觉得它们比我们快乐得多。”
“就看你怎么设置了,你可设置一个纯粹悲伤的性格。”
“听你这样说,我更觉得沮丧,它们和我们真有那么大的区别吗?你现在下楼就可以加入它们的狂欢,你可以和它们聊天,和它们恋爱,和它们做爱,它们都会天衣无缝地回应你,如果你事先不知道它们是机器人,你是无法判断出来的。那为什么我们不能把它们当真正的人来看呢?也许,宇宙中更高的生命存在就是这样看我们的。”
“我觉得不是这样的,它们再像我们,再天衣无缝,还是没有自由意志,也就是我们探究的生命意识。你知道的,没必要这样自欺欺人。”
“你说得对,”李蒙转过身来,看着我说,“不过,它们忽然给了我一个灵感,这也是我叫你过来的原因。”
“我以为你是请我来享乐的。”我笑道。
“如果你想,我在这儿等你,我看着你。”他也笑了起来。
“不开玩笑了,快说吧。”我充满了期待,在他身旁坐了下来。
“它们的性格那么符合人性,你知道是怎么设置出来的吗?”
“应该是通过复杂的背景信息吧,虚构了它们的故乡、出生、亲人、爱好等等信息。”
“如果背景信息过于庞杂,甚至自相矛盾,那就失败了。所以,这些资料信息都是通过故事有机串联在一起的。”
“故事?是的,复杂的多线程的故事。”
“我不免想到,意识的某种结构是很像故事的。我觉得在之前的实验中,那些神奇的体验就是基于每个人的经历、思维不同,但那体验陷入了一种静态当中,如果我们在转移意识的过程中,提前植入一种记忆机制,比如说一个寻找出口的故事,这就为意识营造了一种动力。”
“你是说把记忆构建成故事模式,然后用记忆芯片去影响意识,让意识主动寻求转移?”
“正是!”
新的思路出现了,李蒙立刻拉着我直奔实验室。他边走边说出语音指令,那些肉体机器人立刻停止了之前的动作,开始整理好自己的衣装,依次向仓房走去。它们会老老实实地并排躺在那里,处于休眠状态,等待着主人的再次召唤。
李蒙利用自己的记忆,建构了一个他作为科学家寻找人类复活永生的故事,具体的情境设计是从一个气泡钻进另一个气泡。这是一个富有英雄色彩的故事,我也很喜欢。李蒙是个英雄,这是无可置疑的。当然,我只知道大框架,其中太多细节,涉及隐私,需要他自己去处理。
“喂,如果这次失败了,”李蒙忽然说,“我就放弃,享受生命到一百二十岁,然后死掉拉倒。”
他并没有看我,而是看着芯片。
我知道,他是在跟我说话,但更是在和他自己说话。我感到了一种悲凉,那无边无际的天花板仿佛就悬在头顶,没有人可以逾越。如果李蒙都放弃了,我该何去何从?我和李蒙不同,我曾经深爱过一个女人,她三十岁那年在一次空难中死了,从那天起,我没有再爱过任何人。那种爱人的心好像也死掉了。实不相瞒,我也是靠肉体机器人来解决生理需要的。你们肯定马上就能猜到,那个肉体机器人是根据那个女人的基因克隆的,还有她残存的记忆芯片。但悲哀的是,这么多年过去了,肉体机器人还是她当年的模样和性情,它无法和我同步成长,我所寄托的爱情也开始面临破产。我面对它,只剩下一种怀旧的遗绪。而怀旧的魅力,在于不经意地返回,如果天天守着那些遗存,迟早会把旧物隐藏的意味消费一空。大约从三年前开始,我也开始选择和另外的肉体机器人一同享乐。那么,我也会变得像李蒙所说,和那些没有生命意识的肉体就这样享乐一生、死掉拉倒?
“那样也挺好的,不是吗?”我悲叹道,自己都不知道自己是不是在反讽。
“这不像你说的话,你从来都是鼓励我的,这次是怎么了?”
“你也从来没有说过这么泄气的话。”
“我不知道,恐怖还在我心里,我现在脑袋里很乱。”
“要不算了,还是找别人来做实验吧。”
“暂时还不行,这涉及故事程序,如果他人刻意隐瞒一些隐私,会导致很严重的后果。而且你知道的,别人的描述都太简陋了,语言不能胜任那样的极限体验。我只能自己去,火种只能靠我亲自带回来。”
“普罗米修斯。”我朝他微笑了一下。
他也冲我笑了笑。
这是他第一次引用过去文化中的典故。
没想到,也是最后一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