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샹화陳翔華 선생과의 대담


조관희(趙寬熙 상명대 중문과 교수) 진행
송지현(宋之賢 北京大 東方學部 博士生: 현재 안양대 교수) 진행
김효민(金曉民 北京大 中文系 博士生: 현재 고려대 교수) 정리

대담을 진행하고 있는 천샹화 선생와 송지현 교수(왼쪽), 사진 ⓒ 조관희, 2001

천샹화 : 이 책은 엄격히 말하자면 ‘삼국연의’라고 하면 안 되고 『삼국지연의』라고 해야 맞습니다. 왜냐하면 역사적 발전각도에서 볼 때 그것은 역사가의 사서로부터 발전돼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전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글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학술 연구의 발전 방향에 있어서 저는 해결해야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하나는 판본의 문제인데, 현재 연구자들이 판본들을 다 접할 수는 있지만 자료 방면에 있어서는 역시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삼국 고사 전체가 앞으로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삼국 희곡, 삼국 설창(說唱) 등 각 방면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천샹화 선생, 사진 ⓒ 조관희, 2001

송지현 : 한국의 『삼국지연의』 연구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에 대해서도 좀 말씀해 주십시오.

천샹화 : 한국의 삼국지연의 연구에 대해서는 저도 다소 접한 바가 있는데, 처음에는 주로 다른 나라를 통해 정보를 얻었습니다. 저는 1962년부터 『삼국지연의』를 연구하기 시작하여 자료 수집에 주의를 기울였는데 후에 싱가폴, 타이완 등을 통해 정보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가장 이른 것으로는 책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국의 어느 교수가 쓴 두 권의 두꺼운 책을 본 일이 있는데, 그 중 일부분이 삼국지연의 연구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책을 아주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그 책에 대해서는 제가 쓴 책인 『제갈량 형상사 연구(諸葛亮形象史硏究)』, 그리고 다른 논문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천샹화 선생, 사진 ⓒ 조관희, 2001

이후 60년대를 전후해서 많은 한국인들이 타이완에서 『삼국지연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중 정동국 선생 등의 논문 몇 편은 저도 보았습니다. 저는 한국인이 삼국지연의 연구를 계속 중시해 왔고 많은 연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젊은 학자인 정원기 선생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데 그 역시 이 분야의 연구자입니다. 제가 보기에 한국의 연구는 부단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역사적으로 볼 때 과거 한국에서는 소설에 대한 평가가 매우 낮았지만 후에 일본과 전쟁을 치르고 하면서 점차 중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과거시험 문제에서도 작품 중의 내용을 제목으로 사용한 일이 있고, 한국인이 쓴 시 중에도 삼국 고사를 언급한 것이 있습니다. 청대(조선시대)에는 한양에 제갈량의 사원도 있었지요. 이런 내용들에 대해서는 저의 『제갈량형상사연구』의 한 파트인 삼국 고사의 해외 영향 부분에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엮은이 주: 이 글은 원래 『중국소설연구회보』 제36집(1998년 11월)에 실린 것을 엮은이가 수정 보완했다.]

[참고] 천샹화(陳翔華, 1934~ ) 선생 소전(小傳)

희곡․소설사가. (필명으로는 岑樺․田疆․常方․陳東․岑東․羊羽 등이 있고) 저장성(浙江省) 핑양현(平陽縣) (金鄕鎭 :지금의 蒼南縣)에서 태어났다. 1957년에 항저우(杭州)대학 중문과(中文系)에 입학하여 1961년에 졸업하고 중국과학원 저장(浙江)분원 어언문학연구실 고전문학 연구생으로 입학하였다. 1964년에 졸업논문 「제갈량예술전형적형성(諸葛亮藝術典型的形成)」(지도교수: 胡士瑩)을 완성하고 졸업후에는 『인민일보』편집부로 부임하여 편집 · 기자 · 문예평론조 조장 · 사작조(寫作組) 성원 등 직을 역임하였다.

1980년 5월에는 베이징도서관으로 부임하여 『문헌(文獻)』잡지의 창간에 참여하고 편집위원 · 편집부주임 · 주편 등 직을 역임하였으며 이후 한차례 서목문헌출판사(書目文獻出版社)의 총편집을 겸임하였다. 1992년에는 전국도서관 문헌축미복제중심(文獻縮微複制中心)으로 부임하였는데 지금은 전국도서관문헌축미복제중심(全國圖書館文獻縮微複制中心) 편심, 중국공공도서관(中國公共圖書館) 고적문헌편집출판위원회(古籍文獻編輯出版委員會) 상무부주임위원, 강소성사회과학원(江蘇省社會科學院) 명청소설연구중심(明淸小說硏究中心) 특약연구원, 중국속문학학회 부회장, 중국고전소설명저연구소(中國古典小說名著硏究所) 학술위원 및 겸직연구원, 미국ABI인물전기연구원 연구고문위원회 영예고문, 『기몽명현총서(沂蒙名賢叢書)』 학술고문, 천하명인관(天下名人館) 고문, 중국삼국연의학회 이사, 『중국운문학간(中國韻文學刊)』·『중국화본대계(中國話本大系)』 편집위원 등 직을 겸임하고 있다.

주요 저작으로는 『시경주남전석(詩經周南箋釋)』(稿本), 『제갈량예술전형적형성(諸葛亮藝術典型的形成)』(油印本), 『팔동천(八洞天)』(공동 校點, 書目文獻出版社, 1985; 江蘇古籍出版社, 1993), 『필련각소설십종(筆煉閣小說十種)』(공편, 浙江文藝出版社, 1985), 『제갈량형상사연구(諸葛亮形象史硏究)』(浙江古籍出版社, 1990), 『삼국지연의고판총간(三國志演義古版叢刊)』(주편, 中華全國圖書館文獻縮微複制中心出版, 1995)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小說史上又一部講史平話『三分事略』」, 「論諸葛亮典型及其複雜性」(『文藝論叢』 1981년 제12집), 「諸葛亮形象演變史論綱」(『古典文學論叢』 1986년 제5집), 「魏晋南北朝時期的諸葛亮故事傳說」, 「明淸以來的三國說唱文學-兼說它與歷史小說『三國志演義』的關係」(『三國演義論文集』 中州古籍出版社, 1985), 「徐述夔及其『一柱樓詩』獄考略」(『文獻』 1985년 제2기), 「三國故事劇考略」(『三國演義叢考』 北京大學 國學硏究叢刊, 1995), 「毛宗崗的生平與『三國志演義』毛評本的金聖嘆序問題」(『文獻』 1989년 제3기), 「明淸三國戱考略」, 「略論余象斗與其批評三國志傳」(『明淸小說硏究』 1995년 제3기), 「羅貫中原著書名非“三國演義”」(『文史知識』 1995년 제5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