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안笛安 세느강은 얼지 않는다塞納河不結冰 3

세느강은 얼지 않는다 3  (완결)

나와 란잉은 파리에 온 지 세 번째 해에 쑤메이양을 만났다. 그때 우리의 생활에는 이미 변화가 있었다. 두 사람 다 공부를 하면서 괜찮은 일자리를 구한 덕에 살림이 넉넉해져 주말이면 친구들과 즐겁게 먹고 마셨다. 파리는 흥청망청 놀기에 꽤 적합한 도시였다. 내 기억에 당시 란잉의 사촌언니는 백인과 결혼을 했고 그 바람에 솔로가 된 중금속은 새 애인을 구했는데 그녀가 바로 쑤메이양이었다. 그때 우리 네 사람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늘 새벽까지 광란의 밤을 즐겼다. 정신이 아직 멀쩡하면 다 같이 자정의 거리를 미친 듯이 달려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고, 그렇지 못하면 밤을 새워 놀았다. 여명이 조금씩 하늘을 하얗게 물들이는 것을 보고 있다가, 파리의 여명이 놀랍게도 고향 도시의 여명처럼 쓸쓸하고 고요해 번화한 흔적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곤 했다.

바로 그 기간에, 한 번 또 한 번 광란의 밤을 지샜던 그 기간에 나는 비로소 세월이 실은 길다는 것을, 파리의 세월도 그렇다는 것을 느꼈다.

아일랜드인의 그 술집은 좁고 긴 골목 안에 있었다. 18구의 몇몇 장소들은 아주 오래된 파리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위고의 소설을 보면 1848년 2월 혁명의 시가전은 아마도 이런 좁은 길에서 시작됐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몇몇 곳의 도로는 대단히 작은 돌멩이를 하나하나 깔아 만들어졌다. 예전에 우리 몇 명은 늘 뒤에 남아 그녀 혼자 가뿐히 우리를 멀리 따돌리고 앞서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날씬한 뒷모습이 그 오래된 길과 혼연일체가 되었다. 이윽고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우리에게 상큼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빨리 오라고. 나, 어서 출근해야 해.”

메이양은 예쁜 여자는 아니었다. 란잉과 비교하면 란잉만큼 예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뭔가가 있었다. 그 되는 대로 살아가던 날들 중에 나는 메이양의 어떤 점이 그렇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지 수도 없이 연구해보고 싶었다.

끝내 신빙성 있는 결론을 얻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기질’ 탓으로 돌리고 말았다. 지금 나는 추억의 장소를 다시 찾았다. 우리가 한때 물 쓰듯 시간을 보냈던 술집에 온 것이다. 하지만 메이양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심지어 낯선 이들의 입에서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가 가뿐히 세느강에 몸을 던질 때 과연 우리 생각을 했는지, 또 우리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비록 요 몇 년간 우리는 만나지 못했고 서로 멀어졌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한때 마지막 지하철을 타러 함께 미친 듯이 달렸던 친분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작별인사는 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메이양이 야박한 사람은 아니라고 확신했다. 더 나아가 메이양은 당시 우리들 사이에서 가장 의리 있고 정이 깊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메이양은 죽었고 우리에게 단 한 마디 말도 남기지 않았다.

저녁 열 시는 어느 술집이든 막 시끄러워지는 시간이었다.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편안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적어도 곰팡내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었다. 나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바 앞으로 가서 바텐더에게 스카치위스키 작은 잔 하나를 주문했다. 한 잔을 단숨에 비워 메이양을 추모해야 하는지, 아니면 조금씩 천천히 마시며 그녀를 그리워해야 하는지 망설여졌다. 나는 그것이 가식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정말 다른 방식으로는 내 상념을 표현할 길이 없었다. 메이양, 왠지는 몰라도 나는 네가 죽을 것 같았어. 네가 그리울 거야. 늘 그립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가끔씩은 그리울 거야. 그때 친구들 중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든 상관 안해. 나는 언제나 생각했어, 네가 평범한 여자가 아니라고. 너는 이미 세상 사람들에게 그걸 증명할 기회를 잃었지만 말이야.

그해의 어느 일요일 아침, 우리 넷은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함께 감옥에 갔다. 엄밀히 말하면 그곳은 옛날 감옥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이었다. 우리 넷은 메이양, 중금속, 란잉 그리고 나였으며 우리는 멋모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고 나서야 알았는데, 그 감옥은 아주 유명한 곳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수감된 적이 있었고, 또 기억이 잘 안 나긴 해도 귀가 닳도록 이름을 들어본 로베스피에르나 당통 중 어느 한 명도 수감된 적이 있었다. 우리는 흥미진진해 하며 감방의 유적과 감방 안에 진열된 밀랍상을 스치듯이 다 보았다. 그러고서 기회를 안 놓치고 뭐든 농담을 할 만한 것을 가리키며 그닥 고급스럽지 않은 농담을 해댔다. 그때 중금속은 짐짓 정색을 하고 말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가슴이 정말 이 밀랍상만큼 컸나?”

이윽고 모르는 사이에는 우리는 후원에 다다랐다. 여느 집 마당과 비슷한 자그마한 정원이었으며 땅바닥에 전부 파란 이끼가 끼어 있었다. 또한 구석에는 돌을 깎아 만든 연못이 있었는데 잔뜩 녹이 슨 놋쇠 수도꼭지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우리 같은 여행객 하나가 무심하게 다가가 그 수도꼭지 손잡이를 비틀어 자기 생수병을 가득 채웠다. 우리 네 사람은 그 사람이 그렇게 멋대로 물을 취하는 모습을 보고서 왠지 모르게 약속이나 한 듯 몇 초간 침묵에 빠졌다. 이윽고 란잉이 미심쩍어하며 그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에 손을 댔다가 불에 데기라도 한 듯 꺅 소리를 질렀다.

“너무 차가워. 뼛속까지 얼어붙을 것 같아.”

바로 그때 나는 마리 앙투아네트도 형장으로 가기 전, 역시 방금 전 그 여행객처럼 그 수도꼭지의 물을 마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그녀는 단두대에 올라갔다. 그 오만하고 사치스러웠던 여인은 단두대 위에서 실수로 사형집행인의 발을 밟았는데, 여전히 고상한 말투로 “미안하구나.”라고 말했다.

막 떠나려고 할 때 우리는 메이양이 사라진 것을 알았다. 우리는 온 길을 따라 거꾸로 그녀를 찾으러 갔다. 다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밀랍상을 보았을 때 나는 중국어 발음의 흔적이 뚜렷한 내 프랑스어로 그녀를 붙들고 묻고 싶었다. “왕비님, 우리의 동행을 보지 못하셨습니까?”라고. 알고 보니 메이양은 줄곧 그 자그마한 정원에 있었다. 우리는 그녀가 몸을 숙이고 하얀 손을 그 수도꼭지 아래에 댄 체 밀랍상처럼 꼼짝도 않고 있는 것을 보았다. 란잉이 뼛속까지 얼 정도로 차다고 했던 물이 한 방울씩 그녀의 손바닥에 고이고 있었다. 그녀의 손은 이미 얼음조각이 돼버린 것 같았다.

우리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그녀가 고개를 돌려 생긋 웃었다. 순간 그녀의 눈 속에서 강렬한 뭔가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우리는 모두 그녀의 알 수 없이 빛나는 미소가 조금 두려웠다. 이윽고 그녀가 말했다.

“나 방금 마리 앙투아네트를 봤어. 진짜 마리 앙투아네트였어.”

“너 미쳤구나!”

란잉의 한 마디에 모두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고 조금 겸연쩍어하며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다. 단지 나 혼자만 그녀의 말이 진실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 순간, 돌연 내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메이양은 오래 사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즉시 나의 그런 황당하고 미신 같은 생각을 비웃었다. 하지만 확실히 바로 그때 메이양의, 다른 사람이 잊지 못하게 만드는 점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달았다. 그녀는 아직 젊은데도 눈썹 언저리가 대단히 노숙하고 심지어 쓸쓸해 보였다. 특히나 활짝 웃을 때 더 그랬다.

위스키를 다 마신 뒤, 나는 또 큰 잔으로 맥주를 시켰다. 차가운 맥주만이 여름날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내가 무료하게 맥주잔을 들고 바를 벗어나려 할 때였다. 등 뒤의 왁자지껄한 소음 속에서 매우 순수하고, 또 매우 분명한 중국어가 들렸다.

“정타오鄭韜, 정말 너로구나. 오랜만이야!”

쑤메이양이 내 것과 똑같은 맥주잔을 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 등 뒤에 서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내 자신이 바보가 된 것 같았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어떤 방식으로 위스키를 마셔야 사자死者에 대한 내 그리움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그 아름다운 사자가 활짝 웃으며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마치 하느님이 짝, 하고 내 뺨을 후려갈긴 것만 같았다. 나는 왜 바보같이 모르는 사람들이 식사자리에서 멋대로 떠드는 이야기를 믿었을까?

그래서 나는 무척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이, 메이양. 정말…… 오랜만이야.”

“이 년 반 만이네.”

메이양은 정확히 말했다.

“항상 보고 싶었어. 이번 주말에는 꼭 정타오와 란잉에게 전화를 걸어야지, 했다가도 주말이 다 지나갈 즈음에는 또 다음 주말에 걸어야지, 했지 뭐야.”

그녀는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표정은 예전 그대로였다.

“누가 아니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그랬어.”

“내가 보기에는 이래.”

메이양이 맥주를 크게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

“우리는 다 이 비효율적인 나라에 사느라 게을러진 거야. 늘 하루가 긴 것 같고 어떤 일도 서두를 필요가 없잖아. 하루가 48시간 같다니까.”

“네 말이 맞아.”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요즘 어떻게 지내?”

“전과 똑같아. 작년 말에 한 갤러리와 계약을 맺었어. 되는 대로 그림을 몇 점씩 그려주지. 이 술집 일은 두 달 전에 그만뒀고. 넌 어때?”

나는 자세히 그녀를 뜯어보았다. 그녀는 조금 변한 듯했다. 청바지와, 그물 모양으로 술이 늘어진 검정색 상의에 반짝이는 구슬이 가득 꿰매어져 있었다. 루즈도 반짝이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예전에는 그렇게 화려하게 차려입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차림새가 그녀에게 잘 어울리고 적당히 섹시해보이게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공부는 벌써 그만뒀어. 가이드가 됐는데 사실은 아버지 일을 돕고 있는 거야. 그냥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지. 이제는 아무것도 신경이 안 쓰여. 란잉이 점점 더 나를 고깝게 보는 것도 별로 신경이 안 쓰여. 아무래도 전혀 다른 상태까지 온 것 같아.”

“너하고 란잉이 이렇게 오래 산 것도 쉽지 않은 일이야.”

그녀는 오래된 친구처럼 나를 위로했다.

“나하고 중금속을 보라고. 헤어질 일이 전혀 없는 것 같았지만 결국 이 년을 못 버텼잖아. 그러니까 너희가 벌써 칠 년을 산 건 정말 대단한 거라고. 가능한 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으면 좋겠어.”

“너는 어때?”

나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요 몇 년, 남자는 있었어?”

“남자 같은 건 뭐.”

그녀는 장난스레 끝말을 길게 끌었다.

“원하면 얼마든지 있잖아.”

우리 둘은 즐겁게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 들고 있던 잔을 들어 쨍, 하고 부딪쳤다.

“자, 한 잔 마셔, 메이양.”

나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

“그래,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반가워.”

그녀는 뚫어지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한 가닥 어두운 수증기가 넘쳐 올라 내 마음을 움직였다.

그 다음에는 조금 혼란하게 일이 전개되었다. 하지만 사실은 내가 예상했던 순서와 척척 맞아 떨어졌다. 우리는 계속 잔을 마주쳤고 또 계속 재회를 축하했다. 술이 오르면 사람은 쉽게 마음을 터놓게 된다. 나는 그날 우리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른다. 술값은 누가 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다음에 나는 혼미한 상태로, 나처럼 혼미한 메이양을 끌고 지하철역으로 갔다. 또 그 다음에 내가 번쩍 정신이 들었을 때는 이미 메이양의 아파트 문 앞이었다.

“올해 일월에 여기로 이사 왔어.”

그녀는 구식 열쇠를 쥐고서 빙그레 웃으며 문을 열었다.

나는 초등학생이 아니었다. 당연히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알고 있었다. 기왕 여기까지 온 이상, 갈 데까지 가보자고 생각했다. 지금 잘난 체하며 작별인사를 하는 것은 더 안 좋았다. 메이양이 욕실에 들어갔고 잠시 후 샤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어지러움을 느끼고 잠시 소파 위에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울컥 구역질이 나서 더 생각할 틈도 없이 욕실로 뛰어 들어가 변기를 붙잡고 구토를 했다. 귓가에 물소리가 생생하게 메아리쳐 내 머릿속을 흠뻑 적시는 듯했다.

구토를 마치고 변기의 물을 내리니 정신이 조금 맑아졌다. 수돗물을 틀어 세수를 하고 양치질도 했다. 바로 그때 샤워를 하고 있던 메이양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들었다가 뜻밖에도 그녀가 언제부터인가 샤워 커튼을 걷어 놓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똑똑히 그녀의 몸을 보았다. 본래는 “문신이 진짜 아름답네.”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말을 입 밖에 내기 전에 그것이 문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의 등과 다리와 허리에 코발트색 광채가 빛나는 은색 비늘이 덮여 있었고 그녀의 발가락 사이에는 역시 은색 물갈퀴가 나 있었다. 그녀는 온몸을 드러내고 내 앞에 선 채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본래는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도시 남녀의 불륜이 이뤄져야 할 밤에 자신의 가장 소중하고 은밀한 비밀을 내게 보여주었다.

나는 그제야 그녀가 본래 이토록 나를 신뢰했음을 알았다.

“정타오.”

그녀가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내가 추해 보여?”

나는 고개를 흔들고 천천히 말했다.

“메이양, 세느강의 물은 차갑지?”

“너, 전부 알고 있었어?”

그녀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오늘에서야 알았어.”

나는 두 팔을 뻗어 그녀를 꼭 껴안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몸은 여러 해 전 마리 앙투아네트가 갇혔던 감옥의 파란 이끼처럼 차디찼다.

“정타오, 내가 무섭지 않아? 나는 지금 귀신이야.”

그녀는 조용히 눈물을 머금었다.

“전혀 안 두려워, 메이양. 다만 네가 왜 그랬는지 궁금할 뿐이야.”

내 말에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몰라. 난 그냥 쓸쓸했을 뿐이야. 그런데 죽어서도 쓸쓸함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느꼈을 때 비늘이 천천히 나기 시작했어. 그래서 이따금 물에서 빠져나와 원래 자주 가던 곳을 거닐곤 해. 다행히 세느강은 얼지 않으니까 어쨌든 얼음 밑에 갇힐 일은 없잖아.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밖에 나올 수 있어. 오늘 너를 만나서 정말 기뻐.”

나는 천천히 그녀의 비늘에 입을 맞췄다. 우리는 아파하며 서로 뒤엉켰다. 그 밤은 마치 세월의 상처인 것 같았다. 모든 욕망과 뜨거운 감정이 끝없이, 신선한 피처럼 솟아났다.

“아아, 정타오.”

그녀가 넋을 잃고 한숨을 쉬었다.

“정말 란잉이 부러워죽겠어.”

나는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둬. 나는 자주 관광객을 데리고 세느강에서 유람선을 타곤 해. 너는 나를 보면 꼭 무슨 수를 써서든 인사를 해줘. 알았지? 자주 인사해주지 않으면 네가 그리울 테니까.”

“알았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감미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비밀인 거야, 우리 둘만의.”

塞納河不結冰 3

我和蓝缨是在来巴黎的第三年认识苏美扬的。那时候我们的生活已经有了变化。两个人都在念书的同时找到不错的地方打工,因此有足够的钱供我们周末的时候跟朋友们吃喝玩乐。巴黎这座城市是非常适合醉生梦死的。我记得当时,蓝缨的表姐嫁了洋人,落单的重金属找到了新欢,就是苏美扬。当时我们四个人连同其他一些狐朋狗党,常常在巴黎狂欢到凌晨。如果理智尚存的话,就一大群人在午夜的街道上狂奔着去赶最后一班地铁回家;如果理智已经没有了,就玩通宵。看着曙光一点点地染白天空,惊讶地发现巴黎的黎明跟家乡那座城市的黎明一样,萧条,寂寥,找不到一点点繁华的痕迹。

就是在那段时间,那段常常度过一个又一个狂欢的通宵达旦的时间,我才觉得岁月其实是悠长的,哪怕是巴黎的岁月。

那间爱尔兰人的酒吧在一道狭长的巷子里面。十八区的某些地方还保留着非常古老的巴黎的面貌。雨果小说里面记载过的,1848年革命的巷战怕是发生在这样狭小的街道里面。有些地方的甬道用非常细小的石头一个一个圆圆地铺成。这样的道路对于穿高跟鞋的女人来说是非常大的刑罚。可是印象中,美扬从来都穿着七厘米的高跟鞋在这种路面上健步如飞。功夫的确了得。那些年,我们几个人总是走在后面,看着她一个人非常轻盈地把我们甩得很远。她纤丽的背影跟这条古旧的街道浑然一体。然后她就会转过脸,对我们清脆地微笑着:“你们快一点啊,我上班要迟到了。”

美扬算不上是漂亮女人。跟蓝缨比,没有蓝缨漂亮。可是在她的脸上,自有一种能够让人过目不忘的东西。曾经,在那些今朝有酒今朝醉的日子里,我无数次地想要研究出来美扬身上到底有什么能够让人如此印象深刻。终究没有得出什么有说服力的结论,只好沮丧地归结为“气质”。如今我旧地重游,来到了我们曾经用来挥霍时间的酒吧,可是,美扬已经不见了。我甚至要从一些陌生人的嘴里得知她的死讯。我不知道在她轻盈地把自己交给塞纳河的时候,她有没有想起我们,有没有想过要给我们拨个电话,虽然这两年我们已经没有见面,可以说已经形同陌路,但是看在曾经亲密无间地一起狂奔着追赶最后一班地铁的份儿上,总该告个别吧。

不过我确定,美扬不是个薄情的人。更进一步说,我一直都觉得,美扬是我们曾经的那个圈子里面,最情深义重的一个。可是现在,美扬死了。不肯给我们这群人留下只言片语。

晚上十点,是任何一间酒吧刚刚开始嘈杂的时刻。烟雾缭绕,一股沉堕的气息。不过这种沉堕令人感觉很舒服,因为不伴随着发霉的味道。我挤到吧台前边去,跟酒保要了一杯小小的苏格兰威士忌,有些犹豫到底是该一饮而尽来表示对美扬的祭奠,还是应该一点一点慢慢喝完以示怀念。我知道这很虚伪,可是我实在没有别的方式来表达如下的想法:美扬,虽然我不知道为什么,但是我知道你死了。我会想念你。不敢保证常常想念,但是偶尔的想念是一定会做到的。当初那个圈子里的其他人怎么样我不管,我一直都觉得,你不是一个平凡的女人,虽然你已经没有了向世人证明这一点的机会。

那一年,不知道为什么,我们四个人在某个星期天的早上到了一座监狱去。严格地说,是由曾经的监狱改造成的博物馆。我们四个:美扬,重金属,蓝缨,还有我,我们糊里糊涂地就闯了进去。进去之后才知道,那座监狱可以说大名鼎鼎,关押过玛丽王后,也关押过罗伯斯庇尔或者是丹东——我记不清楚了,反正就是这两个如雷贯耳的名字中的一个。我们兴致勃勃,走马观花地看完了牢房的遗址还有陈列在牢房里面的蜡像。不失时机地对任何一样可以开玩笑的东西开些不那么高级的玩笑。重金属一本正经地说:玛丽王后的胸真有这个蜡像这么大吗?然后,不知不觉间,我们就来到了后院。是一个类似天井的小小的院落,地板上全部都是青苔。角落里有一个石雕的水池,一个长满铜锈的水龙头不怒而威地滴着水珠。一个跟我们一样的游客漫不经心地走上去,拧开这个水龙头,灌满他自己的矿泉水瓶子。我们四个人不知为什么,看到这个人如此随便地拧开这个水龙头灌水的情景,不约而同地沉寂了几秒钟。然后蓝缨迟疑地把手伸出去接这个龙头滴出来的水珠,像是被烫到了似的惊呼着:“好凉啊。简直要冻着骨头了。”就在这个时候我突然想起来,说不定玛丽王后在临上刑场前,也如这个游人一般,喝过这个水龙头里的水。几个小时以后,她走上了断头台,这个傲慢、挥霍无度的女人在断头台上不小心踩了一下刽子手的脚,然后她依然风度翩翩地说了一句:“对不起。”

我们准备离开的时候才发现,美扬不见了。几个人沿着来时的路返回去寻她。再一次看到玛丽王后的蜡像时,我简直都想用我中国口音十足的法语问她一句:请问陛下有没有看到我们的同伴。原来美扬一直都待在那个小院落里面。我们看到,她弯下身子,把她白皙的手伸到那个水龙头下面,就维持着这个姿势,一动不动。似乎也已经凝固成了蜡像。那些在蓝缨口中,凉得会冻着骨头的水一点一滴地在她的手心里聚集着,那只手显然已经变成了冰雕。

听见我们叫她,她转过脸来,嫣然一笑。她眼睛里有什么东西非常强烈地转瞬即逝。我们几个人都有点惧怕这种灿烂得没有道理的微笑,然后她说:“我刚才看见了玛丽王后,真的玛丽王后。”

“神经病啊。”蓝缨骂了一句,随即大家都开始嘻嘻哈哈地开玩笑了。她毫不在意,只是有些不好意思地摇了摇头。只有我一个人觉得,她说的恐怕是真话。也就是在那个瞬间里,我才突如其来地有了一个念头:美扬怕是一个不可能活得很久的人。我自己也马上就开始嘲笑自己这种荒唐而又迷信的念头了。不过我的确是在这个时候,隐隐约约地明白了,美扬身上那种令人难忘的东西是什么。她如此年轻,可是她眉宇间却拥有一副非常沧桑甚至是萧条的神情。尤其是,当她粲然一笑的时候。

威士忌喝完的时候,我又要了一大杯啤酒。冰凉的啤酒才能唤起一点身在夏天的感觉。就在我百无聊赖地端着啤酒离开吧台的时候,听见身后一片嘈杂声中,一句非常纯粹,非常清楚的中国话:“郑韬,真的是你。好久没见!”

苏美扬端着一杯跟我一模一样的啤酒,笑盈盈地站在我的身后。

那一瞬间我觉得自己简直像个蠢货。回想起几分钟前我还在一本正经地考虑着到底用怎样的方式喝完眼前的威士忌才能适度地表达我对死者的怀念,这个美丽的死者就笑意盈盈地出现在了我的眼前。仿佛是上天敬我的一记响亮的耳光。我怎么会愚蠢到去听信几个陌生人茶余饭后的闲聊?

于是我非常尴尬地微笑着:“嗨,美扬,真的是……好久不见。”

“两年半没有见面了。”美扬精确地说,“总是想着,这个周末一定要给郑韬和蓝缨打个电话。可是每个周末快过去的时候才跟自己说,还是等着下一个周末吧。”她轻松地微笑,表情一如既往。

“谁说不是,”我点头,“我们也是一样。”

“我看呀,”美扬狠狠地喝了一大口啤酒,“咱们都是被这个没有效率的国家变懒了。总觉得日子还长得很,什么事情都不用着急。好像一天有四十八个小时。”

“没错,”我苦笑,“你最近还好吗?”

“老样子。去年年底的时候跟一个画廊签了约。时不时地给他们画几幅,这间酒吧的工作是两个月前才辞掉的。你呢?”

我细细地端详着她,她似乎是有了一些改变,牛仔裤和垂着网状流苏的黑色上衣上缀满了亮亮的珠子。唇膏也变成了闪着珠光的颜色。她曾经从来不做这种亮闪闪的打扮,但是我不得不承认,很适合她,让她身上沾了些非常适度的风尘气。我笑着说:“我已经不念书了。做导游,其实是在给我爸打工。无非是为了混口饭吃。什么都不大在乎了,就连蓝缨看我越来越不顺眼,好像也可以不怎么在乎。估计是活到另外一种境界去了。”

“你和蓝缨这么多年也不容易。”她摆出一副老朋友的样子劝我,“你看我和重金属,过去觉得根本没什么可能分手,最后还不是连两年都没有撑过去?所以说,你们俩都七年了,是特别难得的。能挽回的话还是尽量挽回的好啊。”

“你呢?”我赶紧转移了话题,“这两年,身边有男人吗?”

“男人那种东西,”她淘气地拖长了音调,“要多少都有啊——”然后我们俩一起非常开心地大笑了起来。不约而同地举起了手中的杯子,清脆地碰了一下。

“来,喝一个,美扬,”我诚恳地说,“庆祝重逢。”

“没错,庆祝久别重逢。”她专注地盯着我,眼睛里漫上来一股黑暗的水汽,那是一种令我特别感动的神情。

然后,事情就有些混乱,但其实是按照意料之中的那样有条不紊地发展着。我们不断地碰杯,不断地庆祝重逢,酒意上来的时候,人们都很容易地就肝胆相照了。我也不知道那天我们到底喝了多少,就连是什么人付的账也搞不清。再然后,我头昏脑涨地拉着同样晕乎乎的美扬走到了地铁里。再再然后,当我突然清醒的时候,已经站在美扬的公寓门口了。

“我是今年一月才搬到这儿来的。”她握着一把老式的钥匙,笑吟吟地打开了门。

我不是小学生,我当然知道下面会发生什么。既然都到这一步了,那就让它继续发生下去好了。在这一刻装模作样地道别显然更不地道。美扬走进了浴室里面,然后我听到了淋浴喷头的声音。我一个人歪在沙发上天旋地转地躺了一会儿,一阵恶心就突然间涌了上来。来不及多想什么,我也立刻冲进了浴室里,抱着马桶一阵狂吐。耳边,淋浴喷头的水声生机勃勃地回响着,似乎淋湿了我的脑膜。

吐完了,把马桶冲干净,清醒了,再打开水龙头洗脸漱口。这个时候才想起来,应该跟正在洗澡的女士道个歉。所以我抬起头,冷不防地,发现美扬不知什么时候已经把浴帘拉开了。

我细细地凝视着她的身体。我本来想说:“好漂亮的文身。”但话到嘴边的时候,发现那根本不是文身。她的腿上,脊背上,腰上,长着一层银色的闪着蓝色光泽的鳞片。是非常微妙的一种银色,灵动而寂静。再仔细看,她的脚趾缝里,已经长出了同样是银色的蹼。她一览无余地站在我的面前,忧伤地看着我,在一个本来是最普通的都市男女偷情的晚上,向我暴露了她最珍贵、最绝密的隐私。

我这才知道,她原来如此信任我。

“郑韬,”她悲戚地说,“我现在的样子是不是很难看?”

我摇头,慢慢地说:“美扬,塞纳河的水很凉吧?”

“你全都知道了?”她惊异地瞪大了眼睛。

“我是今天刚刚知道的。”我伸出双臂,紧紧地拥抱她,果不其然,她的身体冰凉。就像多年前,关押玛丽王后的监狱里的青苔。

“郑韬,你不怕我?我现在是鬼。”她安静地含着眼泪。

“我一点都不怕,美扬。只不过,我不明白你为什么要那么做。”我说。

她摇摇头:“我不知道郑韬。我只是寂寞。可是当我发现就算是死也消除不了寂寞的时候,鳞片已经慢慢地长出来了。所以我偶尔会溜出来,到我原先常去的地方逛逛。幸亏塞纳河是不结冰的,所以我怎么样也不会被封在冰层下面。不论是什么时候,只要我想,我就可以出来看看。今天遇上你,我真的很高兴。”

我慢慢地亲吻她的鳞片,我们疼痛地痴缠。那个夜晚似乎是一个时光的伤口,所有的欲望和柔情都源源不断地,像新鲜的血液那样涌出来。“天哪,郑韬。”她陶醉地叹息着,“我真是嫉妒死蓝缨了。”

我捧起她的脸,非常庄严地说:“你记得,我会经常带着团里的游客在塞纳河上坐游船,如果你看见了我,一定要想办法跟我打个招呼。明白了吗?要经常地跟我打招呼,不然我会挂念你。”

“好。”她点头,甜蜜地微笑,“这是个秘密,咱们俩的。”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