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일언一字一言25-성省

살피다, 깨닫다, 관청, 궁궐, 덜어내다 등의 뜻으로 쓰이는 省은 갑골문에서부터 보이는 글자이다. 商나라 시대의 초기 글자를 보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글자의 윗부분에는 나무나 풀의 모양이 있고, 아래에는 사람의 눈 모양이 그려져 있다. 秦나라 시대에 와서는 目과 生이 결합한 모습으로 변했고, 漢나라 시대를 지나면서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되었다. 그러므로 이 글자에 대해서는 生과 目의 의미를 중심으로 살펴야만 그 본뜻을 이해하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生은 태어나다, 살다, 날 것 등의 뜻으로 쓰이는 이 글자는 식물의 움이 돋아 싹이 나서 땅 위로 나온 모습을 본떠서 만든 象形字이다. 맨 아래의 一은 평평한 모습을 한 땅을 나타내고, 위의 것은 작은 풀이 흙 위로 나와서 자라는 모습을 나타낸다. 즉, 작은 풀이나 나무가 흙으로부터 나와 그 모습을 갖추는 것으로 생명이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漢나라 말기에 나타난 楷書는 隋唐시대를 지나면서 정착되어 生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그 뜻에는 변함이 없다. 본 뜻은 풀과 나무 같은 것이 나와서 커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說文解字에서는 풀과 나무 등이 흙 위로 올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進)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글자의 아래는 땅이고, 위는 나오는 것을 나타내게 되었고, 출생, 생장, 생명 등의 뜻으로 확대되었다.

目은 사람의 눈 모양을 본떠서 만든 것으로 갑골문에서부터 등장하는 글자이다.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는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되었는데, 글자의 바깥 모양은 눈의 가장자리인 눈자위를 본떠서 그린 것이고, 네모 안에 있는 것은 눈동자를 그린 것이다. 둥근 모양의 눈동자 형상이 一 두 개의 모습으로 되기까지는 많은 변화를 거쳐 이렇게 되었다고 보면 된다.

省은 目과 生이 아래위로 결합하여 만들어진 것(眚)으로 원래의 뜻은 식물이 잘 자라는지는 눈으로 잘 살펴본다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生은 소리 부분을 담당하고, 目은 뜻을 나타내고 있으니 이 글자는 形聲字가 된다. 초목이 처음 태어날 때는 토양의 온도와 습도, 뿌리와 잎의 생장과 시듦 등을 잘 살펴보아야 제대로 크는지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省이라고 할 수 있다. 식물이 제대로 크지 못하면 가을의 수확과 직결되기 때문에 경작자는 말할 것도 없고, 왕도 묘목밭은 살펴야 했다. 生이 少의 모양으로 바뀐 시기는 대략 漢나라 시대로 보이는데, 隸書에서 楷書로 변화될 때 고문의 少와 小篆의 目이 합쳐지면서 眚에서 省으로 변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省의 본뜻은 눈으로 외부의 것을 시찰하고, 관찰한다는 것이었는데,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가 백성의 안위와 농사의 성공 여부 등을 살피는 것까지 의미하게 되면서 궁궐, 관청 등의 뜻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점차 자기 자신의 상황을 살펴본다는 것으로 확대되면서 반성, 성찰의 뜻도 가지게 되었다. 지금에 와서는 자기 자신을 살펴서 잘못한 것이 없는지를 알고자 하는 것이 주요 뜻으로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