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진명원陳鳴遠 송단호松段壺

이 차호는 자사 단니團泥를 엄선하여 사용하였으며, 오래된 소나무 껍질의 색과 질감을 띠고 있다. 소나무 한 토막으로 몸통을 만들었고, 구성이 매우 꼼꼼하며 비율이 합리적이고 조화로워 예스럽고 소박하다. 나무껍질은 얼룩지고 오래되었으나 굳세어 보이고, 가지는 위로 구불구불 뻗어있다. 뽀족한 솔잎은 형태와 그 정신을 잘 담아내고 있다.

물대와 손잡이는 모두 오래된 소나무 가지를 본떠 만들었는데 질박하고 고아하며 미끈하고 생동감이 넘쳐 실제 소나무 같다. 차호의 뚜껑은 몸통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인데 몸통과 뚜껑 사이 조금의 틈도 없고, 뚜껑은 불규칙한 형태로 나이테와 같은 느낌을 보여준다. 뚜껑 손잡이는 갈라진 가지와 솔잎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차호의 몸통과 서로 짝을 이뤄 예술적 흥취가 넘치는데, 직아도 크게 보여 자못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다. .

차호 바닥에는 명원鳴遠 두 글자가 해서체로 새겨져 있고, 그 아래에 전서체로 진명원陳鳴遠 세 글자로 된 네모난 도장이 찍혀 있다.

이 차호는 자연을 모티브로 하는 자사호花貨 가운데 뛰어난 작품으로, 형상이 사실적이고 균형 잡혀 있을 뿐만 아니라 생동감과 활력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