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화의-이백李白 봄날 나부담에서 노닐다가春日游羅敷潭

봄날 나부담에서 노닐다가春日游羅敷潭/이백李白

行歌入谷口, 노래 부르며 계곡 입구로 들어가니
路盡無人躋. 길이 끊어지고 오르는 사람 없도다.
攀崖度絶壑, 벼랑에 매달려 높은 산골 건너고
弄水尋回溪. 물 건너 굽이치는 시내 찾는다.
雲從石上起, 구름은 돌 위에서 일어나고
客到花間迷. 손님은 꽃 사이에서 홀렸다.
淹留未盡興, 오래 머물러도 흥이 다하지 않으나
日落群峰西. 해는 벌써 뭇 봉우리 서쪽에 지누나.

[해제]

나부담은 하북성 한단시(邯鄲市) 서북쪽으로 10킬로미터 떨어진 삼릉향(三陵鄕) 강요촌(姜窑村) 서쪽에 있다. 나부는 한대 악부시 <길가의 뽕나무(陌上桑)>의 여주인공이다. 진(晋) 최표(崔豹)의 <고금주(古今注)>에 “<길가의 뽕나무>는 진씨 딸의 손에서 나왔다. 진씨는 한단 사람으로 그에게 나부라는 딸이 있었으며 고을의 천승 집안 출신 왕인의 아내가 되었다. 왕인은 후에 조왕의 가령(家令)이 되었다. 나부가 길가에 나와 뽕을 따고 있었는데, 조왕이 누대에 올라 그녀를 보고 반하여 술자리를 열어 빼앗으려고 했다. 나부는 쟁을 절묘하게 연주하며 <길가의 뽕나무>란 노래를 지어 자신의 뜻을 밝히니 조왕은 이에 그만두었다.(<陌上桑>者, 出秦氏女子. 秦氏, 邯郸人, 有女名羅敷, 爲邑人千乘王仁妻. 王仁後爲趙王家令. 羅罗出, 采桑於陌上, 趙王登臺見而悦之, 因置酒欲奪焉. 羅敷巧筝, 乃作<陌上桑>之歌以自明, 趙王乃止.)”라는 구절이 있다.

나부담 옆 산비탈 길에는 이백로(李白路)와 이백정(李白亭)이 있다. 이백은 당시 나부담 이백정에 와서 주변의 경치에 매료되었다. 경관을 감상하면서 길도 없고 사람도 다니지 않는 암벽 길로 건너고 시내 찾으러 다니느라 어느덧 해가 서산에 걸린 줄도 몰랐다. 이때 시적 감흥이 일어 지금의 이백정에 앉아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이백정 안에는 석탁(石桌), 석의(石椅)가 있으며 석의에는 잔을 들고 있는 이백의 소상을 새겨 놓았다.

이곳에는 나부가 조왕의 핍박을 받아 이 연못에 투신자살했다는 전설과 나부가 이곳에서 옷을 빨았다는 유적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에 편찬한 ≪한단현지(邯鄲縣志)≫에는 나부담이 지금의 용흥사(龍興寺) 용지(龍池)라고 소개하였다

나부담羅敷潭, 사진 출처 club0.autoimg.cn

오언고시 상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