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호는 태토의 색이 붉은 자사朱紫砂이며, 이러한 조형을 속칭 한방호라고 한다. 차호의 몸체는 평평한 사각형으로, 물대는 4분의 3 정도가 차호 몸통에 평행으로 붙어 있다. 손잡이는 둥근 사각의 모양이고, 뚜껑 꼭지는 아치 형태이다. 차호의 뚜껑은 밀착되어 빈틈없이 맞물리고, 네 모서리는 여의 형태의 구름 무늬如意雲紋으로 장식되어 있어, 그 기세가 압도적이고 웅장하고 엄숙하다. 이는 청대의 전형적인 유행 양식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찬사를 받았다. 바닥에는 “화봉상 만들다華鳳翔製”라는 인장이 찍혀 있다. 몸체에는 연한 녹색의 얼음무늬 紛綠氷紋를 주된 색채로 하고, 간간이 공 모양의 꽃무늬皮球花紋를 그렸다. 여의 형태의 구름무늬 안에는 매화 문양이 채워져 있으며, 어깨에는 여의 모양의 당초문如意唐草紋이 장식되어 있다. 엷은 남색 유약으로 분할선을 그려 차호 목부분의 기세를 강조했다. 청대 자사 채색은 건륭 연간 번성했던 시기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차호 전체에 채색 장식이 가득하여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화봉상華鳳翔은 청나라 강희, 옹정 연간의 이싱 사람이다. 고대 기물을 모방하는 데 능하며, 정교하고 우아하면서도 고졸하고 질박한 맛을 잃지 않았다. 또한 자사로 만든 노균爐鈞에 능했다. 그의 인장은 ‘화봉상 만들다華鳳翔製’이라고 새긴 것과 ‘형계 화봉상 만들다荆溪華鳳翔製’ 등이 있으며, 한방호를 잘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