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슈화余秀華-한 송이 꽃이 피어나면假如開出一朶花

위슈화, <한 송이 꽃이 피어나면>

마을에서 피어도, 달구지가 뜸한 아침에 피어도
나는 그것을 어찌할지 모르겠다

그 과정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불을 움켜 떠올리는 단호함과
끝까지 피어나 있는 절망을

우리는 다 꽃을 피운 적이 있고
삶에 삼켜졌다 다시 뱉어졌으며 운명의 포로가 된 적도 있다

꽃은 늘 조금 가냘프고, 남이 훔쳐보고, 깊이 감춰지며
그 감정들은 알맞은 때와 알맞은 꽃잎을 고르고 있다

그때 나는 기차를 뒤쫓아 가고
또 비가 내린다. 우리는 이 세계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늘 저도 모르게 스스로를 설득해
한 송이 꽃이 등불로 들어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게 한다

여기까지 되풀이하고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각자 자비의 마음을 느낀다

假如开出一朵花

虽然在村庄,在没有车马经过的早晨
我还是不知道拿它怎么办

因为多么了解那个过程,从水里捧出火的坚决
和一开到底的绝望

我们都是开放过的人
被生活吞进去又吐出来,也被命运俘虏过

它总是有些瘦弱,被窥见的,被隐匿的
那些情感在选择合适的时候,合适的花瓣

这个时候,我是去追逐一列火车
还是一场雨水。我们对这个世界深信不疑

我总是情不自禁地说服自己
就让一朵花走进灯光,再隐退于黑暗

轮回到这里
彼此相望,各生慈悲心肠

사진 출처 太平洋攝影博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