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화의-이백李白 봄날 취중에서 일어나 감회를 적노라春日醉起言志

봄날 취중에서 일어나 감회를 적노라春日醉起言志/이백李白

處世若大夢, 세상살이 커다란 꿈 같으니
胡爲勞其生? 어찌 그 삶 수고롭게 하리?
所以終日醉, 그리하여 온종일 대취하여
頹然卧前楹. 질펀하게 기둥 앞에 누웠다.
覺來眄庭前, 깨어나 뜰 앞을 바라보니
一鳥花間鳴. 새 한 마리 꽃 사이에서 운다.
借問此何時? 묻노니 지금이 어느 때인가?
春風語流鶯. 봄바람은 꾀꼬리에게 말을 건넨다.
感之欲嘆息, 이에 감응하여 탄식하며
對酒還自傾. 술 마주하고 혼자 따른다.
浩歌待明月, 호탕히 노래하며 밝은 달 기다리고
曲盡已忘情. 노래 끝내니 그 정마저 잊는다.

[해제]

오스트리아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의 말년 교향곡 가운데 <대지의 노래(Das Lied von der Erde)>가 있다. 1909년 여름에 작곡했으며 사망한 지 6개월 뒤 1911년 11월에 초연되었다. 먼저 <대지의 노래>는 6개 악장으로 된 연가곡 교향곡으로 냉소·탐욕·슬픔을 차례로 나타내는 베일에 가려진 시적 언어를 통해 세상만사의 덧없음과 인간이 죽어서 볼 수는 없지만 계속되는 대지의 아름다움에 의해 받게 되는 슬픈 위안을 표현했다.

당대부터 19세기까지 유명 시인들의 중국시 83수를 모은 ≪중국의 피리(Die Chinesische Flöte)≫(한스 베트케Hans Bethge, 1876~1946, 독일어 번역본, 1907년 출판)라는 시집에서 영감을 얻었을 뿐 아니라 그중 7 수의 시를 뽑아 가사로 사용했다.

베토벤이나 브루크너 등 선배 작곡가들이 9번 교향곡을 쓰고 죽었다는 징크스를 크게 의식하여 9번 교향곡으로 삼지 않았다고 한다.

전체 6악장 가운데 1악장 ‘대지의 슬픔에 대한 주가(Das Trinklied vom Jammer der Erde)’는 이태백(李太白)의 <슬픈 노래(悲歌行)>, 2악장 ‘가을에 쓸쓸한 자(Der Einsame im Herbst)’는 전기(錢起)의 시, 3악장 ‘청춘에 대하여(Von der Jungend)’는 이태백의 시, 4악장 ‘아름다움에 대하여는(Von der Schondeit)’는 이태백의 <연밥 따는 노래(採蓮曲)>, 5악장 ‘봄에 취한 자(Der Trunene im Fruhling)’는 이태백의 <봄날 취중에서 일어나 감회를 적노라> 시, 6악장은 ‘이별(Der Abschied)’은 맹호연(孟浩然)의 <업 스님의 산방에서 묵으며 정공을 기다렸으나 오지 않아(宿業師山房待丁公不至)>과 왕유(王維)의 <송별(送別)> 시를 기초로 했다. 말러는 이처럼 독일어 버전 중국 당시 7수를 뽑아 가사로 썼는데, 서양음악사에서는 보기 드문 경우다.

황석규(黃錫珪)의 ≪이태백연보≫(1958)에서는 천보 4년(745) 봄 이백이 노군(魯郡) 동쪽의 석문(石門)에 머물 때 지었다고 한다. ‘주선’의 경지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大地之歌das lied von der erde》, 사진 출처 Baidu

오언고시 상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