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찬(宋源燦 漢陽大學 研究教授) 진행/정리
송원찬 : 선생님 안녕하세요. 최근 대륙의 문언 소설 연구의 연구동향과 특징에 대해서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천원신 : 감사합니다. 최근 대륙의 문언 소설 연구의 연구동향과 특징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대륙의 문언 소설 연구는 한동안 문언소설사의 완성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언 소설사를 편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두 가지 시각이 생겨났습니다. 하나는 발생 년도에 따라(紀年) 등장하는 소설의 관념을 중심으로 관련 문헌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훙치(紅旗)선생의 『전기소설사(傳奇小說史)』가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매우 복잡하고 귀찮은 일입니다. 그 원인은 시대에 따라 소설 관념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서 소설사의 편찬이 계속 변화하는 과정이 되어 버린다는 거죠.
이와 다른 시각으로 옛 선조(古人)들이 무엇을 문언소설이라고 했는지를 근거로 삼는 것으로, 저의 작업이 이 관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의 장점은 문언소설이라는 대상이 비교적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옛 선조들의 관점은 변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방법도 역시 문제가 있는데, 제가 작업하는 문언소설사로 보면, 당대(唐代)사람 말한 것이 다르고, 송대(宋代)사람 말한 것이 다르다는 것이지요.(웃음) 결국 우리의 문언소설에 대한 입장이 옛 선조의 말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몇 년간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문헌을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리젠궈(李劍國) 선생이 있는데, 그는 일찍이 『당전지괴소설사(唐前志怪小說史)』,『당오대지괴전기서록(唐五代志怪傳奇序錄)』,『송대지괴전기서록(宋代志怪傳奇序錄)』 등을 서술했는데, 지금도 문헌 정리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후학들이 청대 지괴전기(志怪傳奇)나 한위(漢魏)의 잡전(雜傳)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학자들이 있는데, 저와 같은 경우입니다. 제가 최근에 고민하는 문제는 기존의 우리의 학술 연구가 특히 문언소설에 있어서 중국의 고대 역사 저작의 서술전통을 중시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모두 문언소설과 역사저작과의 밀접한 관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가 발견한 부분은 중국 연사저작에는 스스로의 서술전통이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의 ‘집(集)’부(部)도 스스로의 서술전통이 있는데, 예를 들어 중국의 부(賦)를 보면, 쑹위(宋玉)의 『신녀부(神女賦)』․차오즈(曹植)의 『낙신부(洛神賦)』․타오위안밍(陶淵明)의 『한정부(閑情賦)』 등 나름대로의 서술 전통이 있다는 것이지요. 중국 고대의 ‘자(子)’부(部)도 역시 그 나름대로의 서술전통이 있는데, 『장자(莊子)』․『한비자(韓非子)』,『장자』의 <도척(盜跖)>․<설검(說劍)>,『한비자』의 <설림(說林)>,『열자(列子)』의 <우공이산(寓公移山)」 등이 있고 후대의 『월위조당필기(越魏朝堂筆記)』 등도 역시 모두 ‘자(子)’부입니다. 후에 제가 자부(子部)와 사부(史部), 그리고 집부(集部)의 서술 전통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최근 저는 이쪽 방면에 긴 논문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한편은 『월위조당필기와 자부서사전통(越魏朝堂筆記与子部叙事傳統)』인데, 올해 11월에 타이완 중국문사철연구소의 “경전이 민간 서사문학으로 전화된 것에 대한 회의(經典轉化于民間叙事文學的會議)”에서 이 논문을 개재하기로 했습니다. 이 논문은 당(唐)나라 사람의 전기(傳奇)의 문체특성으로 당(唐)나라 사람의 전기(傳奇)와 집부(集部)의 서술 전통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샹산(香山)에서 열린 소설문헌과 소설사 연구회에 참가하여 발표한 논문입니다. 이 생각은 중국 문언소설, 그 자체의 서술 전통에 중심을 두고 그 계통을 정리해보는 것입니다. 아마도 리젠궈(李劍國) 선생의 대표적인 문헌 정리 작업과 저의 중국 서술 전통에 대한 계통정리는 현재 두 가지 서로 다른 연구 추세와 특징일 것입니다. 이 두 가지 특징에 대해 저는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문언소설의 연구에 새로운 학술적 성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원찬 : 선생님이 보시기에 중국 문언소설연구는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시지요.
천원신 : 중국 문언소설의 연구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헌의 연구는 장점이 있는데, 그것은 성과가 나온 다음에는 일반적으로 논쟁이 적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하나의 필기(筆記)을 정리한 결과를 내놓으면 모두가 이 성과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점이 있는데, 필기를 정리하는 것이 문언소설의 연구 성과인가 하는 점입니다.(웃음) 엄밀히 말해 이러한 작업은 역사학자의 성과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위잡전(漢魏雜傳)』은 역사학자의 일부 문헌이면서, 또한 하나의 필기본입니다. 아마 문언소설 연구의 다른 영역의 학자가 관심 있어 하는 문헌도 어쩌면 문언소설연구의 대상에 속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가 문헌 정리 작업을 할 때는 우선 그 영역에 대해 기본적인 기준을 정확히 정립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가 하려는 작업은 그들이 문헌을 선택할 때 정확한 기준을 정립하려는 것으로 이러한 작업에서 중국고대의 사부(四部)인 사(史)․ 자(子)․집(集)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부(史部)․자부(子部)․집부(集部)에 있는 각자의 서술전통에 대해 파악한 후, 이러한 서술전통이 중국문언소설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이러한 문헌이 가장 가치 있는 작품이라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언소설사를 다시 쓰는데 있어 이론적 명확성과 문헌적 근거를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의 향후의 문언소설연구는 이러한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보다 진일보한 새로운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송원찬 : 선생님의 치학(治學)의 철학과 연구 성과 및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천원신 : 문언소설에 관해서 저는 몇 년간 주로 『문언소설 심미 발전사(文言小說審美發展史)』를 썼고, 그 전에 『중국 문언소설 유파 연구(中國文言小說流派硏究)』를 썼습니다. 또한 타이완에서 『문언 필기 소설사(文言筆記小說史)』와『중국 전기소설사화(中國傳奇小說史話)』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 4권의 책에는 서로 중복되는 부분도 있으나 각자 일부 새로운 내용이 보충되어 있습니다. 이 몇 권의 책은 곧 상호 보충적 성과이며, 20여 편의 문언소설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좀 더 높은 수준의 중국고대의 서사전통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서 중국고대의 기타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문언소설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중국고대의 집부(集部), 사부(史部)와 자부(子部)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최근 호남인민출판사(湖南人民出版社)의 지지를 받아서 거대한 프로젝트로 『중국문학편년사(中國文學編年史)』18권을 출판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중국문학편년사(中國文學編年史)』는 선진시대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중국문학 발전에 대해서 편년체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문언소설뿐만 아니라, 시, 문, 사 등 기타 모든 중국고대 문체에 대해 서술할 예정이며, 또한 중국고대 작가의 활동에 대해 서술할 예정입니다. 그중에는 당연히 문언소설가의 활동도 다룰 예정입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중국 고대 문언소설을 연구할 때 그것을 고립시켜 놓은 것이 아니라 다른 점과 함께 볼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만약에 지샤오란(紀曉嵐)의『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를 살펴본다면, 우리는 단순히 그의 『열미초당필기』뿐만 아니라, 그의 『사고전서총목제요(四庫全書總目提要)』, 그의 상소문, 그가 쓴 개인 작품집 등과 그의 사상까지도 다루어서 전면적으로 그를 이해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문언소설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백화소설의 발전, 시의 발전, 사의 발전 등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문언소설과 기타 문체의 관계나 차이점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이미 3년간 진행되었고, 지난 3년 동안 베이징대학․중국인민대학(中國人民大學)․산시사범대학(陝西師范大學)․시베이사범대학(西北師范大學)․산둥사범대학(山東師范大學)․취푸사범대학(曲阜師范大學) 등이 참여했으며, 그 중심은 우한대학(武漢大學)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푸쉬안충(傅璇琮)선생, 차오다오헝(曹道衡)선생을 우리 편년사의 고문으로 초청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국문언소설사를 문학 전체 안에 집어넣고, 그 배경에서 그 가치를 판단해보고, 또한 도대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학 전체에 대한 이해에서 다시 중국문언소설의 연구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찾아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처럼 기초를 튼튼히 한 후에 이러한 기초에서 다시 문언소설의 일부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 저는 10여년 정도에 이러한 연구가 새로운 수준에 도달하고, 지금 저는 문언소설의 연구는 이미 더 이상 심화연구가 힘든 문제에 봉착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금 돌아서 다시 깊은 연구를 해볼 생각으로 저의 이런 아름다운 희망이 좋은 목적에 도달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천원신(陳文新, 1957~ ) 교수 소전(小傳)
후베이(湖北) 궁안(公安) 사람으로 1988년 6월에 「요재지이의 서정 특징을 논함(論『聊齋志異』的抒情特徵)」(지도교수: 吳志達)이라는 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1991년 6월에 부교수, 1995년 5월에 부교수로 승급하였다. 지금은 우한(武漢)대학 중문과(中文系) 중국고대문학교연실 교수, 우한(武漢)대학 중국문화연구원 부원장, 『인문논총(人文論叢)』 부주편 등직을 맡고 있다. 그는 주로 고대소설 및 시문․희곡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데 주요 저작으로는 『中國文言小說流派硏究』(武漢大學出版社, 1993), 『士人心態話儒林』(華中理工大學出版社, 1994; 1995년에 臺灣 亞太圖書出版社에서 『吳敬梓話儒林』으로 개명 출판), 『中國筆記小說史』(臺灣 志一出版社, 1995), 『中國傳奇小說史話』(正中書局, 1995), 『禪宗的人生哲學』(臺灣 揚智出版公司, 1995; 華夏出版社, 1997), 『袁枚的人生哲學』(揚智出版公司, 1995), 『劉伯溫: 智略人生』(長江文藝出版社, 1996; 揚智出版公司, 1997), 『紀曉嵐的人生哲學』(揚智出版公司, 1997; 華夏出版社, 1997), 『日記四種』(湖北辭書出版社, 1997)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明代前後七子與公安派的對立互補關係及其融合」(『荊州師專學報』 1987년 제2기), 「蒲松齡筆下的名士風度和佳人韻致」(『武漢大學學報』 1987년 제6기), 「從傳統的致思途徑看『儒林外史』結構的完整性」(『江漢論壇』 1987년 제6기), 「『鏡花緣』與儒道文化」(『明淸小說硏究』 1988년 제1기), 「高鶚功過評議」(『爭鳴』 1989년 제3기), 「情調: 『聊齋志異』的一個重要審美範疇」(『名作欣賞』 1989년 제3기), 「痴: 『聊齋志異』的一個重要情感範疇」(『武漢大學學報』 1989년 제4기), 「中國名士文學論綱」(『江漢論壇』 1989년 제8기), 「追求雄健奇崛: 元明之際文學的主導風格」(『中州學刊』 1989년 제6기), 「論唐人傳奇的文體規範」(『中州學刊』 1990년 제4기), 「論唐人傳奇之“奇”」(『江漢論壇』 1990년 제11기), 「魏晋南北朝小說中的仙鬼怪形象及其悲劇意蘊」(『武漢大學學報』 1992년 제3기), 「論盛期唐人傳奇的情感特徵」(『中州學刊』 1992년 제6기), 「『聊齋志異』的風度與力度」(『蒲松齡硏究』 1992년 제3기), 「論中國文言小說的敍事規範」(『靑海社會科學』 1992년 제6기), 「元稹『鶯鶯傳』辨」(『江海學刊』 1993년 제4기), 「論淸代傳奇小說發展的歷史機遇」(『社會科學硏究』 1994년 제1기), 「揚黛抑釵傾向及其所反映的社會文化心理」(『紅樓夢學刊』 1994년 제1기), 「論傳奇小說的兩種類型及其演變」(『靑海社會科學』 1994년 제3기), 「“世說”體審美規範的確立: 論『世說新語』」(『學術論壇』 1994년 제4기), 「論筆記體與傳奇體的品格差異」(『學術硏究』 1995년 제1기), 「論軼事小說之“軼”」(『貴州社會科學』 1995년 제1기), 「蒲松齡的自我確認與人生感慨」(『明淸小說硏究』 1995년 제4기), 「論『三國演義』文體之集大成」(『武漢大學學報』 1995년 제5기), 「論志怪三體」(『學術論壇』 1995년 제6기), 「禮樂合一與釵黛幷重」(『人文論叢』 1997年卷)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