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슈화余秀華-집 뒤의 백양나무 몇 그루屋後幾顆白楊樹

위슈화, <집 뒤의 백양나무 몇 그루>

바람이 불어도 안 불어도 그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나는 더 좋다, 바람 불 때 그들의
잎 한 장이 다른 잎 한 장과 부딪치고
잎 떨기가 다른 잎 떨기와 부딪쳐도
물고기처럼 뒤집힐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여름이면 한 마을의 하늘이 다른 마을보다 파랗다

백양나무 아래에 서면 그들은 키가 껑충하다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올라야 그들과 높이가 나란하다
그들의 짙푸른 모습을 보면 내가 태어난 게 복인 것 같고
한평생 물이 모자라지는 않을 것 같다
그들의 사전에는 시든다는 단어가 없어
많은 수고가 덜어진다

집 뒤의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그들은 작아진다, 어떤 사고도 당할 리 없을 정도로
그리고 집은 납작 엎드려 있다
그러고 있으면 바람이 경계를 넘어가기 쉬울 것처럼
또 사람이 지붕에서 깨진 기와를 들춰보고
죽은 뒤에 자기 집을 알아보기 쉬울 것처럼

이 오전에 나는 그들을 보면서
약간의 슬픔도 가져서는 안 될 것 같다

屋后几颗白杨树

有风和无风,它们的样子是差不多的
我更喜欢它们有风的时候
一片叶子会撞到另一片叶子
一群叶子会撞到另一群叶子
却和鱼一样,没有倾覆的可能
夏天的时候,一个村庄的天空蓝过另一个村庄的

站在白杨树下面,它们很高
炊烟飘起来,和它们差不多
它们苍翠的样子让人觉得生而有福
觉得一辈子不会缺水
它们的字典里没有“凋谢”的词组
这就省了不少事情

当我在屋后的半坡上看它们
它们就矮了,矮到不会触碰任何一场事故
而屋子就是匍匐着的
仿佛这样易于一场风过境
也易于人上屋顶翻看破损的瓦片
以及死后,对门楣的辨认

这个上午,我就看着它们
似乎不该有多一点点的哀愁

사진 출처 163.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