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거顔歌 비극의 극장悲劇劇場 1

옌거, <비극의 극장>-1

“비극을 상연하는 극장은 결국 비극으로 끝난다.”

이것은 소설가가 내게 해준 말이다. 그때 우리 둘은 모두 어렸고 나는 아직 완푸가萬福街에 살고 있었다. 사이좋은 다른 친척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집과 그녀의 집은 겨우 반 블록 거리였다. 류싸오반점六嫂飯店과 쓰레기수거센터를 건너면 바로 완푸가 7번지였고 그곳이 소설가와 고모, 고모부가 함께 살던 곳이었다.

소설가는 어려서부터 개구쟁이였다. 매일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가지 않고 나와 함께 우리 집에 처박혀 아버지가 내게 사준 책을 읽었다. 내 방은 길 쪽으로 창이 나 있었는데 소설가는 창턱에 앉아 오래되어 녹슨 화분대를 밟고서 책을 보며 먼 곳을 바라보기를 좋아했다. 나는 그녀가 행인들을 감상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행인들이 자기를 감상하게 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오랫동안 궁금해 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일을 마치고 온 어머니가 건물 밑에서 그녀를 보고 빽 소리를 질렀다.

“룽룽蓉蓉, 어서 내려와! 내려오라고!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래?”

그럴 때마다 소설가는 좋은 시간이 다 갔다는 것을 알고 원숭이처럼 쪼르르 창턱에서 기어 내려와 나와 책상 앞에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 가방에서 공책을 꺼내 열심히 숙제하는 시늉을 했다.

어머니는 일층에서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며 올라왔다. 그녀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다가 마침내 그녀가 집에 들어서서 가방을 내려놓고 가장 빠른 속도로 온 집안의 문과 창을 열어젖혔다. 그러면 겨우 일 초 만에 나와 소설가의 은밀한 작은 세계는 활짝 밖으로 드러났고 완푸가의 모든 소리가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어머니는 그런 것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야채를 씻으러 부엌으로 갔다. 하지만 그 쏟아져 들어오는 소리들은 내 귀를 윙윙 울렸다. 가장 큰 소리는 류싸오반점의 호객 소리였다. 눈치 빠른 종업원 샤오류小劉가 문가에 서서 “어서 오십시오!”라고 외치며 그 식당의 주요 메뉴를 줄줄이 읊어댔다. ‘바이궈사오지’(白果燒鷄. 은행을 넣어 맑게 끓이는 일종의 닭곰탕)부터 시작해 ‘궁바오러우딩’(宮保肉丁. 살코기를 네모난 모양으로 잘게 썰어 기름, 땅콩, 식초, 소금 등과 함께 볶는 요리)에서 끝나면 당장 사람들의 입에 침이 고였다. 하지만 대단히 불행하게도 조금만 있으면 쓰레기차가 와서 여러 날 묵은 쓰레기를 쓰레기센터 안에 와르르 쏟아놓곤 했다. 그곳에 쌓인 쓰레기는 나중에 더 큰 쓰레기차가 와서 더 먼 곳의 쓰레기처리장으로 몽땅 싣고 갔다. 어쨌든 그 쓰레기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면 맛있는 요리에 관한 상상은 바로 끝이 났다.

그 밖의 다른 소리도 매일 들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서로 친절하게 안부를 묻는 소리와 나지막이 인사를 주고받는 소리를 들어보면 익숙한 이름들 사이에서 비밀과 비밀이 서로 교환되었다. 그런 일상적인 소리는 성가시기는 했지만 거리에서 자란 우리 같은 아이들에게는 이미 익숙해서 조금만 교과서에 정신을 집중하면 말끔히 사라지곤 했다.

하지만 소설가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창밖 완푸가의 자질구레한 일들이 더 그녀의 주의를 끄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녀는 연습장에 수학 문제의 답을 쓰고 있었지만 도통 진전이 없었다. 다른 소리들이 그녀의 귀를 꽉 채웠고 사소한 일들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들이 항상 객관적인 수학공식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그녀는 잠시 듣고 있다가 갑자기 내게 물었다.

“언니, 저 소리 들려?”

그녀는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보며 내 답을 기대했다.

그래서 나는 정신을 집중하고 그 소리의 밀림 속에서 그녀가 말하는 소리를 찾으려 했다.

“저 소리 말이야.”

소설가가 은밀하게 또 말했다.

“안 들려.”

나는 그녀에게 내 답을 말해주었다.

“이상하네. 나는 똑똑히 들리는데.”

우리는 서로 마주본 채 자기 의견을 고집했다. 소설가의 눈빛이 흐릿해지려 했다.

뜻밖에도 그녀는 멀리서 음악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무슨 연습곡 같다는데 완푸가의 잡다한 소음과는 전혀 안 어울렸다. 나는 소설가가 그런 소리를 들었다는 게 무척 놀라웠다. 하지만 역시 안 들린다고 완강히 주장했다. 그 자리에 있던 겨우 두 명 중 한 사람인 내가 안 들린다고 하면 소설가도 결국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그녀는 내가 바라던 대로 그랬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도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처음 부인한 것 때문에 그 소리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말았다.

—— 그 소리는 너무나 가늘었고 이웃들이 소리 높여 아이를 욕하는 아우성 뒤로 끊어질 듯 말 듯 가냘프게 들려왔다. 그렇게 한동안 들리다가 저녁때가 되기 전에 뚝 그쳤다.

그때 나와 소설가는 이미 다른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더 근사한 화제들, 지긋지긋한 현실보다는 미래에 관한 것들에 정신이 팔렸다. 우리는 훗날 각자의 직업과 모습과 집과 배우자, 심지어 자식들에 관해 상상했다. 소설가의 바람은 소설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기가 진짜 책을 출판하고 표지는 예쁜 남색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빨개진 얼굴로 내게 방금 쓰기 시작한 첫 번째 소설을 보여주었다.

그 소설의 이름은 《소리 악단》이었다.

“우리가 아직 어렸을 때 융안시永安城 사람들은 모두 괴수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것이 그 소설의 첫 문장이었는데 꽤 그럴 듯했고 성숙해보이려는 티가 났다.

그 소설은 파란색 볼펜으로 표지가 녹색인 수첩에 적혀 있었다. 도시 북쪽의 쓰레기처리장에서 매일 울부짖는 거대한 괴수에 관한 이야기였다. 글씨체가 반듯했고 틀린 데마다 수정 용지가 꼼꼼히 붙어 있었다. 소설가가 꼼짝 않고 지켜보고 있는 상태에서 몹시 정신을 집중했는데도 나는 그녀의 그 처녀작을 다 못 읽을 것 같았다. 소설가의 작품이 너무 졸렬해서가 아니었다. 열네 살 소녀의 작품치고는 문장이 술술 막힘이 없었다. 단지 그녀가 너무 적나라하게 모든 일을 소설 안에 다 적어 넣었기 때문에 그랬다. 괴수의 울음소리는 두 거리 밖에 있는 어떤 종과 관련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거리의 모든 것이 그 안에 낱낱이 들어가 있었다. 고모와 고모부와 이웃들의 시시비비와, 그녀가 매일 집중해 듣고 전전긍긍해 마지않는, 황당하고 쓸모없는 일들이 깡그리 담겨 있었다. 그녀는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내게 그 소리를 듣지 않았는지 물었을 때처럼 크게 눈을 뜨고 내 표정을 살피면서 자기가 납득할 만한 답을 기대하고 있었다.

《소리 악단》은 수첩의 앞쪽 열한 페이지를 채웠고 아직 미완성이었다. 소설가가 내게 물었다.

“느낌이 어때?“

“잘 썼네.“

나는 수첩을 덮고 그녀에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답을 주었고 그녀가 결국에는 또 내게 설득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내 칭찬에 대해 그녀는 조금 쑥스러워하면서 말했다.

“이제 조금 썼을 뿐인데 뭐. 이 이야기는 아주 오랜 뒤에 완성될 거야.“

“그러면 파이팅 해야겠네.“

나는 수첩을 책상 위에 놓았다. 그것에 손을 데인 느낌이었다.

“응!“

소설가는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것을 집어 가슴에 안았다.

“하지만 뒤에 뭘 쓸지는 다 생각해놓았어. 마지막 문장도 진짜 좋아. 전에 갑자기 생각이 나더라고. 나는 이렇게 쓸 거야. ‘비극을 상연하는 극장은 결국 비극으로 끝난다.’라고. 어때? 멋지지 않아?”

소설가는 책상 반대편에서 다시 그 말을 강조해 말했다.

“비극을 상연하는 극장은 결국 비극으로 끝난다.“

확실히 그녀의 회심의 한 문장이었다. 그녀는 아래턱을 책상 위에 댄 채 눈을 위로 들어 나를 보며 그 말을 했다. 내가 잊어먹을까 봐 두려운 듯했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오래된 일이고 뒤이어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다. 여름방학이 끝난 뒤, 어머니의 결정으로 우리 집은 완푸가를 떠났으며 나와 소설가도 점차 멀어졌다. 모든 사건과 세부사항과 심지어 그녀의 용모까지 완푸가의 잡다한 소음에 묻히고 말았다. 그 은은한 연습곡이 그랬던 것처럼.

열흘 전까지는 쭉 그랬다.

颜歌 悲剧剧场 1

“上演着悲剧的剧场,最终以悲剧收场。”   

这句话是小说家告诉我的,那时候我们都还小,我也还住在万福街上。和其他关系亲密的亲戚们一样,从我家到她家只需要走小半条街。路过了六嫂饭店和垃圾站,就是万福街七号院,那是小说家和姑妈姑爹曾经一起生活的地方。 
  小说家从小就是个野孩子。每天放学以后她都不回家,而是和我一起窝在我家看父亲买给我的书。我的房间朝街,小说家很喜欢坐到窗台上,双脚踩着久远年代锈迹斑斑的花架,一边看书,一边看到很远的地方去――很久以来我都不清楚小说家这么做是为了欣赏街上的人还是为了让街上的人欣赏她,总而言之,最后,下班回来的母亲在楼下看见她,就尖叫起来,说:“蓉蓉,快下来!快下来!摔下来怎么办?” 
  每到这个时候,小说家就知道我们的好日子过去了,她几下就从窗台上猴子一样爬下来,和我并肩在写字台前坐好,从书包里抽出作业本,做出卖力写作业的样子。 
  母亲从一楼和街坊打着招呼上来了,她的脚步越来越近,她终于进来了,一边放下包,一边用最快的速度打开屋里全部能够打开的门窗――只有一秒钟,我和小说家私密的小世界被开膛破肚,袒露在外,它成为了一个巨大的收音机,把万福街上的所有声音都收入了进来―― 
  ――母亲对此并不在意,她早已愉快地哼着歌去厨房洗菜了,但是这些涌入的声音却几乎让我耳鸣起来――最响亮的是六嫂饭店的拉客声,那个灵巧的服务员小刘会站在门口,一边喊着“欢迎光临”,一边行云流水般把饭店里的招牌菜名一个个报过去,从“白果烧鸡”开始,到“宫保肉丁”结束,听得人口水直流。但非常不幸的是,过了一会,收垃圾的车就会来到,哗啦一下把好几天的废弃物都落到垃圾站中,以便等待更大的垃圾车来到,把这些统统运往更远一些的垃圾处理厂――随着这倾倒垃圾声的发生,和美味有关的幻想也就此终结。 
  除此之外,还有一些声音是每天都必须被听到的:街上的人互相热情的问好,低声的寒暄,秘密和秘密在熟悉的名字间被相互交换。这样的日常声音虽然繁琐,但在我们街上长大的孩子都已经习惯,只需专心埋头到手上的课本里,所有的声音就会消失。 
  但小说家并不是这样,我怀疑窗外万福街的家长里短夺取了她更多的注意,她在草稿纸上算一道应用题的答案,却始终都没有任何进展。别的声音充满了她的耳朵,琐碎的事情和不可言说的事情总是比不偏不倚的数学公式更有吸引力,她听了一会,忽然对我说:“姐,你听到那个声音没有?” 
  她看着我,睁着一双闪亮的眼睛,期待我给她一个答案。 
  于是我凝神静气,试图在声音的密林中寻找到她所说的那一种声音,“那个声音”,小说家鬼使神差地说。 
  “没有。”我告诉她我的答案。 
  “奇怪啊,”小说家说,“我明明听到了。” 
  我们面面相觑,各执一词,小说家的眼神终将要转而暗淡了。 
  她没有想到的是,从遥远的地方,的确传来了音乐声,应该是某一种练习曲,在万福街庞杂的噪音之下显得那样不合时宜,我惊讶小说家居然这样也能听到它――但是我坚称自己没有听到,我清楚,作为仅有的两名在场者之一,只要我说没有听到,小说家就最终会怀疑自己的判断,她不得不认为这一切都是她听错了――她的确像我希望的那样做了,但没有被我料到的是,随着时间的流逝,最终,我自己也因为当时的否认而淡忘了那声音的存在。 
  ――那声音是那样微弱,在街坊们扯着嗓门骂孩子的喧哗后奄奄一息,但是它坚持地响了一会,在晚饭之前停止了。 
  这时,我和小说家已经开始聊别的事情,有一些更为美好的话题总能转移她的注意力――出于现实的面目可憎,对话多半关乎未来。我们设想着自己以后的职业、样子、住房、配偶,甚至子女,小说家的愿望就是成为一名小说家,她说她希望自己能够出版一本真正的书,把封面做成漂亮的宝蓝色,为了证明自己是可以达成这个愿望的,她满脸通红地给我看了她刚刚开头的第一篇小说。 
  小说的名字是《声音乐团》。 
  “当我们都还小的时候,整个永安城的人都能听见兽的鸣叫。”这是小说开场的第一句,似模似样且老气横秋。 
  小说用蓝色的钢笔写在一个绿封皮的笔记本上,写了一头在城市北面垃圾处理厂中每日鸣叫的巨兽,字迹工整,写错的地方都用修正纸小心地贴上了――我在小说家目不转睛的注视下专心致志地看了她的处女作,却觉得不忍卒读,这倒并不是因为小说家的作品多么的拙劣――作为一个十四岁的少女,她的文笔可谓流畅――而是因为她是那样赤裸裸地把所有的事都写到了小说中。巨兽的鸣叫显然和两条街外那口钟有关,而我们生活的这条街更是被悉数列入其中,姑妈、姑爹、街坊们的是是非非,她每天专注听来的那些八卦余料所拼凑出来的那些让她胆战心惊的事实――她看着我,就像问我有没有听到那个声音那样,睁大眼睛观察我的表情,期待我给她一个可以信服的答案。 
  《声音乐团》占据了笔记本的前十一页,还并未完成,小说家问我:“姐姐,你觉得怎么样?” 
  “写得很好。”我合上笔记本,对她露出一个笑容。 
  我给了她一个答案,希望她最终会再次被我说服。而面对我的表扬,小说家却有些不好意思,她说:“我才写了一点点呢,这故事肯定要很久才能写完。” 
  “那你要加油啊。”我把本子放在我们的写字台上,感觉它像是烫着了我的手。 
  “嗯!”小说家却像珍宝似的把它捡了起来,放在胸口前,“不过后面我都已经想好了,最后一句话特别好,那天我忽然想到的,我要这么写,最后一句:‘上演着悲剧的剧场,最终以悲剧收场。’怎么样,这句话是不是很棒?”“上演着悲剧的剧场,最终以悲剧收场。”小说家在写字台对面又对我强调了一次这句话,显然是她的得意之笔,她把下巴放在桌子上,抬起眼睛看着我说,怕我忘记了。 
  但是,从那时候过去,事情已经发生了太久,而陆续发生的事情又太多――暑假过完后,在母亲的决定下,我们全家搬离了万福街,而我和小说家也日渐疏远,所有的事件、细节,甚至她的容貌,都被万福街上繁多庞杂的噪音掩盖,就像它们掩盖过那悠扬的练习曲。 
  直到十天以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